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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내는 끼어 죽으라고?" 8호선 감축운영에 뿔난 구리·남양주 주민들

    입력 : 2025.12.21 06:00

    [땅집고] “혼잡도 해소의 열쇠는 열차 증편인데, 왜 경기도 열차부터 줄이나요?”

    서울교통공사가 내년 1월 2일부터 출근 시간대 8호선 열차 3개 편성의 출발역을 기존 별내역에서 암사역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서울시는 서울 구간 혼잡도 해소를 추진 이유로 밝혔지만, 남양주·구리 지역 시민사회와 정치권은 “서울 중심의 근시안적 행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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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집고]최근 출근 시간대 지하철 8호선 열차 3개 편성의 기점이 별내역에서 암사역으로 변경돼 논란이다. 사진은 지하철 8호선 별내역 종점. /강시온 기자

    이번 조정은 8호선 연장 운행에 투입됐던 임시 열차 2편성 가운데 1편성이 안전 문제로 운행 불가 판정을 받으면서 추진됐다. 이에 따라 지난달 4일부터 이미 열차 1편성이 줄어들었고, 배차 간격이 최소 30초에서 최대 2분 30초가량 늘어나 8호선의 혼잡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구리역에서 잠실역으로 매일 출퇴근하는 정모 씨(28)는 “지금도 사람이 미어터지는데 별내역에서 잠실로 가는 편을 더 줄이면 경기도민의 출퇴근길 혼잡도는 어떻게 하냐”며, “특히 구리역에서 타려면 이미 지하철 포화상태라 못타고 그냥 보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 서울시의 일방적인 통보에…‘울분’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발표한 변경 대상은 정규 편성 열차 3편으로, 오전 5~6시 사이 출발 열차 1편성과 오전 8~9시 사이 출발 열차 2편성이다. 다만 출근 혼잡이 가장 심한 오전 7~8시 별내역 출발 열차는 기존대로 유지한다. 서울교통공사는 “8호선 전체 26개 편성 중 1대가 운행 불가 판정을 받으면서 불가피하게 출근 시간대 열차 운행 계획을 조정하게 됐다”며 “서울 구간 혼잡도가 160%에 달해 암사발 열차 증편 요구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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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남양주시와 구리시 입장에서는 이번 정책이 사실상 서울시의 ‘일방적인 통보’로 받아들여진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별내선 편성 변경 승인 건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는데, 해당 절차가 ‘심의’가 아닌 ‘신고’ 사항이어서 문서 접수만으로도 즉각 시행이 가능한 구조다. 김용민 국회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결과, 국토부의 철도안전관리체계 관련 절차 역시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경기 지자체들은 뒤늦게 계획 변경 사실을 통보받은 셈이 됐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다산신도시총연합회는 15일 성명을 내고 “서울 구간 혼잡 완화를 이유로 경기도민의 교통 편의를 일방적으로 희생시키는 갈라치기 행정”이라며 편성 변경 철회를 촉구했다. 정지수 총연합회 회장은 “8호선은 서울과 경기를 관통하는 하나의 노선인데, 혼잡도 해소를 이유로 경기 구간만 희생시키는 방식은 근본 대책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기존 별내발 열차 일부를 암사역 출발로 전환하는 방안 역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 구리·남양주시 정치권도 반발…“운영비는 우리가 부담”

    [땅집고] 구리시의회 신동화의장이 16일, 8호선 구리역 개찰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신동화 의장 유튜브채널 갈무리

    구리시·남양주시 정치권도 대응에 나섰다. 신동화 구리시의회 의장은 15일 제120차 경기도 북부 시군 의장협의회에서 “별내선(8호선) 구리-남양주 구간 감량 운영계획 철회 촉구 건의문”을 대표 발의해 만장일치로 채택됐다고 밝혔다. 신 의장은 “별내선은 수도권 광역교통 개선대책의 일환으로 경기도와 구리, 남양주시가 건설과 운영 비용을 분담해 개통한 광역철도”라며,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운행 계획을 변경하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최현덕 전 남양주시 부시장은 지난 16일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본사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섰다. ‘(운행이) 지금도 부족하다’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수도권 전철 8호선 별내선 운행 감축 계획의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최 전 부시장은 “8호선 별내선은 서울시만의 소유가 아니다”라며, “건설과정에서 이미 경기도와 남양주시가 분담금을 지불했고 별내역과 다산역 등 역사 운영비용도 남양주시가 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시민의 편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별내역 출발 정규편성 열차 3대를 암사역발로 단축 변경하는 건 경기도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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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8호선 연장 이후 남양주시와 구리시는 각각 연간 약 150억원, 200억원 규모의 운영비를 부담하고 있다. 세 기관이 체결한 ‘별내선 복선전철 관리·운영사업 위·수탁 협약’에는 출근 혼잡 시간대 4분 30초, 비혼잡 시간대 8분 간격 운행이 원칙으로 명시돼 있다. 다만 ‘열차 운영 계획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이 포함돼 있어, 향후 해석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지하철 8호선은 지난해 8월 암사역에서 별내역까지 12.9㎞ 구간이 연장되며 암사역사공원·장자호수공원·구리·동구릉·다산·별내 등 6개 역이 새로 개통됐다. /ks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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