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2.20 06:00
[땅집고] “왜 고일초만 서울 초과밀 초등학교일까요? 주민들이 고현초를 ‘고덕아르테온’ 전용 초등학교로 배정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고덕주공4·5·6·7단지는 모두 고일초로 가죠. 이건 지역 이기주의입니다.”
“고덕아르테온이 가까운 상일중·강명중을 두고 멀리 고덕중으로 배정받아서 고덕중만 과밀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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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상일동 4066가구 ‘고덕아르테온’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고덕아르테온이 단지 내 외부인 통행을 제한하겠다고 밝힌 뒤 일대에서는 이 단지의 ‘학교 독점 현상’을 지적하는 의견이 제기됐다. 공공보행로에서 촉발한 단지 간 갈등이 학교 배정까지 튀면서 논란이 더욱 확산하는 모양새다.
◇1900·1350·550명, 상일1동 초교 학생 수 ‘확’ 벌어진 이유
최근 상일동 일대에서는 초등학교 배정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상일1동 소재 3개 공립초 학생 수가 배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일대 초교 학생 수는 크게 3배 가까이 차이 난다.
서울시교육청(2024년 11월 기준)에 따르면 고일초는 총 학생 수 1900명으로, 강남구 대도초(2038명)에 이어 서울에서 2번째로 학생이 많다. 대부분 학년의 학급 당 학생 수가 과밀 기준(학급 당 28명)을 넘어선다. 11개 반이 있는 3학년은 학급 당 학생 수가 30.5명으로 가장 많다.
고덕센트럴아이파크 (1745가구), 고덕자이(1824가구),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1859가구), 고덕숲아이파크 등 6000여 가구 배정 학교다. 자녀를 둔 젊은 층이 많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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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고현초 학생 수는 1352명이다. 4학년(학급 당 학생 수 29.4명)을 제외한 전 학년의 학급 당 학생 수가 과밀 기준을 밑돈다. 고덕아르테온과 고덕숲아이파크 101~103동이 배정받아 고현초 대비 통학 구역이 적다.
강명초의 경우 총 학생 수가 558명으로 더욱 적다. 고일초 학생 수의 25% 수준이다. 학급 당 학생 수와 학급 수 모두 2개 초교 대비 여유롭다. 고덕리엔파크3, 4단지 배정 학교다.
◇ ”옆 단지 학생 오지 마”…지역이기주의가 낳은 통학권 문제
현장에서는 특정 단지의 민원이 학생 수 불균형 사태를 초래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고덕주공 재건축 당시 3단지(고덕아르테온) 주민들이 기부채납으로 조성한 학교(고현초)에 대해 통학 독점권을 주장했고, 교육청이 이를 받아들여 불거진 사태라는 것이다.
실제로 당시 3단지 주민들은 서울강동송파교육지원청을 상대로 “학교 부지가 협소해 7층으로 짓는 만큼, 타 주민을 받지 말아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지원청은 이를 수용하면서2년 후인 2021년 통학권 재협의를 내걸었다. 그러나 6년 전 통학 구역은 현재도 유지되고 있다.
당시 주민들 사이에서는 타 단지 아이들의 통학권을 보장할 필요가 없다는 기류도 형성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고덕아르테온’ 입주자 카페에 올라온 ‘고덕숲(아이파크에서) 고이초 배정될 시 고덕숲 학부모가 각오해야 할 점’이라는 글이다. 작성자 A씨는 “우리 자녀가 고덕숲 쪽 횡단보도를 이용할 일이 없으므로, 등하교 도우미를 할 이유가 없다”며 “애초에 고일초 놔두고 남의 단지 학교를 왜 기를 쓰고 다니게 하려는 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 중학교는 과밀 보낼래…’지역이기주의 돌아봐야’
최근에는 초등학교를 넘어 중학교 배정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고덕아르테온’이 관내 상일동 중학교를 두고, 고덕동 소재 고덕중을 배정받아 ‘고덕그라시움’ 등 일대 아파트 주민들이 피해를 겪는다는 것. 현재 고덕중 학생 수는 1483명으로, 강명중(721명), 상일중(540명)보다 배로 많다. 강명중은 ‘고덕아르테온’ 단지 남측에서 270m(직선거리)에 있다. 도보로 8분이면 도착한다. 고덕중은 ‘고덕아르테온’ 단지 북측에서 출발하더라도 이보다 2배가량 멀다.
상일동 한 주민은 “고덕아르테온이 근거리 학교를 두고, 고덕중을 배정받아 자전거 폭주족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며 “단지 내 초등학교 과밀 싫다고 인근 아파트 학생 못 오게 해놓고, 옆 동네 중학교를 과밀로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 일대 과밀 학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태를 ‘님비(NIMBY)’현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국내 최대 부동산 커뮤니티 ‘부동산스터디’에 올라온 ‘어쩌다가 고일초만 서울 최강의 초과밀 초등학교가 되었을까?’라는 제목의 글이다.
닉네임 ‘숲사랑책사랑’을 쓰는 작성자 A씨는 “다른 단지도 관공서나 주민센터 부지를 기부채납했는데, ‘고덕아르테온’만 초등학교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특혜를 받아야 하느냐”라며 “우리 단지 아이들이 가는 학교는 쾌적해야 하고, 타 단지는 넘어오면 안 된다는 님비 현상이 만연하다”는 글을 남겼다. 해당 글은 게재 이틀 만에 조회수 3만6000회를 기록했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