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2.18 17:33
[땅집고] 서울 송파구 일대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잠실주공5단지 조합이 최근 임시총회에서 설계안을 공개해 화제다. 설계안에는 총 6411가구 중 2700가구 이상 주택에 최소 3.8평 규모 테라스를 배치하는 특화 설계를 선보이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붕이 있는 발코니와 달리, 테라스는 지붕이 없이 개방된 공간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같은 설계안을 확인한 조합원 사이에선 테라스 설계를 삭제해달라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테라스보다는 주택 내부 침실 공간을 더 확보하는 것이 효율성 측면에서 낫다는 것. 무엇보다 테라스 설계를 적용하는 경우 일반 주택을 시공할 때보다 공사비가 올라 추가분담금 폭탄을 맞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지는 상황이다.
☞시니어 주거시설 시장 진입 위한 ‘올인원 실무 과정’ 신청하기 >>
그런데 이 같은 설계안을 확인한 조합원 사이에선 테라스 설계를 삭제해달라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테라스보다는 주택 내부 침실 공간을 더 확보하는 것이 효율성 측면에서 낫다는 것. 무엇보다 테라스 설계를 적용하는 경우 일반 주택을 시공할 때보다 공사비가 올라 추가분담금 폭탄을 맞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지는 상황이다.
☞시니어 주거시설 시장 진입 위한 ‘올인원 실무 과정’ 신청하기 >>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이달 13일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사업시행계획안 승인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날 3634명의 조합원이 의결에 참여한 가운데 찬성 3252표, 반대 220표, 무효·기권 162표로 가결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조합은 국내 설계사무소인 토문건축에 맡긴 설계안을 공개했다. 독특한점은 토문건축이 전체 6411가구 중 전용 94㎡ 이상 주택 2703가구에 대해 높이 6m, 약 3.8평 규모 테라스를 적용했다는 것. 전체 가구수의 40% 이상이 테라스 특화 주택으로 만들어지는 셈이다. 만약 이 같은 설계안으로 재건축한다면 잠실주공5단지 향후 잠실 일대에서 유일하게 테라스 특화 주택형을 갖춘 아파트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잠실주공5단지가 북쪽으로는 한강, 남쪽으로는 롯데월드와 석촌호수를 끼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조합이 조망권을 극대화하기 위해 테라스형 주택 설계를 요청했다고 해석하고 있다. 임시총회에서 조합 측은 현재 테라스 특화 희망 수요를 조사 중인데, 이를 반영해 추산한 가구 만큼을 설계에 반영한 것이란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조합은 이번 설계안을 바탕으로 올해 안에 송파구청에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조합원 사이에선 테라스 특화 설계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추후 재건축 시공시 확장형으로 선택해 주택 실사용면적을 늘릴 수 있는 발코니와 달리, 테라스는 엄연히 외부 공간으로 써야 해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것. 또 테라스 공간을 확보하느라 침실을 최대 4개까지 만들 수 있는 40평대 주택도 방이 3개로 줄어들고, 평면도가 마치 복도처럼 길쭉해지는 데 대해서도 볼멘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잠실주공5단지가 교통량이 많은 잠실 한복판에 들어서는 만큼 매연·먼지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테라스 이용 빈도가 낮을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조합원 A씨는 “제발 평면이 방 4개짜리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고층에 테라스를 적용하면 춥기 밖에 더하겠느냐”라며 “주상복합처럼 관리비가 많이 나갈 뿐더러 입면이 입체화하면서 누수 발생 확률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공사비 상승에 따른 추가분담금 폭탄에 대해서 걱정하는 조합원이 적지 않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테라스형 주택을 시공하는 경우 평범한 판상형 설계 주택을 지을 때보다 공사비가 15~30% 정도 더 발생할 수 있다고 전해지면서다.
조합원 B씨는 “조합이 테라스 특화 설계를 적용하는 경우 공사비가 증액될 것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을텐데도 이 같은 평면을 고집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면서 “시공사만 배불리는 수법 아니겠느냐”는 우려를 전했다.
이번 임시총회에서 조합이 밝힌 잠실주공5단지 사업비는 총 5조776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공사비가 4조7056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3.3㎡(1평)당 평균 공사비로는 895만원이 책정됐다. 사업지 중 3종일반주거지역에 짓는 최고 49층 동은 880만원, 준주거지역에 짓는 최고 65층 동은 1000만원으로 잡았다. 아직 잠실주공5단지 조합이 사업시행인가 받지 않은 상태며 착공까지 3년 이상 걸린다고 가정하면 앞으로 공사비가 이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1978년 준공한 48년차인 잠실주공5단지는 올해 입주 48년째로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3930가구 아파트가 재건축을 마치면 지하 4층~지상 65층, 총 6411가구 규모 대단지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최근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집값이 오름세다. 이 아파트 전용 82㎡가 올해 11월 45억5500만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