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2.19 06:00
[땅집고] “논밭밖에 없는 시골인데, 어쩌다 이렇게 높은 아파트가 들어섰을까요?”
일본 동북부인 야마가타현 카미노야마시. 인구가 3만3000여명에 그치는 소규모 동네로, 산에 둘러싸여 있어 아직 논과 밭이 수두룩하게 남아있고 대부분이 저층 단독주택일 정도로 개발이 더딘 곳이다.
그런데 한적한 이 지역 한복판에 나홀로 우뚝 서 있는 웬 고층 아파트 건물이 눈에 띈다. 최고 높이가 무려 41층으로 한적한 주변 환경과는 다소 동떨어진 모습이다. 거실창으로는 부동산 시장에서 가치가 높다고 평가받는 오션뷰나 시티뷰가 아닌 ‘논밭뷰’가 펼쳐진다.
일본 동북부인 야마가타현 카미노야마시. 인구가 3만3000여명에 그치는 소규모 동네로, 산에 둘러싸여 있어 아직 논과 밭이 수두룩하게 남아있고 대부분이 저층 단독주택일 정도로 개발이 더딘 곳이다.
그런데 한적한 이 지역 한복판에 나홀로 우뚝 서 있는 웬 고층 아파트 건물이 눈에 띈다. 최고 높이가 무려 41층으로 한적한 주변 환경과는 다소 동떨어진 모습이다. 거실창으로는 부동산 시장에서 가치가 높다고 평가받는 오션뷰나 시티뷰가 아닌 ‘논밭뷰’가 펼쳐진다.
이 아파트 이름은 ‘스카이타워 41’. 1999년 도쿄에 본사를 둔 부동산·철도 개발 회사 야마만의 계열사인 야마만 어반 프론트가 건설했다. 높이 약 133m로 최고 41층, 총 389가구 규모 단지다. 주택형은 70㎡부터 110㎡까지 다양하게 마련했다. 엘리베이터는 4대 설치됐다.
‘스카이타워 41’은 일본 부동산 시장에선 비운의 아파트로 통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당시 시장이 카미노야마에 인구를 유입시켜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야마만 어반 프론트 측에 아파트를 개발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다고 전해진다. 이 같은 요구에 ‘스카이타워 41’ 사업이 생겨났고 일본 동북지역에서 가장 높은 층수로 계획된 주거시설인 만큼 ‘야마가타의 랜드마크가 된다’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고 분양에 나섰다.
하지만 시내까지 가려면 자동차로 30분 정도 이동해야 하는 외곽 입지가 발목을 잡았다. 당시 분양가는 2000만~4000만엔(약 1억9000만~3억8000만원)이었지만 미분양 폭탄을 맞았다. 결국 분양가를 최저 1000만엔(약 9500만원)까지 낮춘 할인 마케팅을 통해 최초 분양 시기로부터 수 년이 지난 2005년에야 완판된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을 개발한 야마반 어반프론트는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와 부실 경영 등 여파로 2014년 파산했다.
현재 ‘스카이타워 41’은 일본에서 가장 저렴한 고층 아파트로 불리기도 한다. 최근 침실 3개짜리 전용 85㎡ 주택이 850만(8000만원) 정도에 거래되는 등이다. 이 아파트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시골에 너무 높은 아파트를 지어두니 생뚱맞다”, “거실창으로 논밭뷰가 펼쳐지는 점이 인상적이다”, “전원생활을 원하는 사람들이나 은퇴자들이 살기에는 적합하겠다”는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