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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공 팔아 강남 빌딩 1950억 인수…불황 속 '패션 회사' 반전

    입력 : 2025.12.17 11:53

    미스토홀딩스, 강남 빌딩 1950억에 인수
    패션회사 매출 80% 책임진 골프 사업
    휠라는 줄고 골프는 컸다

    [땅집고] 패션업 전반이 불황을 겪는 가운데 미스토홀딩스가 강남 한복판 빌딩을 2000억원 가까운 금액에 사들이며 눈길을 끈다. 미스토홀딩스는 이 빌딩을 신사옥으로 사용하면서 일부 공간은 임대해 수익형 자산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패션기업들이 비용 절감과 자산 매각에 나서는 흐름과 달리 대규모 오피스 자산을 매입한 점에서 이례적인 행보로 평가된다.

    [땅집고] 미스토홀딩스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싸이칸타워를 1950억원에 매입했다./젠스타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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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휠라홀딩스인 미스토홀딩스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211-4에 위치한 ‘싸이칸타워’를 1950억원에 인수했다. 이 건물은 두 개 필지 위에 본관과 별관 A·B동 등 3개 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대지면적은 1973㎡(약 596평), 연면적은 총 1만6052㎡(약 4855평) 규모다. 대지면적 기준 평당 매입가는 3억2600만원을 웃돈다. 미스토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사옥 이전은 단순한 공간 확장을 넘어 글로벌 경영 체계를 고도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다”고 했다.

    이 같은 투자 여력의 배경에는 견조한 실적이 있다. 미스토홀딩스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8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19억원으로 41.2% 늘었다.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18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8% 증가하는 등 수익성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미스토홀딩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4조2687억원, 영업이익 3608억원, 당기순이익 207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8.45%를 기록했다. 재무상태는 자산총계 5조5364억원, 부채총계는 2조8001억원, 자본총계는 2조7363억원이다.

    실적을 견인한 건 패션이 아니라 골프다. 현재 미스토홀딩스의 전체 매출 중 80% 이상이 아쿠쉬네트에서 나온다. 핵심 자회사인 아쿠쉬네트는 골프 브랜드 타이틀리스트를 앞세워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골프공 ‘프로 V1’과 신제품 아이언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매출과 이익이 모두 크게 증가했다. 반면 휠라 브랜드 매출은 줄어들며 그룹 내 비중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프로 골프공과 신제품 판매 증가에 힘입어 아쿠쉬네트의 3분기 매출은 9076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늘어난 반면, 실제 3분기 기준 휠라 브랜드의 매출은 23.8% 감소한 1412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변화는 사명 변경에서도 드러난다. 미스토홀딩스는 지난 4월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사명을 휠라홀딩스에서 미스토홀딩스로 바꿨다. 아쿠쉬네트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과거 그룹의 상징이었던 휠라의 아성은 점차 약해지는 모습이다. 본업 살리기와 사업 다각화가 과제로 꼽히고 있다.

    미스토홀딩스는 3분기 실적 개선과 함께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며 기업가치 제고에 속도를 내고 있다.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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