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2.16 10:01 | 수정 : 2025.12.16 16:56
케어닥 ‘2025 노인돌봄공백지수’ 발표
노인 97% ‘집에서 간병
시니어 하우징 공급 속도 더뎌
[땅집고] 국내 노인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돌봄 서비스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노인 돌봄 사각지대가 최근 3년 새 더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노인의 10명 중 9명 가까이가 공적 돌봄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노인 97% ‘집에서 간병
시니어 하우징 공급 속도 더뎌
[땅집고] 국내 노인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돌봄 서비스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노인 돌봄 사각지대가 최근 3년 새 더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노인의 10명 중 9명 가까이가 공적 돌봄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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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시니어 토탈 케어 기업 케어닥은 공공데이터를 토대로 국내 노인 돌봄 구조를 분석한 ‘2025년 노인돌봄공백지수’ 보고서를 발표했다. 케어닥이 2023년에 이어 두 번째로 내놓은 이번 보고서에서는 장기요양, 시니어 주거, 간병비 부담 등 전반적인 돌봄 여건이 3년 전보다 악화한 것으로 평가됐다.
노인돌봄공백지수는 장기요양보험이 처음 도입된 2008년을 기준값 100으로 설정해, 해마다 노인 돌봄의 공백 수준을 수치로 나타낸 지표다. 돌봄 수요와 공급의 격차가 커질수록 지수는 상승한다. 케어닥은 장기요양 공백, 시니어 하우징 공백, 간병비 물가 등 세 가지 지표를 종합해 최종 지수를 산출했다.
그 결과 2025년 노인돌봄공백지수는 197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 대비 약 두 배 수준이며, 2021년의 166과 비교해도 31포인트나 오른 수치다. 박재병 케어닥 대표는 “돌봄 서비스 공급 자체는 늘고 있지만, 노인 인구 증가 속도가 이를 훨씬 웃돌면서 체감되는 돌봄 공백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며 “공급 속도와 접근성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지수 상승의 핵심 원인이다”고 했다.
세부 지표를 보면 장기요양보험 사각지대를 나타내는 장기요양공백지수는 189로 나타났다. 올해 기준 장기요양 공백 위험에 노출된 노인은 약 899만명으로, 전체 노인의 89%에 달한다. 장기요양보험 수급자가 2008년 대비 약 5배 늘어난 113만명 수준이지만, 노인 인구 증가 속도가 더 빨라 공백 규모는 오히려 커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85세 이상 후기 고령층은 돌봄 수요가 가장 큰 동시에 공백 위험에도 가장 취약한 연령대로 지목됐다.
지역별 편차도 뚜렷했다. 장기요양시설과 기관 서비스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비수도권 지역의 공백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시설급여기관의 공백은 부산이, 방문요양기관은 제주가 가장 컸으며, 주야간보호시설의 경우 수도권 내 시설 감소 영향으로 서울의 공백 수준이 가장 높게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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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돌봄과 주거를 함께 제공하는 시니어 하우징 공급 상황을 나타내는 시니어 하우징 공백지수는 205로, 세 지표 중에서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024년 기준 관련 시설 수는 6557곳으로 2008년보다 약 5배 늘었지만, 입소 가능 정원은 전체 노인의 2.7%인 약 27만명에 불과했다. 사실상 노인의 97% 이상은 대기 상태에 놓이거나 자택 간병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울산을 비롯해 주요 광역시와 경기도 등 인구 밀집 지역에서 공백 지수가 높게 나타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간병비 부담을 보여주는 간병비 물가지수 역시 210으로 2008년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이는 노인 1인당 간병비 부담이 소득 증가 속도를 크게 앞질렀다는 의미다. 실제로 2025년 기준 간병인을 한 달 고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약 432만원으로, 평균 소득 363만원보다 69만원가량 더 많았다. 이 같은 구조는 가족이 생업을 포기하고 돌봄에 나서는 이른바 ‘영케어러’ 증가의 배경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보고서는 돌봄 공백을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시니어 하우징 모델의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거와 돌봄을 결합한 시니어 하우징은 주거비와 간병 인력, 식비, 각종 소모품 비용을 통합 관리할 수 있어 비효율적인 비용 지출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케어닥은 이러한 모델이 24시간 전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노인 1인당 돌봄 비용을 최대 40%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케어닥은 향후 돌봄 공백을 완화하는 데 있어 민간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적 돌봄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을 민간 돌봄이 보완하고 보다 안정적이고 질 높은 서비스를 공급함으로써 돌봄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재병 대표는 “노인 돌봄은 인구 구조 변화와 제도적 한계가 맞물린 핵심 사회 문제”라며 “현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돌봄 체계와 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계속해서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hongg@chosun.com
땅집고가 최근 늘어나는 시니어 부동산 개발 니즈에 맞춰 ‘노인복지주택 관리 및 운영 전문가과정(7기)’을 내년 2월 개강한다. 시니어주거·케어시설을 부동산 투자 개발 관점에서 짚어보고 방향성과 전략, 운영관리의 중요성까지 다루는 실전형 과정이다.
강의는 9주간 총 16회로 진행한다. 강의 시간은 매주 수요일 오후 3시30분~6시며, 수강료는 29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