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2.12 16:38
[땅집고] 가덕도 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가 공사 기간 연장이라는 ‘임시 처방’을 통해 재추진된다. 하지만 핵심 쟁점인 공사비 현실화는 사실상 방치된 채 공사비 증액은 2000억원에 그쳤다. 업계에선 이 상태로는 다시 한 번 좌초 수순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적을 쌓기 위해 대규모 적자를 각오하고 국책사업에 앞다퉈 뛰어들었던 과거와 달리 요즘 건설사들은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수익성에 기반한 선별수주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때 무모한 ‘돌관공사’의 상징이던 현대건설조차 가덕도 신공항 공사 포기를 선택한 것은 자칫 조 단위 적자가 발생해 회사가 흔들릴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가덕도 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의 공사 기간을 기존 84개월(7년)에서 106개월(약 9년)로 22개월 연장해 재입찰을 추진하기로 했다. 연내 입찰 공고를 내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이르면 내년 하반기 착공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정부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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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가덕도 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의 공사 기간을 기존 84개월(7년)에서 106개월(약 9년)로 22개월 연장해 재입찰을 추진하기로 했다. 연내 입찰 공고를 내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이르면 내년 하반기 착공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정부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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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기간 2년 늘었지만…공사비 2000억원 증액 그쳐
문제는 늘어난 공기에 대한 비용 보전이 사실상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부는 2023년 기준 물가 상승분을 반영해 공사비를 2000억원 늘리는 데 그쳤다. 철근·레미콘·장비비·인건비가 모두 급등한 상황에서, 고난도 해상 매립 공사에 비해 공사비가 턱없이 부족한 구조는 그대로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전체 지분 25%를 차지했던 현대건설이 컨소시엄에서 이탈한 것도 공기보다 공사비 문제가 본질적 원인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국토부는 현대건설 컨소시엄과의 수의계약 중단 절차에 착수했고, 현대건설은 “공항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무리한 공기 단축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공사 철수를 공식 선언했다. ‘돌관공사’로 상징되던 현대건설마저 손을 뗀 사업에 다른 건설사가 쉽게 나서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덕도 신공항은 전체 부지의 약 59%를 바다를 매립해야 하는 초고난도 해상 공사다. 점토질 연약지반에 태풍·강풍·파랑 등 변수가 상존한다. 무리한 공기가 강행될 경우 안전사고와 부실시공 우려가 동시에 제기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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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중심 컨소시엄 재편…공사비 현실화 없인 장기 표류 가능성도
여기에 중대재해처벌법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시공사 부담은 한층 커졌다. 2021년 법 제정 이후 대표이사까지 형사 책임 대상이 될 수 있고, 산업재해로 1년간 사망자가 3명 발생할 경우 영업이익의 5%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방안까지 검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책 사업이라는 이유로 건설사들이 참여하고는 있지만, 사업성과 리스크 구조는 여전히 달라진 게 없다”며 “관급공사는 공사비는 묶이고, 공정 관리는 어렵고, 책임만 과도하게 커진 구조”라고 평가한다.
현대건설 이탈 이후 컨소시엄은 대우건설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중이다. 현대건설이 보유했던 기존 지분 25%는 대우건설을 비롯한 기존 시공사들이 추가로 분담하고, 신규 시공사 참여로 보완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대우건설은 기존 18%였던 지분을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포스코이앤씨의 재참여와 롯데건설·한화건설의 신규 참여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이번 사태는 공공공사, 특히 기술형 입찰을 중심으로 한 관급공사 기피 흐름이 임계점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해석된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2022~2023년까지 정부가 발주한 기술형 공공공사 유찰률은 68.8%에 달한다. 지난해 GS건설 컨소시엄이 위례신사선 사업에서 공사비 증액 문제로 손을 뗀 뒤, 서울시가 조건을 완화해 재입찰에 나섰지만 연이어 유찰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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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연내 발주를 목표로 조달청 사전검토와 입찰안내서 심의 등 행정 절차를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는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국책 사업이라는 명분으로 다시 건설사들을 끌어모으고 있지만, 공사비와 리스크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현대건설 이탈이 반복될 수 있다”며 “그럴 경우 가덕도 신공항은 또다시 장기 표류 국면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보고 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