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2.10 13:24
금융 리스크 관리 구원투수로
[땅집고] “23년 만에 처음으로 재무 전문가가 수장(首長)이 됐다니….”
지난 10월 건설업계에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그동안 정통 건설맨이 대부분 이끌었던 ㈜한화 건설부문 신임 대표이사에 김우석 그룹 재무실장(CFO)이 발탁된 것. 한화그룹이 건설부문을 분사한 2002년 이후 처음이다. 김 대표는 그룹에서 30년 넘게 재무·경영관리를 맡아온 인물로 건설 경험은 전무하다. 방산 출신이었던 김승모 전 대표도 재무통은 아니었다.
업계에서는 인사 배경을 두고 한화건설의 재무 리스크와 관련 있다고 분석한다. 한화건설은 올 9월 말 기준 PF 보증금액이 1조5000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도 230%를 넘었다. 여기에 서울역북부역세권 등 총 사업비 9조원이 넘는 대형 복합개발도 추진해야 한다. 자금 조달과 리스크 관리를 위해 소방수 투입이 필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국내 주요 건설사에 ‘재무통 CEO(최고경영자)’들이 잇따라 선임돼 관심을 끌고 있다. 한화건설 뿐만 아니라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 코오롱글로벌, 신세계건설 등이 재무 전문가를 수장으로 앉혔다. 대부분 재무 리스크 관리가 불거진 회사들이다. 신임 CEO가 건설현장 경험이 없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이들이 숫자에는 밝지만 현장을 잘 모른다는 점에서 위기 돌파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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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인사 배경을 두고 한화건설의 재무 리스크와 관련 있다고 분석한다. 한화건설은 올 9월 말 기준 PF 보증금액이 1조5000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도 230%를 넘었다. 여기에 서울역북부역세권 등 총 사업비 9조원이 넘는 대형 복합개발도 추진해야 한다. 자금 조달과 리스크 관리를 위해 소방수 투입이 필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국내 주요 건설사에 ‘재무통 CEO(최고경영자)’들이 잇따라 선임돼 관심을 끌고 있다. 한화건설 뿐만 아니라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 코오롱글로벌, 신세계건설 등이 재무 전문가를 수장으로 앉혔다. 대부분 재무 리스크 관리가 불거진 회사들이다. 신임 CEO가 건설현장 경험이 없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이들이 숫자에는 밝지만 현장을 잘 모른다는 점에서 위기 돌파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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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수로 재무전문가 잇따라 투입
SK에코플랜트는 지난 10월 SK하이닉스 출신 김영식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 회사는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가운데, 6조원 넘는 막대한 차입금 문제를 풀어야 한다. 최태원 SK회장은 이 숙제를 해결할 적임자가 바로 김 대표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년여간 상장 준비 차원에서 ‘탈(脫) 건설’을 외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성장성 높은 반도체 중심으로 이미 바꿨다. 따라서 이번에 SK하이닉스 내부 인사이자 재무와 전략기획 전문가인 김 대표를 통해 체질 변화에 마침표를 찍고 IPO에 대비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코오롱글로벌도 같은 달 그룹 전략기획실과 재무본부를 두루 거친 김영범 코오롱ENP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신세계건설 역시 올 9월 ‘신세계 대표 재무 전문가’ 강승협 신세계푸드 대표를 CEO로 내정했다. 강 대표는 과거 취임 반년 만에 영업이익을 50% 가까이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2022년 이후 영업적자가 누적된 신세계건설의 재무 건전성 확보에 주력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롯데건설도 재무와 개발이 가능한 오일근 전 롯데자산개발 대표를 새 수장 자리에 앉혔다. 최근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 경색과 신용 등급 하락으로 부도설까지 돌자, 구원 투수로 오 대표를 투입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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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경색…금융 알아야 생존
주요 건설사들이 잇달아 ‘비(非) 현장형’ 재무 전문가를 CEO 자리에 앉힌 데에는 공통된 배경이 있다. 부동산 경기 부진과 유동성 경색이 심해지면서 ‘금융 대응력’이 생존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됐기 때문이다. 다만 재무통 CEO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현장 실행력과 기술 대응력이 부족하다는 것. 실제로 재무통 CEO인사 후 곧장 교체된 케이스도 있다. 포스코그룹은 작년 3월 그룹 내 재무 전문가인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를 선임했으나, 잇따른 안전 사고와 부동산 PF 관련 논란이 겹치면서 9개월 만에 물러났다.
일각에서는 재무통 CEO로의 교체 흐름을 건설업계 구조조정 시그널이라고 풀이한다. 업계 관계자는 “외형 중심 성장에서 수익성과 안정성 중심으로 경영 기조가 바뀌고 있다”면서 “이런 전환을 이끌 적임자로 ‘재무통 CEO’가 부각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PF 시장이 어느정도 정리되고 분양·개발사업 여건이 좋아진다면 다시 ‘성장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현장 중심 리더십으로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