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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재건축도 압구정처럼 네이밍…'교육특구' 상징성 놓고 동상이몽

    입력 : 2025.12.10 06:00

    목동 14개 단지, 재건축 ‘네이밍’ 통일 추진
    선호도 조사에서 ‘목동 0단지+브랜드명’ 80% 찬성

    [땅집고] 총 4만7000가구 규모로 변신을 준비 중인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아파트’ 14개 단지가 재건축 이후에서도 국내 대표 교육도시 ‘목동’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한 네이밍 통일을 추진하고 있다.
    [땅집고]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전경./양천구

    정비업계에 따르면, 총 14개 단지‧4만7000가구 규모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들이 재건축 단지 네이밍 통일을 추진 중이다. 기존 각 단지를 부르는 명칭과 시공사의 아파트 브랜드명을 합친 ‘목동 0단지 000(브랜드)’가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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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는 양천구 목동과 신정동 일대에 1980년대 중반 지어진 아파트다. 총 14개 단지, 392개동, 2만6635가구 규모다. 아파트 건립에 삼성건설(現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롯데건설, 삼익주택 등 당대 주요 건설사들이 참여했지만, 단지명에는 건설사 이름이 포함되지 않았다. 공식 명칭은 목동신시가지아파트이며, ‘목동 0단지’로 통용된다.

    ◇ ‘압구정현대’처럼…교육도시 ‘목동’ 상징성 살린다

    목동 아파트는 2026년 상반기부터 차례로 시공사 선정이 계획돼 있다. 최근 1~3단지까지 정비구역 지정을 완료한 가운데 단지 상황에 따라 조합 방식, 신탁 방식으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시공사들이 아파트 브랜드명이 붙은 단지명을 제안할 예정인데, 목동 아파트 소유주들은 목동 고유의 정체성을 살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목동은 총 431개의 학원이 밀집해 있어 강남구 대치동(학원 842개), 노원구 중계동(학원 235개)와 함께 서울 3대 학원가로 불리면서 상징성을 갖게 됐다.

    목동 아파트 재건축 추진 주체들이 모인 목동재건축연합회는 최근 재건축 후 단지 네이밍 통일을 위한 소유주 선호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10개 단지의 조사 결과가 취합된 가운데 ‘목동 0단지+아파트브랜드명’에 대해 소유주 선호도가 8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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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신축 아파트 단지명은 아파트 브랜드명과 주변 지형을 활용한 외래어인 ‘펫네임’을 결합해 작명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펫네임, 외래어 남용, 과도하게 긴 단지명 채택 등으로 인해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 때문에 서울시는 아파트 이름 제정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고, 세종시에서는 순우리말을 활용한 단지명을 짓는 사례도 늘어났다.
    [땅집고] 현대건설이 ‘압구정현대’ 관련 상표권 등록을 마친 모습. /키프리스

    일부 ‘주거 상급지’로 불리는 지역에서는 동네의 정체성을 살리는 단지명을 짓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올해 9월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2구역’ 재건축의 새로운 단지명으로 ‘압구정현대’를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건설의 아파트 브랜드인 ‘힐스테이트’, ‘디에이치’가 아닌 기존 단지명을 유지하는 것이다.

    정비업계에서는 압구정현대 아파트가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갖고 있는 위상과 상징성, 현재 명칭에 대한 조합원들의 선호도가 현재의 브랜드보다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 현대건설은 올해 2월 특허청에 ‘압구정 현대’, ‘압구정 現代’,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 관련 상표권 등록을 마쳤다.

    ◇ 앞단지-뒷단지 ‘동상이몽’…행정동 다르고 사업 속도 차이

    일부 반대 의견도 있다. 일명 ‘앞단지’와 ‘뒷단지’ 사이 사업속도의 차이 때문이다. 주민들은 편의상 행정구역상 목동에 해당하는 1~7단지를 앞단지, 신정동에 있는 8~14단지를 뒷단지라고 부른다. 재건축 추진 속도가 빠른 단지가 앞선 숫자를 선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최대 부동산 커뮤니티 ‘부동산스터디’ 카페의 한 이용자는 “사업 속도가 빠른 단지는 그 ‘목동 첫 번째 재건축’이라는 상징성을 위해서라도 ‘1번’, ‘퍼스트’라는 명칭을 선점하고 싶을 것”이라며 “현재 논의 중인 네이밍대로면 분명히 반대 의견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땅집고] 서울 양천구 신정동 일대 재건축 단지 위치도./서울시
    현재 시장 가치는 상업시설, 편의시설이 상대적으로 목동에 많아 앞단지의 시세가 더 높다. 조선일보 AI부동산 (☞바로가기)에 따르면, 7단지 27평형(전용 66㎡)은 지난 10월 최고 27억8000만원에 팔렸으나, 8단지 29평형(전용 71㎡)는 같은 달 24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반면 뒷단지가 재건축 사업 추진 속도가 더 빠르다. 앞단지인 6단지가 조합설립을 마쳐 가장 앞서있지만, 그 외에는 9·10·13·14단지가 신탁 방식 사업시행자지정을 완료해 속도가 빠르다. 8·12단지도 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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