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2.09 10:14 | 수정 : 2025.12.09 10:37
[땅집고] 흥국생명이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우선협상대상자로 중국계 사모펀드인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가 선정되자 강한 유감을 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9일 흥국생명은 입장문을 통해 “이지스운영 매각 절차는 공정하지도 투명하지도 못했다”며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의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전날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이지스자산운용 경영권 인수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중국계 사모펀드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를 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흥국생명에 따르면 당초 주주대표와 매각주간사는 본입찰을 앞두고 ‘프로그레시브 딜’(경매호가식 입찰)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흥국생명은 지난달 11일 본입찰에서 1조500억원 가량의 최고액을 제시했지만, 매각주간사는 힐하우스에 프로그레시브 딜을 제안하며 인수 희망 가격을 본입찰 최고가 이상으로 올려줄 것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힐하우스는 인수 희망가격으로 1조1000억원을 제시했다.
흥국생명은 “결국 프로그레시브 딜을 하지 않겠다던 매각 주관사의 당초 약속은 본입찰에서 최고가를 높이기 위한 술책에 불과했다”며 “힐하우스에 프로그레시브 딜을 제안하면서 흥국생명 입찰 금액을 유출했을 가능성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흥국생명은 “이번 힐하우스로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한국의 부동산 투자 플랫폼을 노린 중국계 사모펀드와 거액의 성과급에 눈먼 외국계 매각주간사가 공모해서 만든 합작품”이라며 “이는 매도인에게 부여된 재량의 한계를 넘어 우리 자본시장의 신뢰와 질서를 무너뜨린 사건”이라고 했다.
흥국생명은 매각 주관사가 힐하우스에 타사의 입찰 금액을 유출했을 가능성도 의심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이번 입찰에서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법적 대응을 포함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