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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천 꿈꿨던 김부장, 분양사기로 15억 홀라당…수익 보장에 주의

    입력 : 2025.12.07 06:00

    월 1000만원 수익보장에 현혹된 김부장, 15억 상가 덜컥 계약
    알고보니 분양 사기에 당해…‘확정수익 보장’ 상품은 주의해야

    [땅집고] 최근 인기를 얻은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에서 주인공 김낙수가 상가 분양 사기를 당하는 장면이 나와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주인공에게 시련을 주기 위한 극적인 장치라는 평가도 있지만,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서 많은 시청자에게 공감을 얻었다.

    [땅집고] 드라마 속 김낙수가 사기 당한 사실을 알고 분양받는 상가 앞에서 넋을 잃고 있다. /JTBC캡처

    드라마에서 퇴직 후 마땅한 수입이 없던 김낙수는 동네 편의점 앞에서 받았던 전단지에 나온 상가 홍보 문구에 이끌려 분양 사무소를 찾아갔다. 그는 담당 실장과 줄다리기 끝에 분양가 16억원 짜리 상가를 10억 5000만 원에 덥석 계약했다.

    퇴직금 5억원을 몽땅 집어넣고, 대출 5억5000만원까지 받아서 분양받은 김낙수는 토스트 가게가 입점하면 매달 1000만원 넘는 월세 수입을 받을 꿈에 부풀었다. 하지만 입점 예정이던 토스트 가게가 갑자기 계약을 파기하고 담당 분양 실장은 연락이 두절됐다. 결국 상가는 텅 비었고 김낙수는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아내와 상의한 끝에 서울 강동구 아파트를 팔고 경기도 노후 빌라로 쫓겨나듯 이사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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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계에서는 드라마에 나오는 김낙수 사례가 현실에서도 상가 분양 사기의 전형적인 구조라고 지적한다. 드라마에서 분양실장은 김낙수에게 “지하철역이 곧 개통하면 걸어서 3분 걸린다”면서 “풍부한 유동인구에 초역세권 상권이어서 ‘확정 수익’이 보장된다”고 했다.

    이처럼 대부분 과장된 광고와 홍보에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신도시 상가는 상권 형성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다 배후 수요도 부족해 정상적인 상가조차 임차인을 유치하기 쉽지 않다. 확정 수익 보장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여건이다.

    [땅집고] 교보자산신탁이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사업으로 시행한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향동동 'DMC퍼스트시티'. /분양홈페이지

    올 초에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향동동에 위치한 ‘DMC퍼스트시티’ 수분양자들이 허위광고를 했다며 계약금반환소송을 제기해 승소했음에도 돈을 돌려받지 못한 사건도 있었다. 시행사가 2022년 분양 당시 업무와 주거가 모두 가능하고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홍보했다가 허위라는 점이 밝혀졌다.

    지난 4월 말 입주 시작 당시 DMC퍼스티시티 분양률은 48%에 그쳤다. 애초부터 수요가 없는 상품이었던 것이다. 더구나 이 건물이 들어선 향동지구는 대중교통이 거의 없고 배후수요 대비 오피스 공급 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2023년 4월 고양시는 주거용으로 허가받지 않은 허위광고라며 시정명령을 내렸고, 수분양자들이 계약해제를 요구했다. 하지만 시행사 측은 중대한 결격 사유가 아니라며 계약해제가 아닌 전매를 제안했다.

    일부 수분양자들은 지난해 7월 시행사 상대로 계약금반환소송을 제기해 올 1월 1심에서 승소했다. 그러나 책임준공형 신탁사업자인 교보자산신탁은 사업 계좌에 돈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업계 관계자는 “허위광고나 분양사기를 당한 후 소송에서 이겨도 결국 시행사가 돈이 없거나 부도나면 분양대금을 되찾기는 어렵다”면서 “상가나 지식산업센터 같은 수익형 분양 상품은 처음부터 철저하게 따져보고 사야 한다”고 했다.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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