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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앙상한 골조만 방치"…파주시가 '흉물 천지' 된 속사정

    입력 : 2025.12.05 06:00

    공정률 50%서 중단된 ‘협신주택’ 10년째 흉물 방치
    “조합사업이라 방법 없다” 파주시도 외면

    [땅집고] “녹슨 건물과 매일 마주한 지 10년이 넘었어요. 아파트가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공포감마저 들어요”(김지윤·경기 파주시 아동동)

    4 일 경기 파주시 경의중앙선 금촌역 2번 출구에서 시청로 방향으로 10분 정도 걷다보니 철근과 시멘트가 부식한 채 앙상한 뼈대만 남은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파주 도심 대표적인 장기 방치 흉물인 ‘협신주택’이다. 공정률 50%를 겨우 넘긴 상태에서 공사가 멈춘 지 10년이 넘었다. 주거 지역에서 지하철역과 시청 등 핵심 생활권을 잇는 사이에 있어 매일 시민들이 마주하는 흉물로 남아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다.

    [땅집고] 경기 파주시 아동동 팜스프링아파트 정문에서 바라본 협신주택. 버스정류장 바로 뒤에 위치해 있어 시민들의 불만이 크다./강시온 기자

    협신주택은 파주시 아동동 275-13 일대로 대지면적 5624㎡(1701평)에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 연립주택 4개동 115가구를 짓는 재건축 사업이다. 2008년 조합 설립 후 2011년 사업시행인가를 받았고, 같은 해 9월 에스알건설이 시공권을 확보하며 사업이 본격화되는 듯했다. 그러나 2013년 사업계획 변경과 시행사 교체 등의 문제로 공정률 50% 수준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2015년 시공사가 탑선진건설로 바뀌었지만 소송이 이어지며 재착공은 이뤄지지 못했다. 2021년에는 조합이 새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지만, 여전히 진행 중인 소송 때문에 공사가 재개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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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익선 파주시 의원은 2023년 시의회 본회의에서 “조합원들은 이혼 등 가정 파괴와 건강 악화로 사망, 장기 입원 치료, 신용불량, 경제 회복 불능 상태 등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안타까운 삶을 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2년 여가 흐른 지금까지 달라진 것은 없다.

    지역주민 2000여 명은 협신주택 부지를 공영주차장으로 활용해 달라는 제안서를 파주시에 제출하기도 했다. 공영주차장이 없어 상가 형성이 안되고 협신주택이 오랜기간 방치돼 지역발전에 저해 요인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가 협신주택을 매입해 철거하고 주차장으로 활용해 달라는 것이다. 파주시 측은 “사업시행자인 조합이 먼저 해산 절차를 거쳐야 공적개발을 검토할 수 있다”며 개입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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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주에서는 협신주택 외에도 탄현면에16년째 공사 중단된 폐건물이 있다. 신세계아울렛 인근 통일동산 숙박시설(휴양 콘도미니엄)이다. 52만㎡(16만평) 부지 내 1250실 규모의 대규모 콘도미니엄과 워터파크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였지만, 2008년 공정률 33%에서 시행사·시공사 간 공사비 갈등으로 중단됐다.

    파주시 관계자는 “CIT랜드(통일동산 콘도) 역시 협신주택과 상황이 비슷하다”며 “민간 사업자간 분쟁인 만큼 시가 직접 나서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들은 “밤에 지나갈 때마다 혹시 무슨 일이 생길까 무섭다”며 “도시 미관을 저렇게 해치는데 시에서도 대책이 없다고만 하니까 불만이 많다”고 했다. /ks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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