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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퍼 신고 스타필드 간다" 아파트 안 쇼핑몰 '쇼품아' 가보니

    입력 : 2025.12.04 08:12

    슬세권 쇼핑몰 등장 “외투 없이 다녀요”
    영업면적 1만5800평 규모
    자체 개발 아닌 위탁 운영

    [땅집고] “그동안 스타필드 가려면 고양 삼송지구까지 차를 타고 가야 했는데, 아파트 안에 스타필드가 새로 생겼다고요?”

    3일 오전 11시, 경기 파주시 와동동에 문을 연 스타필드 빌리지 1호점은 개장 직후부터 방문객들로 붐볐다. 입장 대기만 100여 명에 달했다. 카페는 물론 영화관도 인파로 북적였다. 영하 5도의 날씨에도 외투를 가볍게 입은 방문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힐스테이트 더 운정 입주민들이다. 한 입주민은 “집에서 걸어서 쇼핑하고 영화까지 볼 수 있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타필드 빌리지는 3413가구 규모의 힐스테이트 더 운정 주상복합 내부에 자리 잡은 쇼핑몰형 아파트 상업시설이다. 아파트 1·2층과 연결된 통로를 통해 입주민은 곧바로 스타필드 빌리지로 이동할 수 있다. 완전한 실내 이동은 아니지만, 거주·쇼핑·여가를 모두 도보로 해결할 수 있는 ‘슬세권(슬리퍼 생활권)’의 장점이 극대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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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집고] 스타필드빌리지 운정점이 오는 5일 공식 오픈을 한다./신세계프라퍼티

    ◇입지·내부 구성 완전히 바꾼 출점 전략 먹힐까

    기존 스타필드는 광역 상권을 겨냥해 외곽 대규모 부지에 조성되었고, 접근은 자동차 중심이었다. 고양·하남 등에 있는 연면적 40만㎡ 이상의 스타필드는 ‘차 없이는 가기 어렵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반면 스타필드 빌리지는 약 1만평 규모로 생활권 중심, 도보 이용을 전제로 설계했다.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점은 경의중앙선 운정역과 지상 2층 보행데크로 연결돼 지하철을 이용하는 방문객도 자연스럽게 유입된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스타필드보다 규모는 작지만, 신세계가 만든 라이프스타일을 지역 밀착형으로 제공하는 새로운 모델”이라고 말했다.

    [땅집고] 운정중앙역과 힐스테이트 더 운정, 스타필드빌리지 운정점은 모두 2층 데크로 연결돼 있다./강시온 기자

    시설 구성도 기존 스타필드와 차별화된다. 상업시설은 중앙부의 센트럴과 주변 저층부로 나뉜다. 그중 센트럴은 지상 1~5층, 약 7770평 규모로 10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한다. 내년 초에는 단지 저층부 스트리트몰까지 완공돼 전체 연면적은 1만5800평 규모로 확장될 예정이다.

    센트럴의 핵심 공간인 ‘센트럴 파드’는 코엑스 별마당도서관을 모티프로 한 복층형 북라운지다. 1~2층에는 4만1500여 권의 책이 채워져 있으며, 계단형 라운지와 체험형 콘텐츠가 결합돼 단순 쇼핑을 넘어 체류 시간을 늘리는 데 중점을 뒀다. 4~5층에는 옥상정원과 놀이터, 루프탑 카페 등이 배치됐고, 무신사 스탠다드와 아티장 베이커스 등 주요 브랜드 100여 개가 입점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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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집고] 스타빌드빌리지 운정점 '북스테어'의 모습./신세계프라퍼티

    신세계프라퍼티는 내부 구성에서도 기존 백화점형 고정 구조를 벗어났다. 백화점처럼 층마다 정해진 카테고리를 배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F&B를 1층과 4층에 분산시키고 체험형·생활형 콘텐츠를 각 층에 섞는 구조를 택했다. 이성 신세계프라퍼티 커뮤니케이션팀 팀장은 “입지마다 상권 특성이 달라 매번 새로운 조합을 시도하고 있다”며 “의외성을 주는 공간이 방문 이유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직접 개발 대신 위탁 운영…안정 수익 확보

    사업 구조 또한 기존 스타필드와 다르다. 기존 스타필드는 신세계프라퍼티가 토지를 매입하고 건물을 직접 개발하는 구조였다. 투자비가 큰 만큼 임대료도 브랜드 매출에 연동된다. 반면 스타필드 빌리지는 디벨로퍼가 조성하는 상가에 신세계가 참여해 공간을 기획하고 장기 위탁운영을 맡는다. 개발 리스크를 지지 않는 대신 위탁 수수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방식이다. 매출 변동에 영향을 덜 받는 구조여서 브랜드 확장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스타필드 빌리지 모델은 향후 서울 강서구 CJ 가양동 복합개발 등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지역마다 수요와 상권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형태가 반복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역 맞춤형·체류형 리테일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s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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