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마약밀수 이용 우려에 통관부호발급 시스템 '먹통'…정작 쿠팡은 태평천하

    입력 : 2025.12.02 17:08

    [땅집고] 국내 전자상거래 1위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후폭풍으로 관세청의 전자통관시스템 유니패스(UNI-PASS) 시스템이 먹통이 됐다. 개인정보를 악용해 마약밀수 등 범죄에 악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퍼지자 개인통관 고유번호(통관 부호)를 새로 발급하려는 이용자가 급증한 영향이다.

    [땅집고]쿠팡 정보 유출 사태로 한꺼번에 관세청 개인통관고유부호 재발급을 신청하면서 시스템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관세청 개인통관고유부호 재발급 시스템 화면.

    관세청은 2일 홈페이지에 안내문을 통해 “현재 유니패스 이용량 증가 및 서버 처리 지연으로 일부 서비스 이용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으나, 현재는 홈페이지 접속 자체가 안 되는 상황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이틀간 통관 부호 재발급 건수는 40만 건을 넘어섰다.

    개인통관고유부호는 해외 직구 시 세관 절차에서 개인을 식별하기 위해 사용하는 번호로, 쿠팡 해외 직구 서비스 이용 시에도 입력해야 한다.

    ☞부실채권(NPL) 거래 한곳에서 한방에 끝낸다…국내 유일 원스톱 플랫폼, 이게 가능해?

    최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쿠팡 해외직구를 한 번이라도 이용했을 경우, 개인통관고유부호를 재발급 받아야 한다는 경고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쿠팡 유출 사태가 알려진 지난 달 30일 한 SNS에는 개인통관고유부호 유출의 무서운 점에 대해 다룬 게시글이 하루만에 54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얻으며 화제를 일으켰다.

    이들은 “통관부호가 유출되면 혼자 사는 집에 시킨 적 없는 택배가 내 이름, 전화번호, 주소가 기입된 채 중국에서 온다”면서 “중국 번호라 보낸 사람한테 전화도 안 가고 경찰 불러 개봉하면 수거도 못 해간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네티즌들도 “산 적 없는 물건이 통관 완료됐다고 알림이 와서 관세청에 신고하고 물품을 조회해 봤더니 배송 주소가 완전 처음 보는 동네였다”고 덧붙였다.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당사자는 정작 태평한 모습이다. 앱·홈페이지 어디에도 공지나 안내문을 게재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공분이 커지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30일 박대준 대표 명의로 약 600자 분량의 사과문을 발표하면서도 ‘무단 접근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유출 경위나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담기지 않았다.

    이날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현안 질의에서도 책임 공방이 이어졌으나, 박대준 대표는 “한국 법인 대표로서 끝까지 책임지고 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실상 의장 대신 책임을 떠안는 모습을 보여 비난을 받고 있다. 쿠팡 측의 대처에 불만을 느낀 일부 소비자들은 이른바 '탈쿠팡'을 하거나 집단 소송을 준비에 나서며 사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pkram@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