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2.03 06:00
[땅집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케이팝데몬헌터스’가 전세계적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극 중에 등장한 ‘낙산공원 한양도성 성곽길’ 등 서울의 역사, 문화 공간들이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의 새로운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의 전통과 현지인의 일상을 함께 느끼는 것이 새로운 ‘여행 추구미’가 됐다.
관광업계에 따르면, 서울의 역사‧문화공간들이 최근 국내 방문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기존 고궁 투어와 달리 자연과 고전미가 결합된 곳으로, 서울시 차원에서 10~20년간 계획적으로 복원하고 보존한 지역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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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산성곽길과 연결되는 흥인지문공원
‘케데헌’의 배경이 됐던 낙산성곽길과 연결된 흥인지문공원이 대표적이다. 이미 서울시민들에겐 도심에서 산책‧트래킹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유명하다.
흥인지문공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첫 재임 시기인 2007년경 복원이 시작됐다. 오 시장이 문화재로서 가치가 높지만,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인지하면서다. 한 인터뷰에서 흥인지문 일대 정비가 서울 문화재 복원의 첫 시작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는 2007년 ‘도심재창조마스터플랜’을 수립 후 동대문~동대문운동장 녹지화를 위해 동대문운동장을 허문 자리에 DDP를 만들면서 주변 성곽을 복원했다. 2009년 10월에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이, 2014년 3월에는 DDP가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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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동대문~동대문운동장 녹지 연계를 위해 2010년 5월 ‘흥인지문공원’을 완공했다. 같은 해 연말에는 동대문-낙산공원-동소문로(혜화문) 2160m 서울성곽길을 연결해 산책로를 완성했다. 서울시가 1997년부터 진행해온 ‘낙산공원조성사업’이 14년 만에 완성된 것이다.
지난 9월 한 달간 흥인지문 일대 외국인 생활인구를 분석한 결과 1만90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1만3800여명 대비 1.4배가량 늘었다. 9월 1주만 놓고 보면 시간대별 합산 인구가 전년 3800여 명에서 6300여 명으로 1.7배가량 증가했다.
◇ 창경궁과 종묘를 잇는 ‘율곡로 상부공원’
2007년 시작한 창경궁~종묘 연결복원사업도 15년 만인 2022년 7월 개방됐다. 과거 종묘와 창경궁은 담장을 사이에 두고 하나의 숲으로 이어져 있었지만, 일제가 1932년 종묘관통도로(현 율곡로)를 개설하면서 갈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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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문화재 복원에 앞서 기존 율곡로 4차로를 6차로로 확장해 지하화했고, 상부에 약 8000㎡ 규모의 숲(녹지)을 조성해 종묘와 창경궁을 연결했다. 창경궁-종묘 궁궐담장(503m)과 왕의 비공식 통로인 ‘북신문’은 규모와 형태가 가장 유사한 창경궁의 동문인 월근문을 참고해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복원했다. 복원 과정에서 발굴된 옛 종묘 담장 석재와 기초석을 30% 이상 재사용했다.
길이 340m, 폭 3m의 ‘궁궐담장길’(돈화문~원남동사거리)도 새로 만들었다. 조선시대에는 없었지만, 이번 역사복원사업을 통해 새롭게 조성한 길이다. 노약자‧임산부‧장애인 등 보행약자도 편리하도록 계단과 턱이 없는 완만한 경사로 설계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제가 종묘와 창경궁 사이를 인위적으로 갈라놓았던 역사의 단절을 바로잡고 종묘 정전 뒤편(북측) 뷰를 영구적으로 보존하는 진정한 역사문화 복원”이라고 밝혔다.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과 종묘를 잇는 ‘서순라길’
서순라길은 조선시대 종묘를 순찰하던 순라청 서쪽에 있는 길이다. 이전에는 수십 년간 정비가 안된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 2010년부터 10년간의 정비한 끝에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뉴트로 감성길로 재탄생했다.
종묘담장 분위기에 어울리도록 바닥에 널찍한 돌을 깔고 나무도 많이 심었다. 노변주차장을 없애고 차로 폭 축소와 보행공간 확보해 ‘걷고싶은 거리’로 만들었다. 주변 건물은 2층 이내로 제한해 답답한 느낌을 없앴고 개량한옥을 포함해 나무‧벽돌‧기와 등을 이용한 인테리어를 적용하도록 했다. 서순라길 820m를 포함해 낙원상가 하부까지 이르는 총길이 약 1.76㎞에 이르는 일대도 2020년 1월 정비를 끝냈다.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서순라길 인근 골목상권 월평균 매출액은 2020년 평균 172만원에서 2025년 1분기 기준 434만원까지 2.5배 급증했다.
◇ 100년만에 복원된 광화문 월대
2023년 10월 드디어 온전한 모습을 드러낸 광화문 월대 복원은 북악산~경복궁~광화문~육조거리~덕수궁~숭례문으로 이어지는 역사성 복원과 한양도성 중심축의 회복으로 평가받는다. 월대는 궁궐의 격을 높이기 위해 지면보다 높은 위치에 진입로를 조성했다. 하루 2번 진행되는 수문장 교대의식을 비롯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월대 복원은 2021년 9월 시작됐으며, 공사기간 중 사직로 선형 변경에 따른 청운동, 부암동 등 지역주민 교통민원이 이어졌다. 서울시는 민원에 전담대응하며 지원했다. 삼군부·사헌부 터(2022년 8월), 의정부지(2024년 9월)도 복원을 완료했다.
한 문화재 전문가는 “역사의 도시이자, 미래의 도시인 서울 도심 고층 빌딩 속 오랜 역사의 자존감과 가치를 발할 수 있는 역사자원을 또 하나의 관광자원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도시의 경쟁력을 키우고 매력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박혔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