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149억 땅을 35억에 땡처리한 포천농협…'NPL 시한폭탄' 현실화

    입력 : 2025.12.02 07:58 | 수정 : 2025.12.02 10:44

    [땅집고] 최근 경기 포천농협이 대출 담보로 잡았던 강원도 원주시 반곡동 토지를 경매에 넘겨 1년6개월여만에 겨우 매각했지만 이자는 커녕 20억원 가까운 원금 손실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출 당시부터 담보가치를 과다 평가했고 대출 관리 부실까지 겹쳐 벌어진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는 포천농협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본다. 지역농협의 부실채권 문제가 점점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자칫 농협중앙회까지 부실이 번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포천농협 원금 30% 까먹어…“실제 손해는 더 클듯”

    국내 최초 AI기반 부실채권(NPL) 거래 플랫폼인 엔플랫폼(▶바로가기)에 따르면 포천농협이 경매에 부쳤던 토지는 원주시 반곡동 1916-2 일대 6474.7㎡(약 1960평) 규모 준주거지역이다. 강원혁신도시 내 핵심 입지다.

    포천농협은 대출 원금(약 54억원)을 회수하기 위해 임의경매를 신청했고, 법원은 지난해 7월 경매 개시를 결정했다. 최초 감정가는 149억여원이었다. 하지만 네차례나 주인을 찾지 못했고, 최저 입찰가격이 35억여원으로 떨어진 가운데 지난달 진행한 5차 입찰에서 36억여원에 팔렸다. ㎡당 약 55만원 수준으로 감정가와 비교하면 76% 낮은 금액이다.

    인근 유사 토지의 최근 실거래 매매가는 ㎡당 82만원, 경매 낙찰 단가는 평균 76만원이다. 시장에서는 해당 토지 시세를 49억~53억원으로 보고 있어 낙찰자 입장에서는 최대 17억원 싸게 산 셈이다.

    반면 이번 낙찰로 포천농협이 배당받을 수 있는 돈은 약 35억원. 대출 원금 기준 약 30% 손실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경매 진행 기간만 1년 6개월, 배당까지 통상 2개월 이상 추가 소요된다는 걸 감안하면 실제 손실 폭은 더 커진다.

    ☞등록·검색·입찰·EXIT까지 한번에다 된다…NPLatform 실시간 AI 분석 리포트제공!

    ◇“시세와 감정가격 괴리 너무 커…포천농협만의 일은 아냐”

    경매 전문가들은 해당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 금액이 현실에 맞지 않았다고 분석한다. 부동산 경기가 고점이던 2022년 기준으로 감정평가가 이뤄졌지만 원주 부동산 시장은 이후 상가·오피스텔 공실률이 급증하고 토지 거래도 사실상 끊기다시피 했다. 시장에서는 “감정가는 높지만, 현실에선 돈 있어도 사기 힘든 물건”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포천농협 사례는 지역농협 부실이 어떻게 중앙회 리스크로 번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지역농협은 독립 법인이지만, 단위조합 예금은 농협중앙회가 운용하는 ‘상호금융예금자보호기금’으로 보호받는다. 따라서 지역조합의 손실이 중앙회에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는 구조다.

    실제로 NPL업계에 따르면, 포천농협 사례처럼 감정가 과다, 사후관리 부실, 개발성 부족 등 문제로 경매에 넘어가는 지역농협 물건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특정 사건이 아니라, 시스템 리스크로 봐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기현 트랜스파머 대표는 “감정가 산정 시점 자체가 시장과 맞지 않았던 사례”라면서 “단순 회수율 외에도 ‘1년 6개월의 자금 묶임’이 더 큰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어 “누적되면 농협중앙회가 큰 비용을 떠안을 수 있다”며 “이를 특정 사건이 아닌 시스템 리스크로 봐야 한다”고 했다.

    엔플랫폼(▶바로가기)은 이처럼 구조 분석이 필요한 고난도 물건을 가공해 투자자에게 알기 쉽게 제공하는 것이 강점이다. 엔플랫폼은 땅집고, 트랜스파머, 바른엔피엘대부가 공동 운영하는 국내 최초 AI 기반 NPL 전문 플랫폼이다. /pkram@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