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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임대 믿었다가 벼락 거지" 시세차익 5억 날렸다, 성남서 무슨 일

    입력 : 2025.12.02 06:00

    성남 고등지구 민간임대, 분양전환가 갈등
    1심에서 시행사 손 들어줘 “시행사 자율성”

    [땅집고] 경기 성남시 고등지구에 위치한 분양전환형 민간임대 아파트에서 분양전환가격 적정성을 두고 임차인들과 시행사가 소송전을 벌였다. 임차인들은 공공택지에 조성한 임대아파트임에도 사모펀드가 소유한 시행사가 높은 분양가를 제시했다며 불만을 토로했지만, 법원은 시행사 손을 들어줬다.

    [땅집고] 지난 11월 28일 NH투자증권 사옥 인근에서 분양전환가격 결정의 부당함을 토로하는 경기 성남 수정구 고등동 '판교밸리 제일풍경채' 입주자들./고등동 비대위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성남시 수정구 고등동 ‘판교밸리 제일풍경채’ 입주민 215명이 시행사인 ‘성남고등S-1PFV’를 상대로 제기한 정당한 분양전환가격확인 소송 1심에서 법원이 시행사의 손을 들어줬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민간임대 후 분양전환하는 단지에 대해 “분양전환 가격은 임대인이 정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판교밸리 제일풍경채는 판교테크노밸리 북측에 조성된 성남고등공공택지지구에 2020년 건립된 543가구 규모의 민간임대 아파트다. 보금자리주택지구인 고등지구 S-1블록에 2017년 12월 4년 임대 후 우선분양전환 조건으로 입주민을 모집했고, 2020년 4월 입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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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심 판결 “가격 임대인이 정해, 민간임대에서 분양전환 의무 아냐”

    분양전환가격을 두고 임차인들이 반발하면서 갈등이 촉발했다. 입주자 모집 당시 시행사 측은 분양전환시점에 인근 시세의 70~80% 수준의 가격으로 분양전환될 것이라고 안내했다. 그러나 시행사는 의무임대기간 4년 만료를 6개월 앞둔 2023년 10월 84㎡(이하 전용면적) 11억2000만원을 제시했다. 임의 공급되거나 조기분양전환한 가구 등이 올해 6월 11억6000만~12억29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민간임대 입주자들이 추가 자금을 마련해 인근 단지 분양을 받았다면 현재 5억원 이상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었다. 2017년 8월경 고등지구에 분양한 ‘판교밸리 호반써밋’의 84㎡ 분양가는 약 6억1000만원으로, 제일풍경채 최초 입주 당시 보증금 약 5억5000만원과 큰 차이가 없다. 호반써밋은 지난 10월 최고 11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입주자들은 시행사가 제시한 분양전환가격이 부당하고 당초 약속했던 것과 다르다며 2024년 3월 법원에 조정을 신청했으나, 성립되지 않아 소송으로 전환됐다. 이에 대한 1심 판결이 올해 10월 31일 나온 것이다.

    [땅집고] 경기 성남 수정구 고등동 '판교밸리 제일풍경채'.
    법원은 소송의 핵심 쟁점인 분양전환가격 적정성 여부에 대해 시행사 측 손을 들어줬다. 입주자 모집 공고에 별도로 분양전환가격 산정에 관한 기준을 정하지 않고 ‘임대인이 정하는 가격’으로 명시한 점을 들어 시행사의 자율성을 인정했다. 또 자율성 안에서 전문 감정평가법인의 감정평가를 통해 가격을 결정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입주자들에게 “시세의 70~80%로 분양전환할 것”이라고 구두 안내한 것은 효력이 없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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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법원은 “민간건설임대주택으로서 분양전환에 관한 아무런 제한이 없고, 원고들(입주자)에게 분양전환청구권을 부여한 것은 관련 법령상 의무가 아닌 피고(시행사)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에 의한 것”이라며 “분양전환에 관한 조항이 임차인들에게 부당하게 불리하거나 신의성실 원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약관조항이라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공공택지인 보금자리주택지구에 공급됐다고 하더라도 주택유형이 민간임대라는 점에서 시행사의 자율성을 보장해준 것이다.

    입주민들의 기존 4년의 임대차계약 기간은 지난해 4월 종료됐고,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입주민들은 아직 단지에 거주 중이다. 시행사는 분양전환하지 않은 임차인들에게 2026년 4월 19일까지 퇴거하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1심에서 패소한 입주민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8일 NH투자증권, 금융감독원, 농협중앙회 등을 순차적으로 방문하는 집회를 열었다.

    [땅집고] 지난 11월 28일 NH투자증권 사옥 인근에서 분양전환가격 결정의 부당함을 토로하는 경기 성남 수정구 고등동 '판교밸리 제일풍경채' 입주자들./고등동 비대위

    ◇ 입주민 측 “사모펀드가 임대주택 운용, 공공택지 취지 훼손”

    비대위 측은 분양전환과 관련된 갈등이 촉발된 배경에 시행사의 주인이 부동산 디벨로퍼에서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중심의 사모펀드로 바뀐 데 있다고 주장했다. 시행사인 성남고등S-1PFV는 메테우스자산운용이 조성한 사모펀드가 95% 지분을 소유, 운용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이 수탁사로서 업무를 주도하고 있다.

    기존에는 부동산 디벨로퍼 회사인 HMG가 95% 지분을 소유한 특수목적법인인 성남고등S-1PFV를 만들어 판교밸리 제일풍경채 사업을 시행했다. 공공택지에 분양가상한제로 민간분양이 계획됐던 S-1블록은 이재명 시장 재임 시절인 2017년 11월 성남시로부터 민간임대로 변경하는 사업계획변경승인을 받았다.

    2020년 4월 입주 후 1년이 지난 2021년 5월경 메테우스자산운용이 HMG가 보유한 지분 95%를 2000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임차인들은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서 HMG 측과 가구당 7억~8억원 수준에서 조기분양전환을 논의하고 있었지만, 시행사 소유주 변경으로 무산됐다.

    시행사 지배구조가 바뀐 뒤 임차인에 대한 압박이 거세졌다. 입주 2년째인 2022년 1월 시행사 측은 입주자들에게 “남은 2년을 거주하려면 재계약서를 써야 하며,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라”고 요구했다. 성남시와 국토교통부가 “4년 민간임대는 별도 계약갱신 없이 4년간 거주 가능하다”고 밝히자 이러한 요구를 철회했다.

    비대위 측은 “사모펀드가 서민들을 위한 임대주택 사업까지 진출한 것은 공공택지 주거정책 취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일”이라며 “8년 동안 믿은 우선분양 약속이 사모펀드 지분 인수 한 번으로 무너졌고, 앞으로 전국의 민간임대에서 동일한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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