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1.26 15:13 | 수정 : 2025.11.26 16:10
[땅집고] 롯데그룹이 26일 2026년 정기 인사를 단행하고 전면 쇄신에 나선 가운데 그룹 계열사의 주가가 크게 빠져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2.51% 상승했지만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주가는 급락했다. 주주들은 “도대체 인적 쇄신을 위해 임원을 대거 정리했다는데, 주가가 왜 빠지느냐”고 호소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지주의 주가는 이날 오후 2시30분 기준 8.97% 하락했다. 롯데칠성 역시 -4.51%, 롯데케미칼도 -1.88%로 하락세였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지주의 주가는 이날 오후 2시30분 기준 8.97% 하락했다. 롯데칠성 역시 -4.51%, 롯데케미칼도 -1.88%로 하락세였다.
이날 롯데그룹은 고강도 인적 쇄신을 위한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전체 CEO의 3분의1에 달하는 20명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지난 9년간 유지한 사업 총괄 체제를 폐지했고 각 계열사 중심의 책임경영을 강화한다고도 밝혔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부회장,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등 부회장단 전원이 일선에서 물러났다.
고정욱 사장과 노준형 사장이 롯데지주 공동대표이사로 내정됐으며 유통·건설·화학 등 주요 사업군에서 새로운 CEO가 대거 선임됐다. 정현석 롯데백화점 아울렛사업본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롯데웰푸드 대표이사에는 서정호 롯데웰푸드 혁신추진단장 부사장이 내정됐다. 롯데건설 대표이사에는 부동산 개발 사업 전문성 및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역량을 인정받은 오일근 부사장이 승진하며 내정됐다.
하지만 주가는 낙폭이 컸다. 롯데케미칼은 이날 HD현대케미칼과 함께 석유화학 사업재편안을 새로 재출했는데, 롯데지주와 함께 주가가 동반 급락했다. 공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대산공장을 물적 분할하고, 해당 분할회사가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할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말 업계에 부도설 지라시가 돌면서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롯데지주 주가가 급락하자 이날 업계에는 롯데건설의 유동성 위기 관련 지라시가 돌기도 했다.
롯데건설의 재무 상황은 최근 크게 악화한 상황이다. 롯데건설은 영업이익이 5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감소했다. 올해 3분기 수주액이 늘면서 연결기준 매출이 2조276억원에서 2조887억원으로 3% 증가했음에도, 당기순이익이 작년 371억원에서 29억원으로 90% 이상 급감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197%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롯데쇼핑의 경우 주가는 방어했지만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3분기 누적 실적을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각각 2%대씩 감소했다.
세제 혜택을 크게 받을 수 있는 제도인 프로젝트 리츠 시행으로 4조원 규모 롯데칠성 부지 개발 사업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업계 전망에도 불구하고, 롯데칠성 주가는 이날 4% 넘게 빠졌다.
롯데그룹은 지난 5월 비상경영체제에 전면 돌입해 인력 구조조정과 비용 감축에 나섰다. 최근 세븐일레븐과 롯데칠성음료, 롯데멤버스 등 상당수 계열사들이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등 조직 개편과 재무 개선 작업이 진행 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규모 인사는 단기적으로는 새 판 짜기로 해석될 수 있지만, 시장이 당장 보고 싶은 건 실적 개선과 재무 안정성”이라며 “주가 급락은 인사 자체보다 롯데 유통·화학·건설 등 주력 사업군의 기초 체력이 약해졌다는 구조적 리스크를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