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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개 농협 중 2곳 중 1곳이 '고위험'…부실채권 20조 돌파

    입력 : 2025.11.26 13:38 | 수정 : 2025.11.26 13:49

    4년새 4.3배, 16조원 늘어
    [땅집고] 전국 1110개 지역농협이 보유한 부실채권(NPL·3개월 이상 연체 여신) 규모가 사상 처음 20조원을 돌파했다. 4년 만에 4.3배, 약 16조원 급증한 것이다. 지역농협 2곳 중 1곳은 NPL 비율이 전체 여신 대비 5%를 웃돌아 레드라인(위험관리 기준선)마저 넘었다.
    [땅집고]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농협중앙회 사옥. 최근 단위농협 부실이 중앙회로 번지는 구조적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조선일보 DB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대출 관리 부실이 겹친 탓이라고 분석한다. 문제는 지역농협이 지역 주민과 농업인 대상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핵심 기관이란 점이다. 부실채권을 관리하지 못하면 지방 금융시스템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6월말 전국 1110개 지역농협의 NPL 규모는 총 20조4192억원으로 4년 전인 2021년 6월(4조7056억원)보다 약 16조원, 비율로는 4배 이상 폭증했다. 같은 기간 총 여신은 308조원에서 379조원으로 23% 늘어나는데 그친 점과 비교하면 부실 증가 속도가 여신 성장과 비교해 20배나 빠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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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농협 NPL이 20조원을 넘은 건 2011년 통계 집계 이후 14년 만에 최초다. 전체 지역농협의 NPL 비율도 같은 기간 평균 1.6%에서 5.4%로 올랐다. NPL 평균 비율 역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NPL 비율 5%는 금융당국이 상호금융권에 적용하는 레드라인이다. 이 비율을 넘기면 충당금 적립 부담이 급증하고 사실상 신규 대출도 제한된다. 지역농협 전체가 사실상 심각한 위험에 노출된 셈이다.
    /조선DB

    전체 지역농협 1110곳 중 절반 가까운 515곳이 NPL 비율5%를 넘었다. 이 가운데 116곳은 고위험군으로 꼽히는 10%를 넘었다. 일부 조합은 NPL 비율이 20~30%에 달해 정상 영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NPL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A농협으로 34.5%에 달했다. 다음으로 B농협, C농협, D농협, E농협, F농협, G농협 등 6곳은 20%를 넘겼다. E농협은 NPL 규모가 1971억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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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가 더 문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역농협은 지역 기반 대출 비중이 높아 부동산 가격 하락에 가장 먼저 충격을 받는다”며 “당분간 부동산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워 부실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김기현 엔플랫폼 대표도 “부실이 지역농협이 아니라 상호금융 전체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위험”이라며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중소 지역농협에 대한 선제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더구나 지금은 NPL 물건이 없어서 못 사는 시대가 아니라, 공급이 넘치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역농협 NPL 해소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안영효 바른NPL대부 의장은 “NPL이 쌓이는 것을 두고만 볼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가능하면 빠르게 시장에 매각하고 유동화해야 한다”면서 “최근 NPL 매입 수요는 대형 금융사뿐 아니라 자산가, 시행사, 대부업체, 중소형 자산운용사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고 했다.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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