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1.23 16:22 | 수정 : 2025.11.23 16:23
[땅집고] 이재명 정부가 첫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지 5달 만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5년여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는 집값 안정화를 위해 6월 취임 후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6·27 대책’을 선보인 뒤, 공급 계획을 담은 ‘9·7대책’ 규제지역을 대폭 확대한 ‘10·15대책’을 연이어 발표했다.
23일 KB부동산이 발표한 11월 전국 주택가격동향(10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1.72% 올랐다. 2020년 9월(2.00%) 이후 5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지난달(1.46%) 올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상승폭이 0.26%포인트 더 늘었다. 18개월 연속 상승세다.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10·15 대책 발표 이후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고강도 대출 규제와 2년 실거주 의무 부여로 거래가 위축되고 매물이 감소한 가운데, 향후 가격 상승 기대감 등으로 소수 매물이 높은 가격에 팔리면서 상승 폭이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3.94% 상승한 동작구다. 2018년 9월(4.4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흑석뉴타운, 신길뉴타운을 중심으로 신축 아파트가 포진해 있다.
흑석동 ‘흑석한강센트레빌1차’ 전용 84㎡는 지난 달 18일 직전 거래가격 21억원(13층)보다 3억5000만원 높은 24억5000만원(13층)에 팔리면서 신고가 기록을 세웠다. 10·15 대책 적용 5일간 나타난 ‘막차 수요’로 풀이된다.
이외에 성동구(3.85%), 광진구(3.73%), 마포구(3.41%), 송파구(2.74%), 중구(2.70%), 강동구(2.35%) 등 한강벨트 권역을 중심으로 순위권에 들었다.
서울에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 지역은 없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지역들도 가격 상승 대열에 합류한 셈이다.
서울 아파트 매수세는 인근 지역으로도 확산하는 추세다. 경기(0.49%), 인천(0.02%) 모두 상승했다. 경기도는 분당구(3.81%)와 수정구(2.91%), 광명시(2.36%), 하남시(2.18%), 과천시(2.00%), 용인시 수지구(1.87%) 순이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41%로 전월(0.28%) 대비 오름폭이 0.13%포인트 확대됐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