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1.23 06:00
인도 위 ‘흉기’된 전동킥보드
인프라 없이 킥보드 업체 배만 불려준 정부
“7000명 다쳤는데도 아무도 책임 없다”…퇴출 요구 급증
[땅집고] “대치동 학원가 하교 시간이 되면 전동 킥보드 수대가 인도 위를 지그재그로 질주해요. 인도 주행 불법인데, 누구도 단속하지 않아요. 하루에도 몇 번씩 생명의 위협을 느낍니다. 왜 주택가 인도를 걸어다니면서 킥보드에 치여 죽을 것을 걱정하며 살아야하죠?”(서울 강남구 주민 박모씨·40)
“킥보드가 사람에게 정면으로 돌진하면 어느 쪽으로 피해야 할 지 막막해요. 길거리에 킥보드가 아무렇게나 널브러져있고, 불법 주행이 판을 쳐 사람이 죽어나가는데 이렇게 나라가 방치할 수가 있나요. 이게 선진국인가요? 대체 누가 허용했나요. 이런 양아치 개법이 어딨나요.”(경기 고양시 주민 송모씨·39)
최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서 전동킥보드로 사고로 30대 여성이 중태에 빠졌다. 이 여성은 어린 딸과 함께 편의점에서 간식을 사서 나오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사고 운전자는 중학생 2명으로 이들은 2종 원동기 면허가 없고 안전모도 착용하지 않은 상태로 킥보드를 몰았다. 딸을 감싸안다 킥보드에 치인 엄마는 바닥에 머리를 부딪혀 두개골이 골절됐다. 경찰은 전동킥보드를 몰던 여중생 2명을 보호자와 함께 조사하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하기로 했다.
지난 6월엔 고등학생이 몰던 전동 킥보드가 공원에서 산책하던 노부부를 덮쳐 부인이 사망한 사고도 있었다.
전동킥보드가 무단 인도 주행과 무면허 운전으로 주거 환경을 위협하는 신종 흉기로 떠올랐다. 학원가, 주택가 등에 불법 주행자들이 난무하지만 법의 사각지대로 제대로 단속되지 않고 있어 선량한 보행자의 목숨을 위협한다는 비판이다.
인프라 없이 킥보드 업체 배만 불려준 정부
“7000명 다쳤는데도 아무도 책임 없다”…퇴출 요구 급증
[땅집고] “대치동 학원가 하교 시간이 되면 전동 킥보드 수대가 인도 위를 지그재그로 질주해요. 인도 주행 불법인데, 누구도 단속하지 않아요. 하루에도 몇 번씩 생명의 위협을 느낍니다. 왜 주택가 인도를 걸어다니면서 킥보드에 치여 죽을 것을 걱정하며 살아야하죠?”(서울 강남구 주민 박모씨·40)
“킥보드가 사람에게 정면으로 돌진하면 어느 쪽으로 피해야 할 지 막막해요. 길거리에 킥보드가 아무렇게나 널브러져있고, 불법 주행이 판을 쳐 사람이 죽어나가는데 이렇게 나라가 방치할 수가 있나요. 이게 선진국인가요? 대체 누가 허용했나요. 이런 양아치 개법이 어딨나요.”(경기 고양시 주민 송모씨·39)
최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서 전동킥보드로 사고로 30대 여성이 중태에 빠졌다. 이 여성은 어린 딸과 함께 편의점에서 간식을 사서 나오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사고 운전자는 중학생 2명으로 이들은 2종 원동기 면허가 없고 안전모도 착용하지 않은 상태로 킥보드를 몰았다. 딸을 감싸안다 킥보드에 치인 엄마는 바닥에 머리를 부딪혀 두개골이 골절됐다. 경찰은 전동킥보드를 몰던 여중생 2명을 보호자와 함께 조사하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하기로 했다.
지난 6월엔 고등학생이 몰던 전동 킥보드가 공원에서 산책하던 노부부를 덮쳐 부인이 사망한 사고도 있었다.
전동킥보드가 무단 인도 주행과 무면허 운전으로 주거 환경을 위협하는 신종 흉기로 떠올랐다. 학원가, 주택가 등에 불법 주행자들이 난무하지만 법의 사각지대로 제대로 단속되지 않고 있어 선량한 보행자의 목숨을 위협한다는 비판이다.
☞나에게 딱 맞는 아파트, AI가 찾아드립니다
◇무면허·무헬멧·무단 인도주행, 단속없이 난장판…안전한 주거지까지 위협
도로교통법상 전동킥보드(개인형 이동장치·PM)는 원동기 면허 이상을 소지한 만 16세 이상만 운전할 수 있다.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돼 차도나 자전거도로에서만 주행해야 한다. 사용자는 반드시 안전장치(헬멧)을 착용해야 한다. 또 인도에서 타면 불법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이 같은 사항을 지키지 않은 불법 주행으로 길거리가 난장판이 되고 있다. 도로에서만 탈수 있다고 법이 정해놨지만, 단속이 미비해 대부분의 지역에서 인도 주행을 하는 전동킥보드를 흔하게 마주칠 수 있다. 무면허 운전도 문제다. 공유 전동킥보드의 경우 운전면허 인증 절차가 허술해 면허가 없어도 문제없이 대여가 가능하다. 공유형 킥보드는 인도에 아무렇게나 방치돼 눈살을 찌푸리게하기도 한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누군가 전동킥보드를 방치해 주민의 공분을 산 사례도 있다. 방치된 킥보드를 지자체가 견인하는 제도도 마련되지 않았다.
정부의 적극적인 예방조치와 단속이 부재한 탓에 전동킥보드로 인한 사고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2년간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 사고는 7007건이나 발생했다. 이중 무면허 사고는 3442건에 달했다.
◇2020년, 여야 합의해 전동킥보드 규제완화…현행법상 ‘인프라·안전 대책·제재 권한’ 어디에도 없어
☞AI가 매칭해 준 내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집은 어디?!
업계에서는 전동킥보드가 무방비로 관리된 것에 여야 모두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2020년 국회에서 당시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 발의로 전동킥보드를 자전거와 동일하게 취급해 만13세 이상이면 면허 없이 탈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개정안은 당시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재옥 자유한국당 의원,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이 2016년부터 2019년 사이 전동킥보드 상용화에 대해 발의한 원조 법률안을 토대로 국회가 위원회 대안으로 본회의에 제출한 것이다. 하지만 전동킥보드로 인한 사고가 폭증하자, 그해 11월 정부와 국회가 서둘러 다시 규제를 강화하는 개정 법률안을 마련했다. 자전거와 달리 16세 이상으로 사용자 연령을 높이고, 무면허 운전 금지, 안전장치를 착용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인도 주행은 본래부터 금지됐지만, 단속만 좀 더 강화했다. 하지만 이미 공유킥보드 업체가 거리를 이미 장악한 뒤여서 지금처럼 관리 체계가 부실해졌다.
지자체가 단속할 권한도 모호하단 지적이다. 전동킥보드 운영은 공유기기 대여사업으로 신고만 하면 운영할 수 있다. 자동차처럼 사업·인허가 제도로 운영되지 않는다. 일본, 파리, 싱가포르는 별도 법률로 허가·면허제를 운영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관련 법이 미비한 상태다.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는 지자체에 사업 신고만하면 무제한으로 기기를 해당 지역에 투입할 수 있다. 지자체가 허가권자가 아니기에 킥보드 사업체에 운영을 중단하게 할 권한도 없고, 견인해갈 권한도 사실상 없다. 업체는 물량만 무제한 늘리고 관리에 전혀 신경을 안 써도 되는 셈이다. 경찰이 도로교통법을 근거로 인도주행 등을 단속할 수는 있지만 자동차 사고가 더 우선이어서 업무 순위가 밀리고 있단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어찌보면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전동 킥보드가 다닐 수 있는 전용 도로와 인프라 체계 등을 마련하지도 않고, 성급하게 법안만 만들어 킥보드 업체들의 배만 불린 셈”이라며 “그 사이 국민들 7000명이 전동킥보드로 인한 사고를 당했다”고 했다.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