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500명 토지주와 1000번 협상…日 아자부다이힐스는 32년의 기다림"

    입력 : 2025.11.21 06:00

    [위기의 디벨로퍼…미래 생존 전략은?] ② 모리 히로오 日 모리빌딩 부사장

    일본 도쿄 직주락 복합모델 개발
    ‘버티컬 가든 시티’로 구현
    아자부다이힐스 완공까지 32년 걸려

    국내 디벨로퍼 업계가 고금리·땅값 상승·수요 위축의 삼중고에 빠진 가운데,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한국부동산개발협회(KODA) 창립 20주년 컨퍼런스에서 글로벌 개발사들이 미래 생존 전략을 제시했다. 글로벌 디벨로퍼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한국 시장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가 이어졌다.

    관련기사: MDM 문주현 "8번 유찰된 땅에 5조 베팅…한국형 컴팩트시티 롤모델"

    [땅집고] “도시 문제 해결은 직·주·락(직장·주거·여가) 집약의 ‘버티컬가든 시티’…30년 걸려도 끝까지 간다”

    두 번째 연사로 나선 모리 히로오 일본 모리빌딩 부사장은 도쿄 대형 재개발의 상징인 롯폰기힐스·토라노몬힐스·아자부다이힐스를 예로 들며 “도시 개발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땅집고] 모리 히로오 모리빌딩 부사장이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디벨로퍼 컨퍼런스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모리빌딩은 일본 도쿄의 대형 복합개발을 주도해 온 디벨로퍼로, 한 지역을 통째로 재편하는 ‘버티컬 가든 시티(Vertical Garden City)’ 모델을 구축해왔다. 그는 “도시는 확장보다 압축 개발로 가야 한다”며 “안전·환경·문화예술을 결합한 직주락(Work-Live-Play) 복합도시가 미래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모리 히로오 부사장은 강연에 앞서 세계 도시 경쟁력 평가(GPCI) 결과를 언급했다. “올해 조사에서 1위 런던, 2위 뉴욕, 3위 도쿄, 6위 서울이 선정됐다”며 “도쿄는 뚜렷한 장점이 있다기보다 각 요소가 균형 잡힌 도시이며, 이러한 균형을 강화하는 개발 철학이 모리빌딩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리의 개발 철학을 ①안전과 보안 ②친환경·환경 ③문화·예술의 세 가지 원칙으로 요약했다. 대표 프로젝트는 ‘롯폰기힐스’다.

    1986년 도시 재개발 사업지로 지정된 이후 2003년 완공되기까지 17년이 걸렸다. 기존 300여 채의 노후 주택과 좁은 골목을 걷어내고, 연면적 76만㎡ 규모의 주거·업무·상업 복합단지를 조성했다. 238m인 지구 내 초고층 건물 모리타워엔 미국 골드만삭스·구글 등 굵직한 해외 기업이 입주했다.

    이후 완공된 토라노몬힐스(2014년), 아자부다이힐스(2023년)는 각각 7000억엔(6조5000억원), 6400억엔(6조원)이 투입된 일본 최대 규모 도시 재개발 사업이다.

    [땅집고] 모리빌딩이 개발한 '아자부다이 힐스' 저층부 전경./모리빌딩


    특히 아자부다이힐스는 1989년 시작해 2023년 완공되기까지 32년이 걸린 프로젝트다. 500여 명의 토지 소유주와 연간 130회 이상의 설명회를 진행하면서 협의를 거쳐 추진됐다. 1000번이 넘는 협상 끝에 완성한 도심 재생의 대표작이다. 아자부다이힐스 핵심 빌딩인 모리JP타워는 330m로 일본에서 가장 높다. 그러면서도 재개발 전보다 다섯 배 이상 넓은 약 2만4000㎡의 녹지를 갖췄다.

    모리 히로오 부사장은 “도시 재개발은 한 세대, 혹은 두 세대가 걸리는 작업”이라며 “접근성 개선·골목길 정비·녹지 조성 등을 통해 도시의 안전성과 회복력을 높이는 작업이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버티컬 가든 시티는 도보 10분 생활권 안에 직장·주거·여가·문화 기능을 집약시키는 모델”이라며 “도시를 다시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 아니라 시민과의 신뢰”라고 강조했다. /hongg@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