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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손예진, 박진영도 살던 경기도 '그 동네', 집값 폭락에 미분양 속출

    입력 : 2025.11.21 06:00

    [땅집고] 서울 광진구에서 43번 국도를 따라 차로 10분가량 달리면 경기 구리시 아천동에 위치한 ‘아치울마을’이 나타난다. 행정구역은 구리시에 속하지만 생활권은 서울과 맞닿아 있고, 한강과 아차산·용마산·망우산이 둘러싸는 지형 덕에 오래전부터 ‘서울 뒤편의 숨은 주거지’로 불려온 곳이다. 산자락을 따라 고급 주택이 늘어서며 조용한 이미지가 강했지만, 대중적 관심을 끌기 시작한 건 최근 유명 연예인들의 이주가 이어지면서부터다.

    2013년 가수 박진영을 시작으로 배우 현빈·손예진 부부, 나나, 한소희, 축구선수 김민재 등 유명인들이 이 일대 주택을 매입했고, 일부 단지는 분양 물량 절반 가까이가 연예인에게 돌아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연예인 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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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집고] 경기 구리시 아천동 아치울마을에 위치한 한 고급주택. /김혜주 기자


    ◇게이티드 시스템 표방했지만…지형· 단독주택 설계상 보안 한계 지적

    하지만 외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연예인에게는 주거 프리미엄이었을지 몰라도 일반 실수요자에게는 생활 제약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인프라를 이용하지 않으면 생활 편의가 크게 떨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치울마을은 자연환경과 프라이버시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입지 조건만 놓고 보면 한계가 분명하다. 마을 초입부를 제외하면 편의시설이 거의 없고, 대형마트·병원·문화시설은 모두 광진구나 강동구로 나가야 한다. 도보로 이용할 학교도 없어 가장 가까운 초등학교인 구리 토평초까지 차량으로 15분이 소요된다. 대치동·목동·중계동 등 주요 학원가와의 거리도 만만치 않아 학령기 자녀를 둔 가정에는 부담이 크다.

    교통 여건도 비슷한 평가를 받는다. 지도상 2차선 도로가 나있지만 폭이 좁아 차량 교행이 쉽지 않고, 버스 정류장까지도 언덕길을 10분 이상 걸어야 한다. 지하철 도보 접근성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차량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구조가 일반 실수요자의 선택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땅집고] 경기 구리시 아천동 아치울마을 입구./김혜주 기자


    보안 역시 기대와는 거리가 있다. 서울 최고급 주거지인 한남동처럼 외부 접근을 철저히 차단하는 게이티드(Gated) 단지를 연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출입구 초소가 있을 뿐 외부인의 진입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구조는 아니다. 최근 배우 나나가 인근에서 피습당한 사건 이후 산 지형으로 둘러싸인 특성상 감시 사각지대가 많고, 일부 단지는 담장 높이가 낮아 보안 수준이 생각만큼 높지 않다는 점이 다시 부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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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 연예인 이주에도 기축 단지 가격 정체…환금·투자성 떨어져

    이 같은 입지 한계는 시장 가격에서도 확인된다. 유명 연예인 입주가 이어졌음에도 기존 단지 가격은 정체되거나 오히려 하락했다. 아천동 ‘아치울빌리지’ 전용 74㎡는 2022년 5억5000만원에서 2025년 4억4800만원으로 떨어졌고, ‘아치울팰리스’도 7년 동안 2000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단지 연식과 제한된 수요, 낮은 거래량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2023년 분양한 고급 단지 ‘아르카디아 시그니처’의 경우 전체 8가구로 규모가 작음에도 분양 후 2년이 지난 지금까지 미분양을 모두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가수 모모가 매입한 67평형이 42억7000만원, (3.3㎡)1평당 약 6300만원에 거래되며 주목을 받았지만, 수요층이 좁고 거래 기반이 약하다 보니 환금성·투자성이 낮아 실수요자들의 접근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아치울마을의 수요층이 극도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아치울마을은 자연환경이나 프라이버시 면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생활 편의·접근성·보안 등 기본 주거 조건에서 제약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수요가 좁은 만큼 일반 실수요자와 투자자에게는 접근이 쉽지 않은 특수한 주거지”라고 설명했다.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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