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1.19 06:00
신세계, 알리바바와 6조원 합작법인 설립
정용진 회장이 초대 의장
쿠팡, 네이버에 밀린 지마켓 재도약 가능할까
[땅집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중국 알리바바와 손잡고 전자상거래 시장 공략에 나선다. 신세계와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이 설립한 합작법인(JV) ‘그랜드오푸스홀딩스’의 초대 이사회 의장으로 정 회장이 직접 이름을 올리며, 12년 만에 등기이사로 복귀했다.
정용진 회장이 초대 의장
쿠팡, 네이버에 밀린 지마켓 재도약 가능할까
[땅집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중국 알리바바와 손잡고 전자상거래 시장 공략에 나선다. 신세계와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이 설립한 합작법인(JV) ‘그랜드오푸스홀딩스’의 초대 이사회 의장으로 정 회장이 직접 이름을 올리며, 12년 만에 등기이사로 복귀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와 알리바바는 최근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스’의 이사회를 출범시켰다. 초대 의장은 정용진 회장이 맡았으며, 이사회 구성원으로는 장승환 G마켓 대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 제임스 동 AIDC 인터내셔널 마켓플레이스 사장 등 총 5명이 참여했다.
이번 행보는 정 회장이 직접 ‘G마켓 부활’ 프로젝트를 지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쿠팡과 네이버에 밀려 고전 중인 G마켓을 살리기 위한 ‘정용진 카드’가 본격 가동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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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회장, 12년 만에 등기이사 복귀
정용진 회장이 사내이사로 복귀한 것은 2013년 이후 12년 만이다. 그는 2013년 3월 이마트 사내이사 임기를 1년 남기고 등기임원에서 물러난 뒤, 줄곧 미등기임원 신분으로 그룹을 경영해 왔다.
미등기임원은 주주총회 결의 없이 보수를 정할 수 있고, 법적 리스크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번 복귀를 통해 정 회장은 경영 책임과 영향력을 전면에 드러내며 ‘전자상거래 재도약’을 진두지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신세계와 알리바바는 합작법인 설립을 위해 각각 50%씩 현물출자했다. 합작법인의 기업가치는 약 6조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신세계는 이마트 자회사인 아폴로코리아가 보유한 G마켓 지분 100%를 ‘그랜드오푸스홀딩스’에 현물출자해 지분 50%를 확보했다. 알리바바는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지분과 현금을 출자해 나머지 50%를 보유했다. 올해 9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을 받고 출범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작으로 양사의 강점을 결합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 네이버와 맞설 ‘제3축’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알리바바는 글로벌 물류망과 가격 경쟁력을, 신세계는 국내 유통 네트워크와 브랜드 신뢰도를 각각 강점으로 가진다.
일각에선 합작법인이 3년 내 기업공개(IPO)에 실패할 경우 신세계 보유 지분을 알리바바가 인수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됐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신세계그룹 측은 IPO와 매각 추진설에 대해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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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조4400억 인수’ G마켓의 부활이 관건
정용진 회장이 이번 JV에서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는 ‘G마켓 부활’이다.
신세계는 2021년 3조4400억원을 들여 G마켓 지분 약 80%를 인수했는데, 이는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이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G마켓은 인수 첫해에만 흑자를 기록한 뒤 2022년, 2023년 연이어 영업손실을 냈다.
G마켓 올해 3분기 매출은 18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244억원에 달했다. 적자가 이어지면서 그룹 주력인 이마트의 연결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고, 일각에서는 G마켓 매각 가능성까지 제기돼왔다.
이제 정용진 회장이 직접 전면에 나서면서, 신세계가 전자상거래 부문에서 다시 한번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직접 합작법인 의장으로 이름을 올린 건, 단순한 투자 이상의 ‘승부수’로 봐야 한다”며 “쿠팡 독주 체제에 균열이 생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