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1.18 06:00
[건설사 기상도] DL이앤씨, 체질 개선 평가에도 올해 실적 목표치 하향
플랜트 부문 신규 수주-수주 잔고 축소…주택 부문 신규 수주 확보 과제
[땅집고] 원가율 개선에 공을 들여온 DL이앤씨가 올해 3분기 만에 지난해의 영업이익 기록을 넘기는 등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올해 실적 목표치가 당초보다 크게 하향 조정됐다.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수주 잔고가 감소하고 있어 대형 정비사업 시공권 수주가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플랜트 부문 신규 수주-수주 잔고 축소…주택 부문 신규 수주 확보 과제
[땅집고] 원가율 개선에 공을 들여온 DL이앤씨가 올해 3분기 만에 지난해의 영업이익 기록을 넘기는 등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올해 실적 목표치가 당초보다 크게 하향 조정됐다.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수주 잔고가 감소하고 있어 대형 정비사업 시공권 수주가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DL이앤씨는 최근 잠정 실적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2025년 3분기 매출 1조9070억원, 영업이익 1168억원, 신규수주 3조167억원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1%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1.8%포인트(p) 상승했다. 올해 2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으로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누적 영업이익은 이미 지난해 1년의 수치를 넘겼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3239억원으로, 지난해의 연간 영업이익(2709억원)을 초과했다.
☞경매 초보도 돈버는 AI 퀀트 나왔다…땅집고옥션, 백발백중 투자법 제시
◇ “대형사 중 가장 먼저 체질 개선” 평가에도 목표치 하향…플랜트 먹거리 고갈 여파
매출은 소폭 감소했음에도 영업이익이 늘어난 배경에는 원가율 개선이 있다. DL이앤씨 전체 사업의 원가율은 올해 3분기 86.6%, 누적 87.7%로 나타났다. 사업 부문 별로는 3분기 기준 주택 사업은 82.6%, 토목 109.5%, 플랜트 85.9%로 나타났다.
특히 주택 부문 원가율은 개선 추세가 뚜렷하다. 2023년 91.9%, 2024년 90.7%에서 올해 누적 86.6%까지 낮아졌다. 원자잿값 급등 이전인 2021~2022년에 착공한 저마진 사업장이 주택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 71.2%에서 큰 폭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올해 준공 예정인 DL이앤씨 주택사업장은 13곳인데, 연말이 되면 저마진 사업장의 매출 비중이 37%까지 줄어들게 된다. IBK투자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상반기 고원가 현장 준공으로 진행된 효과가 이어지며 대형 건설사 중 가장 먼저 주택 부문 체질 개선이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올해 3분기까지 실적 개선세가 눈에 띄지만, DL이앤씨는 올해 목표치를 당초 세웠던 계획 대비 하향했다. 올해 가이던스를 매출 7.5조원, 영업이익 3800억원, 수주 9.7조원으로 변경했다. 기존 가이던스는 매출 7.8조원, 영업이익 5200억원, 수주 13.2조원이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3239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4분기에는 600억원 내외로 급감할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플랜트 부문 수주 축소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플랜트 부문에서 3분기에만 6990억원의 매출이 발생했고, 4분기에는 5000억원정도의 매출이 예상된다. 하지만 3분기 신규 수주는 264억원, 누적 1415억원에 그치고 있다.
☞외국기업 주재원·유학생들이 선호하는 블루그라운드, 글로벌 단기임대 1위 지금 예약하세요
미래 먹거리라고 할 수 있는 수주잔고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전체 수주잔고는 지난해 연말 30조 1778억원에서 3분기 말 27조6463억원으로 줄었다. 플랜트 부문에서는 작년 말 4조7249억원에서 3분기 말 2조7675억원으로 감소했다. 해외 비료 프로젝트 사업 지연, 국내 발전 프로젝트 입찰 포기 등의 여파다. 2026년에는 대규모 사업인 샤힌 프로젝트, GTPP 준공이 예상돼 하반기 이후 매출 자체가 축소될 우려가 큰 상황이다.
◇ 매출 위한 선제적 조치, 신규 수주 필요…성수·목동 스텝 꼬이나
건설업계에서는 플랜트 부문 수주 잔고 감소로 매출 축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선전을 이어가고 있는 주택 부문이 지탱해줘야 한다고 보고 있다. 선별 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는 만큼 핵심 입지의 대형 사업장 수주가 결정적일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는 “원가 상승 요인에 대한 보수적 선반영의 실적 관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외형 성장이 제한적인 가운데, 매출 반등에 선제적으로 필요한 신규 수주 확대가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DL이앤씨가 수주한 핵심 지역 시공권은 ‘한남5구역’ 재개발 사업이다. 공사비 1조7000억원 규모로, 한남뉴타운에 총 2400여가구 ‘아크로한남’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다음 스텝이 벌써 꼬이기 시작했다. 오랜 기간 공을 들였던 성동구 ‘성수2전략정비지구’는 지난달 28일 마감한 시공사 선정 입찰에 불참했다. 당초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와 3파전을 펼쳤지만, 조합장과 포스코이앤씨 OS(홍보)요원 간 문제, 삼성물산의 불참 등으로 DL이앤씨 수의계약이 유력했다.
그러나 조합 측이 경쟁 입찰을 염두에 두고 수의계약 절차 불이행을 예고하면서 DL이앤씨도 최종 불참을 결정했다. 조합 정상화가 선행돼야 하는데, 정비업계에서는 연내 재입찰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진행될 것이 유력한 양천구 ‘목동6단지’ 재건축 시공권 수주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목동 재건축 업계 관계자는 “DL이앤씨가 목동 1호 재건축 단지인 6단지의 상징성을 보고 ‘아크로’를 내세우며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도 “조합원들은 삼성물산 ‘래미안’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서 실제 경쟁이 벌어지면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