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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의 눈물, 규제지역 제외 직후 집값 더 하락

    입력 : 2025.11.12 06:00

    10·15 대책 후 수도권 들썩이는데…일산만 ‘요지부동’
    “30년 전엔 분당과 같았는데”…‘직주분리'의 대가

    [땅집고] 최근 정부의 10.15 대책 발표 후 경기 화성, 구리, 남양주 등 비규제지역 아파트값이 들썩이는 가운데, 이들보다 서울이 가깝고 교통 호재도 많은 비규제지역 고양시 집값은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이다.

    고양 일산 신도시가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서 벗어난 몇 안 되는 서울 인접지역이고 인프라도 우수하지만, 일자리 유치가 안 돼 자족기능이 떨어진다는 점이 집값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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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집고] 경기 고양시 일산 신도시. /땅집고DB

    ◇ 10.15 대책 발표 후, 고양시 3개 구 모두 집값 하락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첫째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조사에서 경기 고양시에 속한 3개구 일산동구, 일산서구, 덕양구 모두가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였다.

    고양시 전체가 -0.05%, 덕양구는 -0.02%, 일산동구는 -0.01%, 일산서구는 -0.03%로 모두 전주보다 하락폭이 비슷하거나 확대됐다. 일산 신도시 인근이 파주시도 전주 -0.06%에서 -0.11%로 하락했다.

    같은기간 동탄 신도시가 있는 비규제지역 화성시는 전주 0.13% 대비 두 배 가까운 상승폭인 0.26%로 상승했고, 구리(0.18→0.52%), 남양주(0.08→0.09%) 각각 크게 올랐다.

    지난 10월15일 정부는 서울 전역과 경기도 일부 지역을 규제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고양시는 화성시, 남양주시, 구리시 등과 함께 규제지역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다른 지역과 달리 고양시는 집값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일산 신도시에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 노선 역세권이면서, 신축 단지가 몰린 대화동 킨텍스 일대조차 아파트값이 요지부동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포레나킨텍스’ 84㎡는 지난 9월17일 11억2000만원에 거래됐지만, 대책 발표 이후 10월20일 10억7000만원, 이달 들어서 11억원 정도 선에 거래되고 있다. 가격이 오히려 하락했다.

    장항동 킨텍스원시티1블록 같은 주택형도 지난해에 12억9200만원에 팔려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올해 내내 그 이상 오르지 않았고, 대책발표 이후 12억2500만원, 12억8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1기 신도시 선도지구에 든 후곡마을3단지현대 101㎡는 지난 7월 7억27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아예 거래가 끊겼다.

    ◇왜 일산만 ‘풍선효과’ 비껴갔나…30년 내내 베드타운, 집값 발목잡아

    일산 신도시는 대기업 본사나 산업단지가 거의 없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 화성시 동탄 신도시처럼 대기업 산업단지가 조성돼 인구가 늘어나는 구조가 아니라, 대부분의 주민이 서울로 출퇴근해야 하는 전형적인 베드타운으로 조성됐다.

    30년 전에 일산 신도시는 분당 신도시와 비슷한 수준의 아파트 가격대를 형성했지만, 분당은 이후 약 10배 가량 집값이 올랐고, 일산은 최대 5배에 그쳤다. 일자리와 강남 접근성이라는 두 요인이 곧 자산가치가 된다는 학습효과가 뿌리깊게 자리잡게 된 사례로 남았다.

    고양시에 조성되는 3기 신도시 창릉지구와 그린벨트 해제 개발지역인 대곡역세권지구 등에는 아직까지도 뚜렷한 대기업 입주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3기 신도시 부천대장에는 SK그룹 입주가 확정됐고, 남양주 왕숙지구에도 카카오가 AI디지털허브 구축을 위해 투자를 검토하고 있단 점을 고려하면 고양시는 앵커기업 유치가 여전히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장항동 킨텍스 일대에 장기간 추진됐던 K-컬쳐밸리 사업도 CJ그룹이 개발에 참여하려다 경기도와의 갈등으로 결국 무산됐다. 국내에 시설이 우수한 대형 아레나가 없는 상황에서 예정대로만 개발이 진행됐다면, K팝이 주목받는 현재 GTX 개통과 맞물려 관광객 유입이 컸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나마 강남으로 직결되는 GTX-A 교통 호재가 남아있지만, 강남 삼성역 개통이 언제쯤 이뤄질 지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집값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GTX 개통 전까지, 또 실제 그 효과를 체험하기 전까지는 거래가 늘지 않을 것이라는 관망론이 우세하다.

    단지 대부분이 노후한 점도 문제다. 일산 신도시는 대부분은 입주 30년차를 넘겼고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하나둘 생겼지만 속도가 더딘 편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1기 신도시 특별법’이 있지만, 분당과 달리 가격이 정체되면서 거래 심리 자체가 얼어붙은 상태다. 지금 구입하더라도 재건축해 입주하기까지 시간이 너무 길고, 사업성이 나올만큼 가격이 오를 수 있는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대책을 비껴가고, 교통 호재가 있다는 정도로는 집값 정체가 해결되기 어렵다”며 “대기업 등 일자리 유치가 이뤄지고 자족기능이 갖춰지지 않는 한 집값이 오르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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