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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만 900가구 논란' 은마, 일반분양 300가구 늘어날 수도

    입력 : 2025.11.10 09:41 | 수정 : 2025.11.10 10:38

    정비사업 임대 주택 완화, 재건축에는 신속 적용 가능
    재개발과 형평성 우려, ‘양질의 임대주택’ 정책과 충돌 우려

    [땅집고]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 시사한 정비사업 임대주택 물량 완화 구상에 대해 재건축 사업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법령 개정이 선행돼야 하는 재개발 사업은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오 시장은 지난달 30일 2026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정비사업 임대주택 물량 완화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재건축과 재개발에서 사업성 저해하는 임대주택을 줄이는 방안 등을 융통성 있게 조정하는 것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인허가 절차 완화 등 그간의 정책과 달리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이라고 평가가 나온다.

    [땅집고] 지난 10월 30일 서울시 예산안을 발표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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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대 주택 완화, ‘재건축 상징’ 은마에 적용하면?

    임대주택은 재건축, 재개발 사업 추진에 있어서 큰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기존보다 늘어난 가구 수에서 일반분양 물량이 줄어들어 사업 수익이 적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입주 후에는 분양 가구와 임대 가구 간 갈등까지 발생할 수 있다.

    서울시 권한 내에서 임대물량 완화는 재건축은 신속하게 적용할 수 있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허용용적률에서 법적상한용적률까지 증가분 중 재건축은 30~50%를 임대 주택으로 건설해야 한다. 서울시 조례에는 50%로 정해놓았는데, 개정된다면 재건축 임대 물량은 용적률 증가분의 30%까지 줄일 수 있다.

    오 시장의 말처럼 임대 주택 완화를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적용하면 일반분양 물량을 300가구 가까이 추가 확보할 수 있다. 은마는 최고 49층 5893가구로 재건축되며, 공공임대는 909가구다. 이 중 법적상한용적률 완화에 따른 물량은 676가구(전용 59㎡), 나머지 233가구(전용 59㎡ 137가구·전용 76㎡ 96가구)는 용적률 특례에 따른 물량이다.

    [땅집고]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강남구

    조례 개정으로 정비계획안을 변경한다면 법적상한용적률 완화에 따른 임대 주택은 676가구에서 272가구 줄어든 405가구가 된다. 일반분양 물량은 전용 59㎡ 272가구가 늘어난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일반분양가 추정치 3.3㎡(1평)당 8000만원을 기준으로 5400억원 이상이다.

    강남권의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임대 물량을 줄이면 일반분양이 늘어나고 그만큼 사업의 수익이 커지기 때문에 사업 추진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도정법에 따르면 일정 비율을 임대주택으로 건립하도록 했다”며 “그간 서울시는 용적률 상향, 사업성보정계수 등으로 정비사업 인센티브를 부여했는데, 추가로 임대 비율 조정을 논의해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 재개발과 형평성 우려…‘소셜믹스’도 관건

    재건축 사업에서는 확실한 이점이 될 수 있지만, 재개발 사업에서는 한계가 있다. 재건축과 달리 재개발 사업은 용적률 증가분의 50~70% 이내에서 조례로 정할 수 있는데, 서울시는 이 역시 50%로 정해놓았다. 조례 개정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조례를 개정해 재건축 사업장 임대 비율을 30%로 완화하면 재개발과 20%포인트(p)가 차이가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시는 재건축 임대 완화 이전에 국토교통부에 재개발 사업장 임대비율 변경을 위해 법안 변경을 요청하겠다는 방침이다.

    [땅집고]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땅집고DB

    업계에서는 임대 주택 물량 축소뿐 아니라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혼합 배치하는 ‘소셜믹스’ 방침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등 재건축 단지에서 서울시 소셜믹스로 인한 사업 지연, 갈등이 있었다.

    오 시장은 소셜믹스를 양질의 임대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취임 3주년 기자회견에서 “어떻게 공공주택을 더 많이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춘 결과”라며 “결혼과 출산 망설이는 젊은 세대에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숙제이자 목표”라고 말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임대 물량을 줄이고 일반분양 물량을 늘린다면 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다”면서도”그간 서울시가 소셜믹스, ‘미리 내 집’(장기전세주택2) 등을 통해 펼친 양질의 공공주택 공급 확대 정책이 흔들릴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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