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목숨 걸어야하는 한국 골프장.."카트 전복·추락 일상"

    입력 : 2025.11.09 06:00

    골프장 사고 급증
    산악지형 카트 ‘험로 주행’ 일상
    전수조사·긴급점검 시급

    [땅집고] 지난달 경기 가평군의 크리스탈밸리CC에서 작업용 카트가 5m 아래로 추락해 근로자 2명이 숨졌다. 카트를 몰던 70대 남성 A씨와 동승자 B씨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지난 6월엔 경기 고양시의 한 골프장에서도 전동카트가 전복되는 사고가 났다. 캐디가 다른 코스로 이동하던 중 경사진 커브길에서 카트가 기울어 10m 옹벽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이 사고로 이용객 1명이 중상을, 캐디 등 4명이 경상을 입었다.

    ☞불황에도 입소 대기만 수백명, 시니어 주거 성공은 운영력에서 갈립니다!

    [땅집고] 지난해 경남 밀양시의 한 골프장에서 카트가 전복되면서 40대 여성 탑승자 3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연합뉴스

    ☞불황에도 입소 대기만 수백명, 시니어 주거 성공은 운영력에서 갈립니다!

    이처럼 골프장 내 전동카트 전복·추락 사고가 잇따르면서 안전 관리 실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520개가 넘는 골프장 대부분은 산악 지형을 깎아 만든 코스다. 급경사의 오르막과 내리막, 낭떠러지 옆을 따라 난 카트 도로가 일반적이다. 국토의 70%가 산지인 탓에 ‘험로 주행’은 한국 골프장의 일상이 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손솔 진보당 의원이 소방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 6개월간 전국 야외 골프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1702건, 이 가운데 사망자는 11명, 부상자는 38명으로 집계됐다. 단순한 경상자나 자체 처리된 사고를 포함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추정한다.

    [땅집고] 최근 3년 6개월 사이에 국내 골프장에서 1702건의 사고가 발생했고 그 중 11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손솔 진보당 의원실

    ☞입소율·수익률 모두 잡는 시니어타운 운영 비법 공개! 지금 바로 신청하기

    손솔 의원은 “야외 골프장 사고는 대부분 시설 관리와 안전 점검만 제대로 했더라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며 “문화체육관광부는 골프장 도로와 카트, 안전시설에 대한 전수조사와 긴급점검에 즉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 평지형 코스가 많고 티오프 간격이 넓어 카트 운전이 비교적 안전하다. 그러나 국내 골프장은 사정이 다르다. 경기 진행 속도를 맞추기 위해 티오프 간격이 짧다. 경사진 지형과 빠듯한 경기 운영이 겹치면서 카트 사고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초보자부터 상급자까지 다양한 수준의 이용객들이 한 코스에서 동시에 플레이해 골프 타구 사고도 많다.

    골프장 인명 사고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지난 4월 수원지검 여주지청은 골프장에서 공에 맞아 숨진 60대 여성 A씨 사건과 관련해 타구자와 캐디를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법원 판례도 점차 엄격해지고 있다. 최근 노캐디(셀프) 골프장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법원이 “골프장 측의 과실 책임 60%”를 인정한 사례가 나왔다. 캐디가 없는 환경에서 골프장이 물리적 안전조치(난간·방지턱 등)와 안전 교육을 충분히 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됐다.

    전문가들은 “골프가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은 만큼 이제는 안전관리 체계도 산업 수준에 맞게 고도화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급경사 도로, 안전펜스, 카트 관리 등 현장 점검 강화는 물론, 캐디 유무와 관계없이 이용자 안전 책임을 명확히 규정하는 법·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hongg@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