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1.08 06:00
[땅집고] “위에서 보면 진짜 달팽이 같은데 여기가 도서관이라고요?”
국내 지방자치단체 중 최대 규모 공공도서관인 ‘경기도서관’이 지난달 25일 경기 수원 광교중앙역 앞에서 문을 연 가운데, 독특한 건물 모양새로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 지방자치단체 중 최대 규모 공공도서관인 ‘경기도서관’이 지난달 25일 경기 수원 광교중앙역 앞에서 문을 연 가운데, 독특한 건물 모양새로 화제가 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서관은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발주한 공사로,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광교신도시 경기융합타운 내에 지하 4층~지상 5층 규모로 완성됐다. 시공은 대보그룹의 건설 계열사 대보건설이 맡았다.
건물은 연면적 2만7775㎡(약 8400평)로, 축구장 4면에 달한다. 총사업비 1223억원을 투입했으며, 전국 지자체 운영 도서관 중 최대 규모다. 국립중앙도서관, 서울대 중앙도서관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큰 도서관이다.
외관은 원통형에 나선형 동선을 적용해 ‘달팽이 도서관’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엘리베이터나 계단 대신 경사로를 따라 올라가며 한 층씩 책장을 만나는 구조다. 벽면에는 식물을 심어 수직 정원을 만들었고, 최상층에는 ‘하늘도서관’이 있다. 기존 도서관과 차별화한 시설도 있다.
지하 1층은 ‘창의’ 공간으로, 챗GPT·포토샵 등을 쓸 수 있는 ‘AI 스튜디오’, AI 독서토론실, 책을 쓰고 만드는 ‘책공방’ 등이 있다. 대형 미디어홀 ‘플래닛 경기홀’도 이곳에 마련했다. 1층은 ‘연결’을 주제로, 문학서가를 중심으로 북카페, 보드게임 공간, 청년 스타트업 카페 등이 들어섰다. 기후위기 관련 전시와 지역서점 큐레이션도 함께 운영한다.
2층은 ‘포용’ 공간이다. 22개 언어로 구성된 세계 책마을, 가족 목소리를 학습해 책을 읽어주는 AI 낭독 서비스, 콘솔게임 플레이존 등을 갖췄다. 3층과 4층은 ‘지혜’와 ‘지속가능’이 주제다. 사회과학·인문학·예술 분야 전문 자료를 비롯해 기후환경 서적 전문 큐레이션 코너 ‘지구를 지키는 책들’과 업사이클 체험 공방이 들어선다.
나선형 통로 ‘경기 책길’을 따라 층이 이어진다. 5층은 ‘성장’ 공간이다. 청년 창작자를 위한 디지털 콘텐츠 제작 공간 ‘청년기회스튜디오’, AI 그림 분석 기반 도서 추천 프로그램 ‘북테라피’ 공간이 있다.
초기 장서 규모는 34만 권이며, 일반 열람실 외에도 어린이·청소년·정책자료실 등 특화 공간도 갖췄다. 도서관 운영뿐 아니라 경기도 내 2000여 개 공공도서관의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도 수행할 예정이다. 경기도 도서관정책과 역시 이곳으로 이전을 완료했다. 경기도는 ‘기후·환경 도서관’을 콘셉트로 지열과 태양광을 활용한 냉난방 시스템도 도입했다.
한편 도는 경기도서관 개관과 함께 ‘경기도 독서 포인트제’ 확산에도 나선다. 책을 빌리거나 구매하면 연 최대 6만원 상당의 지역화폐를 적립해주는 제도로, 7월 시작 이후 현재까지 누적 가입자 10만명을 넘어섰다. 올 12월31일까지 시범적으로 운영하며,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말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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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시자는 개관식에서 “도지사로서 많은 준공식에 참여했지만 오늘이 가장 벅찬 순간이다”이라며, “건물만 크게 짓는 도서관이 아니라 사람을 연결하는 살아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