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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00억원 연륙교 이름은 무명씨?..개통 앞두고 지자체 갈등 폭발

    입력 : 2025.11.07 06:00

    [땅집고] 인천 영종도와 청라국제도시를 잇는 ‘제3연륙교’가 내년 초 개통을 앞두고 있지만, 다리 명칭을 두고 인천 중구와 서구 간 갈등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공식 명칭 없이 다리가 개통할 가능성이 커졌다.

    제3연륙교는 총연장 4.68㎞, 폭 30m(왕복 6차로) 규모의 해상 교량으로 인천 중구 영종도와 서구 청라국제도시를 연결한다. 현재 공정률은 약 94%로, 인천시는 내년 1월 개통을 목표로 마무리 공사를 진행 중이다. 총 사업비는 약 7700억원이다.

    [땅집고] 상판을 연결 중인 제3연륙교. 내년 1월 개통을 앞두고 있다./인천경제자유구역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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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다리의 공식 명칭이다. 인천시는 지난 7월 28일 열린 ‘인천시 지명위원회’에서 제3연륙교의 이름을 ‘청라하늘대교’로 의결했다. 서구의 대표 신도시 ‘청라국제도시’와 국제공항이 있는 중구 영종도를 대변하는 ‘하늘길’의 상징성을 결합한 명칭이다. 중구는 ‘영종하늘대교’를, 서구는 ‘청라대교’를 각각 요구했으나 이를 합쳐 만든 것이다. 지리적 특성과 지역 상징성, 이름의 편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였다.

    하지만 이 결정에 인천 중구와 서구가 각각 반발하면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중구는 “전국의 연륙교 66%가 섬의 이름을 따르고 있다”며 ‘영종하늘대교’가 더 적합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서구는 “청라하늘대교보다는 단순하고 명확한 ‘청라대교’가 맞다”며 재심의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이달 말 11인 위원으로 구성된 인천시 지명위원회를 다시 열고 재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양측의 입장 차가 워낙 커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쉽게 합의되기 어려울 것이다”고 했다.

    재심의 이후에도 중구나 서구 중 한쪽이라도 이의를 제기할 경우 교량 명칭이 확정되지 않은 채 개통될 가능성이 크다. 두 자치단체 중 어느 한쪽이라도 재심의 결과에 불복하면, 해당 안건은 국토교통부 산하 ‘국가지명위원회’로 넘어가게 된다. 국가 지명위 심의 결과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는 절차가 없다.

    명칭 없이 교량이 개통한 사례는 전국에서 아직 없다. 제3연륙교 또는 가칭으로 교량을 먼저 개통하고 뒤늦게 정식 명칭이 확정되면, 이정표나 표지판 등을 수정해야 하기 때문에 행정·재정 낭비가 불가피하다.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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