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1.06 06:00
아이에스동서, 강남 떠나 고양 덕은으로
‘미분양 지산’을 새 본사로 낙점
실적 부진, 시평 50위권 밑으로
[땅집고] 아이에스동서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옥을 떠나 경기 고양시 덕은지구로 본사를 옮긴다. 최근 미분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사 지식산업센터를 새 둥지로 삼아 비용 절감과 자산 활용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행보로 읽힌다.
‘미분양 지산’을 새 본사로 낙점
실적 부진, 시평 50위권 밑으로
[땅집고] 아이에스동서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옥을 떠나 경기 고양시 덕은지구로 본사를 옮긴다. 최근 미분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사 지식산업센터를 새 둥지로 삼아 비용 절감과 자산 활용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행보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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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아이에스동서는 현재 논현동 본사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는 내년 4월을 전후해, 고양 덕은지구 업무지구 6·7블록에 위치한 ‘덕은 DMC 아이에스비즈타워 한강’으로 본사와 계열사를 이전한다. 이 건물은 지하 4층~지상 21층 규모의 지식산업센터로, 다음 달 준공을 앞두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이 건물 3~4개 층을 사무실로 사용할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에스동서는 덕은지구 업무지구 6·7블록 외에도 인근 8~10블록에도 ‘덕은DMC 아이에스 비즈타워 센트럴’ 등 아이에스 밸리로 개발 중이다. 전체 연면적이 35만㎡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인 규모다. 1블럭과 5블럭도 아이에스동서가 확보하고 있어 향후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미분양 해소, 임대료 절감
이번 사옥 이전은 표면적으로는 임대차 계약 만료에 따른 자연스러운 이전이지만, 실제로는 지식산업센터 미분양 해소와 강남권 고임대료 부담 완화가 맞물린 결정으로 해석된다. 덕은지구는 서울과 경기도 경계선에 위치해 있다. 서울 생활권을 누릴 수 있는 곳이지만 지하철 접근성이 떨어진다. 부천 대장지구에서 홍대입구역까지 잇는 대장홍대선이 착공을 앞두고 있다. 지난 3월 준공한 덕은DMC 아이에스 비즈타워 센트럴은 완판했다. 다만 6·7블록 지산은 경기 침체와 금리 부담으로 미분양이 누적된 상태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아이에스동서가 직접 입주함으로써 ‘지산(지식산업센터)’에 신뢰를 더하고, 남은 분양 물량 소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다만 강남권 대비 접근성이 떨어지는 만큼 직원 이탈 등 내부 리스크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최근 건설경기 침체로 본사를 이전하는 건설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DL이앤씨는 이미 서대문 본사를 마곡으로 옮겼고, SK에코플랜트도 2027년 하반기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서 영등포구 양평동으로 본사를 이전할 예정이다.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용산 아이파크몰 사옥을 떠나 노원구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지 인근으로 이전을 추진 중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도심권에 본사를 뒀던 건설사들이 서울 외곽으로 이전하는 추세인데, 강남에서 덕은으로의 이전도 상징하는 바가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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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시평 추락 ‘위기 속 결단’
이번 이전은 최근 악화된 경영 지표와도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아이에스동서는 올해 상반기 매출 6343억원으로, 전년 동기(8227억원)보다 22.9%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1359억원에서 861억원(-36.6%)으로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583억원에서 195억원(-66.5%)으로 급감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하락했다. 한때 20위권을 유지하던 아이에스동서는 올해 평가에서 37계단이나 떨어져 5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이례적인 결과를 받았다. 20위권대 머무는 중견건설사였지만 체면을 구겼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전이 단순한 ‘사옥 이전’이 아니라, 실적 부진과 시장 불황 속에서 체질 개선과 비용 효율화를 꾀하는 자구책으로 보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내년 상반기에 경산 중산지구(펜타힐즈 W), 울산 야음동 등 신규 프로젝트를 분양할 계획이다. 특히 사업비만 3조5000억원 규모의 경산 중산지구 프로젝트(3443가구)의 경우 분양시기를 하반기로 잡았지만, 대구시의 부동산 침체가 길어지면서 내년으로 미뤘다. 회사 자체사업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라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