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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왕좌' 이지스자산운용 쟁탈전…한화·흥국 1조 쩐의 전쟁

    입력 : 2025.11.06 06:00

    [땅집고] 국내 부동산 자산운용사 업계 1위 이지스자산운용의 경영권이 어느 기업에 돌아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산운용업계의 왕좌를 놓고 한화생명과 흥국생명, 글로벌 자본이 맞붙는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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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집고] 이지스자산운용 사옥. /이지스자산운용

    최근 이지스자산운용의 매각을 주관하는 모건스탠리는 최근 주요 인수 후보에게 매각 대상 지분이 최종 98%로 조정됐다고 통보했다.

    당초 매각대상은 최대주주이자 지분 12.4%를 보유한 고(姑) 김대영 전 회장의 배우자인 손화자 씨를 비롯한 재무적투자자들의 지분을 합산한 66.6%였다.

    이에 더해 대신금융그룹이 예비입찰에 참여했다가 포기하면서 남긴 지분 9.13%가 추가됐고, 조갑주 전 단장 측 지분 11.89%와 우미글로벌(9.08%), 금성백조주택(8.59%) 등도 매도를 결정하며 지분이 크게 늘었다. 지분이 늘어남에 따라 인수 금액도 커졌다. 당초 시장에서는 이지스자산운용의 기업가치를 5000억원 규모로 평가했는데, 현재는 8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인수 후보로는 한화생명과 흥국생명,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 싱가포르계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캐피탈랜드가 이름을 올렸다.

    ◇ 지난 15년간 폭풍 성장한 기업가치 1조 이지스자산운용…보험사들 인수 맞붙는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010년 3월 건설교통부 차관 출신의 고 김대영 전 회장이 피에스자산운용이란 이름으로 설립한 부동산 자산운용 회사다. 2012년 영국 런던에서 첫 해외 자산을 매입해 사명을 이지스자산운용으로 변경하고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최초 부동산 자산운용사 ‘토종 1세대’로 불리는 코람코자산신탁의 초기 멤버이자, 손꼽히는 부동산 금융 전문가 조갑주 전 이지스자산운용 단장이 2014년 국내부문 공동 대표로 합류하며 이지스는 부동산 운용 업계 톱티어로 성장했다. 코람코에 뿌리를 두고 이지스자산운용과 마스턴투자운용이 2세대 자산운용사로 자리매김했는데, 조갑주 전 대표, 김대형 마스턴투자운용 전 대표 모두 코람코에서 한솥밥을 먹은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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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계에선 이지스자산운용이 설립후 10년 이내 국내 부동산 펀드 운용사 중 폭풍 성장을 통해 가파르게 상위권에 올라섰다고 평가한다. 지난해 말 기준 총 자산규모(AUM)가 66조8000억원이며 국내 부동산 펀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 내 영향력이 크고, 상업용 부동산,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복합개발 등 실물 자산 위주 펀드를 운용하며 펀드 설정부터 운용·매각까지 일관된 연결망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한화생명과 흥국생명 등 국내 업계 상위 보험사가 유력 인수 후보자로 올랐는데, 수익성 악화와 성장 정체, 장기고정부채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이지스처럼 안정적인 실물자산 운용 플랫폼의 확보가 절실해진 것이 경쟁이 치열해진 배경으로 거론된다.

    한화생명은 한화리츠, 한화에셋매니지먼트, DP리얼에셋아메리카 등 다양한 자산운용 계열사를 보유해 리츠, 부동산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이지스자산운용까지 더해질 경우 전통 자산부터 대체투자, 리츠에 이르기까지 종합 자산운용 체계가 구축될 전망이다.

    흥국생명은 기존 업황의 구조적 불황이 장기화함에 따른 신성장 동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투자에 나서는 중이다. 이지스자산운용뿐만 아니라 애경산업 경영권 지분, 흥국리츠운용 설립, 호텔 등 각종 부동산 자산 인수 등 다방면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시 보험과 부동산 보유자산 등의 장기 자산을 운용할 전문 플랫폼이 확보되면서 수익 기반이 강화할 수 있다는 평가다.

    ◇ 후보군 오른 한화생명·흥국생명 실탄 갖췄다…대체투자 시장 판도 바꿀 것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진행된 예비 입찰에서는 한화생명이 1조원 규모로 최고가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흥국생명은 지난달 31일 계열사 흥국코어리츠에 사옥 매각 작업을 마무리하며 72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했다. 또 지난 9월 20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 등을 단행하며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에 활용할 자금이 충분하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부동산 자산운용 시장이 2020년 이후 다소 침체 국면이지만, 오히려 장기 자금을 굴릴 수 있는 보험사에게는 매력적인 진입 시점”이라며 “이지스자산운용을 인수하는 주체가 향후 국내 대체투자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했다.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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