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1.05 11:03
[땅집고] 서울 재개발 핵심지로 꼽히는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2지구(성수2지구)가 시공사 선정 실패와 조합 내분이라는 ‘이중 악재’에 휘말리며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조합장은 사퇴를 번복하고 복귀했지만, 조합원들 사이에선 해임 총회 움직임까지 가시화하고 있어 당분간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5일 재개발 업계 따르면 성수2지구 재개발 조합원 일부는 김모 조합장에 대한 해임 총회를 추진 중이다. 성 비위 의혹으로 지난 10월 조합장 사퇴를 선언했던 김모 조합장이 약 3주 만에 입장을 번복하고 복귀한 데에 대한 반발이다.
김 조합장은 지난달 30일 조합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 고발 건에 대해 성실히 조사받고 해명하겠다”며 “잔여 임기가 끝나는 그날까지 시공사 선정 과정을 더욱 투명하게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후 그는 조합 사무실로 복귀해 업무를 재개했다.
앞서 김 조합장은 지난달 15일 안내문을 통해 “조합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고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하겠다”며 “10월 31일까지 사임하고, 시공사 선정은 내년 정기총회에서 새 조합장이 맡도록 하겠다”고 했으나, 이를 뒤집은 셈이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조합장 및 집행부 임원 9명 전원에 대해 해임 절차에 착수했고, 조합원 발의 요건을 이미 충족했다. 빠르면 이번 주 안에 해임 총회 소집 공고를 게시할 전망이다.
☞등록·검색·입찰·EXIT까지 한번에 다 된다…NPLatform 실시간 AI 분석 리포트 제공!
논란 속 시공사 선정도 진전이 없는 상태다. 지난달 29일 열린 시공사 선정 입찰에 응찰한 시공사가 없어 유찰된 것. 성수2지구는 서울 성동구 성수2가1동 일대에 최고 65층, 2609가구를 짓는 대형 정비사업으로, 총 공사비만 약 1조7846억원에 달해 뛰어난 사업성으로 시공사 관심이 컸던 현장이다. 한때는 압구정과 함께 올해 서울 정비사업 시장에서 ‘핵심 대장지’로 꼽혀왔다.
삼성물산ㆍDL이앤씨ㆍ포스코이앤씨 등 대형 시공사 3곳의 경쟁이 점쳐졌던 현장이다. 그러나 조합이 입찰보증금 1000억원 전액 현금 납부, 컨소시엄 불허, 책임준공 확약 등 시공사에 불리한 조건을 내세우는 데다가 조합장 논란까지 겹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잇달아 입찰 참여를 철회했고, DL이앤씨도 1차 시공사 선정에 응찰하지 않았다.
결국 시공사 선정 절차는 전면 중단됐다. 조합 측은 2차 입찰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내부 논의 중인 상태로 알려졌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조합 내 리더십에 혼선이 생기면 대형 건설사 입장에선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에 입찰을 기피할 수밖에다”며 “연내 2차 입찰이 열릴 수 있을지 여부는 내부 갈등 수습 여부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