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아무나 해도 되는 한화건설 대표" 이번에도 건설 문외한

    입력 : 2025.10.31 06:00

    [땅집고] 한화 건설부문(한화)이 그룹 재무통을 새 수장으로 맞이했다. 영업이익률을 개선했지만, 경기 침체 장기화에 선대응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14조’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 재개를 앞뒀다는 점에서 그룹 내 기획 인력을 배치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김승모 전 대표에 이어 신임 대표도 건설·주택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한화 건설부문 대표 자리가 순환보직이 됐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등 주요 계열사가 주가 상승·수주고 확보 등으로 승승장구 하는 사이, 한화 건설부문의 경우 업계 내 존재감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비전문가들의 돌려막기식 인사로 인해 한화건설이 표류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외국기업 주재원·유학생들이 선호하는 블루그라운드, 글로벌 단기임대 1위 지금 예약하세요

    [땅집고] 김우석 한화 건설부문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 /한화그룹

    ◇ ‘건설은 아무나 하나’ 경력자 오지 않는 건설부문 수장

    28일 한화그룹은 건설부문 새 대표이사로 김우석 전 한화 전략부문 재무실장을 내정했다. 1992년 한양화학(현 한화솔루션) 입사 후 30년 넘게 한화그룹에 재직해왔다. 경영기획실 재무팀, 갤러리아 경영진단담당 상무 등을 거치면서 경영, 재무 분야 경력을 쌓아왔다.

    그룹 안팎에서는 김 신임 대표가 2022년부터는 그룹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맡았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재무통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0%대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률이 올해는 12%에 근접하는 등 실적 개선을 이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공사비 상승 등으로 인해 건설 시장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한화의 경우 수년 전부터 정비사업 시공권 확보보다 디벨로퍼(부동산 개발) 역량을 키워오면서 점점 자금 조달 역량이 중요한 상황이 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 스포츠·MICE 복합공간 조성사업의 경우 최근 공사비가 2조1700억원에서 3조원대로 늘었다.

    ☞구글·테슬라 임직원이 선택한 30일 이상 단기임대 운영 1위 ‘블루그라운드’ 예약하기

    [땅집고] 한화 건설부문이 수주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 사업' 현장 일대. /한화 건설부문

    ◇ 김 신임대표, ‘K 신도시’ 수출 사업 성공할까

    김 신임 대표가 건설·주택 경험이 전무한 만큼, 한화 건설부문이 앞으로 국내 사업 수주에 적극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대신 2012년부터 추진하다 2년 전 중단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BNCP)’ 공사에 공을 들일 가능성이 높다. 수주 당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관심을 뒀던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비스마야 국민주택 사업’은 역대 최대 규모 ‘K신도시’ 수출 사업이다. 사업비가 14조7125억원에 이른다. 이라크 발주처의 공사대금 미지급으로 2년 전 중단했으나, 지난해 말 공사 재개를 결정했다. 이외에 ‘비스마야 사회 인프라 조성 사업’도 맡고 있다. 이라크 전후 복구 사업 중 하나로, 수도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 떨어진 비스마야 10만80가구의 주택과 사회기반시설 등을 짓는 것이다. 사업 면적이 18.3㎢(약 550만평)로, 여의도 6배에 달한다.

    그러나 해외 사업은 공사 원가 상승 가능성이 국내 대비 높고, 환율 변동, 발주처의 대금 지급 일정 지연 등 변수가 상당하다. 이로 인해 수주 규모가 크더라도 곧바로 수익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김 신임 대표가 이라크 사업을 성공적으로 재개하고, 수익으로 연결시킬 경우 방산업계로 돌아간 김승모 전임 대표와 다른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가방만 갖고 오세요…가전·가구 100% 완비! 넷플릭스도 선택한 내집같이 편한 ‘블루그라운드

    아울러 미수금 확보가 답보 상태인 국내 사업장도 신경써야 한다. ‘한화 포레나 제주 에듀시티’(제주 대정 공동주택)가 대표적이다. 당초 사업비 2521억원에서 공사비 상승 등 여파로 수백억원이 늘어난 3000억원가량이 미수금으로 남았다. 이는 한화 건설부문 전체 사업장 미수금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땅집고] 한화 건설부문이 2023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에 지은 '한화포레나 제주에듀시티' 아파트 입구. /입주예정자협의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 건설부문은 올해 2분기 매출 8546억원, 영업이익 729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에 매출 7198억원, 영업이익 421억원을 거둔 것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소폭 개선됐다.

    다만, 상반기 내내 당기순손실을 냈다. 2분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 증대에도 불구하고 499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주가가 2만원에서 9만으로 조정되면서 RSU(양도제한 조건부 주식) 평가손실이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은 성과급으로 자사주를 지급하는 것이다. 한화 그룹이 2020년 국내에 최초 도입한 뒤, 아모레퍼시픽과 두산 등 일부 기업이 이를 도입했다. LS그룹은 2023년 RSU 도입 이후 1년 만에 철회했다. /westseoul@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