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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대신 재건축 조합장 택한 84년생…"1조 기업 CEO로 생각"

    입력 : 2025.10.29 06:00

    [땅집고가 만난 사람- 반포미도 김승한 재건축 조합장] (下)
    1984년생 변호사 출신 조합장…강남에서 최연소
    “1조 기업 CEO 마음가짐…관행 답습 안하겠다”

    [땅집고] “재건축 조합장은 수 조원 규모의 사업을 운영하는 전문경영인이라고 생각한다. 변호사라는 직업을 잠시 내려놓은 이유는 재건축이란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끌고자 하는 마음 때문이다. 업계 관행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겠다.”(김승한 반포미도1차 재건축정비조합장)

    [땅집고] 김승한 반포미도1차 재건축정비조합장. /반포미도1차 조합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미도1차’는 1987년 입주한 아파트다. 현재 지상 15층, 1260가구에서 지상 최고 49층 1739가구로 재건축을 준비 중이다. 조합원 물량과 임대 물량을 제외한 309가구를 일반분양할 계획이다.

    반포미도1차는 2017년 안전진단을 통과했지만 한동안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2020년 12월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집행부가 30~50대 젊은 소유주 중심으로 바뀌면서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었다. 2023년 강남구와 서초구 최초로 지상 49층 재건축을 결정했고, 2024년 4월 정비구역 지정도 끝났다. 지난 9월 30일 조합설립인가까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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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포미도1차 재건축 세대교체 중심 인물이 바로 김승한 조합장이다. 현직 변호사인 그는 1984년생으로 강남권 재건축 조합장 중 최연소다. 정비업계에 새 패러다임을 열고 있는 젊은피다..

    김 조합장은 땅집고 인터뷰에서최근 정비업계에 전문직과 건설 전문가 출신 조합장이 늘어나는 흐름에 대해 “‘현직’이라는 말 안에 상대적으로 젊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데, 과거 조합장들과 차이가 있다면 기존 관행을 그대로 따르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비효율적인 관행은 답습하지 않고 조합 리더가 새 길을 찾아 사업을 주도해야 한다”고 했다.

    [땅집고]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미도1차 아파트. /반포미도1차 조합

    다음은 김 조합장과 가진 일문일답.

    ─2017년 안전진단 통과 후 사업 추진이 더뎠던 이유는.

    “오래 거주하던 동대표 위주로 준비위원회가 꾸려졌는데, 당시 도시계획업체와 준비위에서 마련한 계획안이 젊은 소유주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랜드마크가 될만한 입지인데 재건축 계획안에 철학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 상황을 젊은 소유주 중심으로 바꿔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자연스럽게 세대 교체가 이뤄졌다.”

    ─최근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졌는데, 비결이 무엇인가.

    “최근에는 신속통합기획으로 절차를 간소화했다지만, 당시만 해도 모든 절차를 제대로 밟아야 했다. 우리 단지가 최고 49층 재건축 안건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최초 상정한 탓에 어려움이 있었다. 정비구역 지정 후 추진위원회 구성 때는 5일 만에 동의율 58%를 기록하는 등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조합설립 때도 8일만에 70%를 돌파했다. 조합설립 인가를 마친 현재 시점에서 재건축에 동의하는 비율이 95% 정도다.

    모든 절차를 가장 효율적이고 빠르게 밟아나가자는 생각이었다. 규정을 살펴 가능한 범위에서 해야 할 업무들을 순차적으로 하기보다 각기 다른 업무를 병렬 구조로 동시에 진행했다. 재건축 관련 모든 업무를 정비업체가 아닌 조합에서 주도했다.”

    ─40대 초반 현직 변호사로서 재건축 조합을 이끌게 된 이유가 있나.

    “재건축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젊은 소유주들과 활동하며 직업적 특성상 관련 법령과 규정을 살펴보고 전면에 나서 발언하는 일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리더가 됐다. 상근 조합장이 되면서 현재는 변호사 업무를 잠시 내려놓았는데, 내적으로 갈등도 많았고 가족 설득하는 데도 애를 먹었다.

    조 단위 기업을 운영하는 전문경영인이 됐다고 생각한다. 처음 준비위원장 당선됐을 때 36세였고, 이제 40대 초반이 됐다. 젊은 나이에 변호사 직업까지 내려놓고 재건축 사업에 나서게 된 이유도 거대한 비즈니스를 성공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최근 전문직 출신 조합장이 늘어나면서 재건축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미 ‘현직’이라는 말에 젊다는 의미가 담겨있고, 각자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분들이다. 이런 분들이 강남, 잠실, 여의도 같이 핵심 입지 재건축 단지에 포진해 있다. 재건축을 하나의 큰 사업이라고 봤을 때 전문 경영인으로서 일한다는 점에서 전문지식과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

    과거 조합장들과 차이점이 있다면 기존 정비 업계 관행을 비판없이 그대로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효율적인 관행은 답습하지 않고 조합 리더가 새로운 길을 찾아 사업을 주도해야 한다. 가령 여의도대교 아파트 같은 경우 기존 관행을 따랐다면 세계적인 건축사무소를 설계사로 선정할 수 없었을 것이다.”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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