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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금만 하루 10명씩 치러"…'망했다'던 강남 하이엔드 오피스텔 반전

    입력 : 2025.10.28 06:00

    [땅집고] 서울 강남구 청담사거리 인근. 한강 방면으로 걷자, 성인 남성 키보다 몇 배 큰 유리 문이 여럿 달린 한 신축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흰색 외벽 사이로 화려한 아치형 창문이 길게 뻗은 파사드를 자랑하는 이 건물은 ‘디아포제 청담 522’다.

    [땅집고] 서울 강남구 청담사거리 인근에 들어선 '디아포제 청담 522' 외관. /추진영 기자

    ◇ 하이엔드 중의 하이엔드, 에테르노·PH129 이웃사촌 입지

    ‘디아포제 청담522’는 지하 4층~20층 1개 동, 전용면적 53~82㎡로 이뤄진 총 85호실 규모 하이엔드 오피스텔이다. 청담사거리 코너에 위치한 ‘디아포제 청담 502’와 함께 올해 7월 말 입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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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4일 낮, 이 건물 중층 호실을 방문했다. 침실과 욕실을 각 1개 갖춘 전용면적 53㎡다.

    [땅집고] 강남권 하이엔드 오피스텔 '디아포제 청담 522' 펜트하우스에서 한강을 바라본 모습. /김서경 기자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층고 3m에 걸맞은 커다란 통창 너머로 배우 송중기, 가수 아이유 등이 매입해 화제인 ‘에테르노 청담’과 한강, 성수동 일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올 들어 전용 273.96㎡이 190억원에 팔린 PH129(더펜트하우스 청담)도 보였다. 강남 핵심입지인 도산대로에 들어선 고급 주거지임을 알 수 있었다.

    19~20층을 쓰는 펜트하우스의 경우 거실 층고가 5m를 훌쩍 넘어 일반 호실보다 더욱 탁 트인 조망권을 누릴 수 있다. 일반 아파트와 비슷한 층고를 가진 2층에는 수납장과 세컨드 욕실이 딸려 있다.

    [땅집고] 청담사거리 인근 하이엔드 오피스텔 '디아포제 청담 522' 호실 내부. 주방에서 거실을 바라본 모습. /김서경 기자

    전 호실이 현관에서 주방 및 거실이 이어지고, 침실, 드레스룸, 욕실을 지나면 다시 현관이 나오는 순환형 구조다. 현관 옆 신발장을 드레스룸으로 꾸밀 수 있는데, 모든 드레스룸에 층고 3m에 맞춘 시스템장을 설치해 넉넉한 수납 공간을 확보했다.

    주방에는 명품 수입 가전이 가득했다. 가로2m·세로1m 이상 넉넉한 면적을 자랑하는 초대형 대리석 아일랜드 상판에는 고급 주거 시설에 들어가는 디트리쉬(De dietrich)사의 다운래프트 후드와 가게나우(Gaggenau)사의 인덕션이 있었다. 아래에는 밀레(Miele) 드럼세탁기와 건조기를 배치했다.

    지하 커뮤니티 시설은 대단지 브랜드 신축 아파트 못지 않았다. 친구·가족과 어울릴 수 있는 라운지를 중심으로 당구대·스크린이 있는 플레이라운지, 스크린골프, GX룸, 피트니스센터, 컨퍼런스룸 등이 마련돼 있었다. 하이엔드 오피스텔에서 보기 드문 펫그루밍룸을 설치한 것도 특징이다. 펫그루밍룸은 애완동물을 관리하는 시설이다.

    [땅집고] '디아포제 청담 522' 욕실에서 드레스룸, 침실을 바라본 모습. 파우더룸 외벽에 핑크빛 대리석을 설치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침실로 이어지는 공간에도 파사드에 반영한 아치 모양을 반영했다. /김서경 기자

    ◇ 시들하던 하이엔드 오피스텔 “땡큐 10·15”

    ‘디아포제 청담 502’는 10·15대책 직격타를 맞은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급부상하는 단지로 꼽힌다. 정부가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고 LTV(담보대출비율)을 40%로 제한했지만, 오피스텔이라서 적용 대상이 아니라서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LTV는 70%로, 사업자 등록 등 일부 조건을 충족할 경우 80%까지도 가능하다”며 “매수 조건이 아파트보다 유리한 데다, 전세의 월세화 등으로 월세 시세가 올라가고 있어 오피스텔 투자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고 했다.

    최근에는 강남권에만 적용하던 규제가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으로 확산하면서 ‘규제지역 내 입지 좋은 부동산을 사자’는 시각도 하이엔드 오피스텔 수요를 자극한다. 하이엔드 오피스텔은 강남권에 밀집해 있어 입지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청담동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정차,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콤플렉스(GBC)’가 예정된 삼성동과 붙어 있다. ‘디아포제 청담 502’에서 GBC까지는 약 2㎞거리다.

    실제로 규제 직후부터 이 일대 오피스텔 매매·전월세 문의가 늘었다. 2022~2023년 초 분양가가 3.3㎡(1평) 당 1억원이 넘어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던 단지들 역시 공사비·지가 상승과 정부의 연이은 초강력 규제로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는 평가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부동산 투자 열기가 높을 때 웃돈(프리미엄)을 목표로 분양받았다가 잔금 납부를 미루는 이들이 마케팅 혜택에도 꿈쩍도 안했는데, 최근에는 하루에 10명씩 잔금을 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강남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만큼, 오피스텔도 투자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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