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0.25 06:00
[땅집고] 부동산 가격을 움직이는 요인으로는 수요와 공급, 금리, 정부 정책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을 조금 더 깊이 살펴보면 잘 드러나지 않는 또 다른 동력이 있는데요. 바로 교육열입니다. 오늘은 교육열이 어떻게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의 교육열은 수치로도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9조 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2023년보다 2조1000억원 늘어 7.7% 증가한 수치입니다.
학생 10명 중 8명이 사교육에 참여했고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7만4000원으로 주당 평균 사교육 시간은 7.6시간으로 집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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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학군지로 유명한 지역에서는 2024년 11월 수능 이후 신고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7단지 전용 66㎡는 20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직전 거래보다 한 달도 안 돼 5000만원이 오른 건데요. 같은달 강남구 대치동 대치동부센트레빌 전용 145.83㎡가 52억에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했던 기간에도 학군 수요가 집값 하락을 방어한다는 사례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교육 중심의 부동산 흐름은 한국에서만 나타나진 않습니다. 인도 역시 교육이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중요한 동력인데요. 인도 교육부 보고서에 따르면 고등교육 총 진학률은 28.4%로 2020~2021년 27.3% 보다 상승한 수치입니다. 2021~2022년 고등교육 등록 학생 수는 약 4330만명으로 2020~2021년 4140만명보다 증가했고 2014~2015년 3420만명과 비교하면 26.5%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대학 기숙사만으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데요. 현재 인도 주요 도시에 약 4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학생 기숙사가 운영 중이지만 여전히 공급이 크게 부족해 대학 인근 민간 임대시장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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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IT 교육 중심지인 벵갈루루에서는 대학과 대형 회사가 몰린 지역을 중심으로 월세가 크게 올랐습니다. 방 2개짜리 주택의 월세가 약 7만 루피로 110만원이 넘습니다. 또 다른 지역인 사르자푸르 로드(Sarjapur Road)는 코로나19 이전 한 달 2만1000루피(약 34만원)하던 집이 최근 3만5000루피(약 57만원)까지 오르며 67%나 뛰었습니다.
반면 교육 수요가 줄자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는 경우도 있는데요. 일명 ‘인도의 교육 중심지’로 불리는 라자스탄 주에 위치한 코타는 연간 20만~25만명의 학생이 몰렸으나 최근 학생 자살 사건과 정부 규제, 타 도시로의 교육산업이 분산되면서 2024년 유입 학생 수가 약 8만5000명~10만명으로 40%가량 급감했습니다. 그 결과 호스텔의 절반 이상이 공실 상태에 놓였고 월 임대료는 코로나19 이전 약 1만5000루피(약 24만원) 수준에서 1만 루피(약 16만원)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교육 수요 변화가 지역 부동산 시장에 얼마나 직접적이고 빠르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교육 중심의 부동산 흐름은 국가마다 형태는 다르지만 교육 인프라와 수요 집중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놀라울 만큼 유사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저출생과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서울 전체 초등학생은 감소하고 있지만, 명문학군지로 집중되는 현상은 더욱 강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 강남구에 순유입된 초등학생 수가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의대와 명문대 입학을 준비하기 위함인데요. 결국 교육의 흐름은 미래에도 부동산의 흐름을 좌우하는 핵심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im-gj@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