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0.18 06:00
[땅집고] “세입자가 9월에 나가고 11월 새 세입자가 들어올 예정인 빈 집인데요. 며칠 전 ‘그 집에 누군가 사는 것 같다’는 연락을 받고 가보니 진짜 모르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부동산 중개업자가 저 몰래 들인 사람이더군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황당 사연이 화제다. A씨가 작성한 ‘제 집에 모르는 사람이 살고 있네요.’라는 글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황당 사연이 화제다. A씨가 작성한 ‘제 집에 모르는 사람이 살고 있네요.’라는 글이다.
A씨는 수도권 남부에 빌라 한 채를 매수한 뒤, 직장으로 인해 다른 지역에 살던 중 전 세입자로부터 ‘집에 누가 사는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A씨에 따르면 해당 집은 9월 세입자 퇴실 후 11월 새 세입자가 올 때 까지 빈집이어야 한다.
그러나 A씨의 집에는 실제로 낯선 사람이 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걸까.
일면식이 없는 사람을 A씨 집에 들인 범인은 부동산 중개업자였다. A씨는 “부동산 중개업자가 제 허락 없이 누군가를 살게 하고, 돈을 받고 있었던 것 같다”며 “황당하면서 괘씸하고, 어이가 없었다”고 했다.
이후로도 황당한 일은 계속 이어졌다. A씨는 해당 중개업자와 주거침입 신고를 받고 달려온 경찰이 모두 ‘큰 일이 아니다’는 입장을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관련법에 따르면 부동산 등 타인의 전유부문에 무단으로 침입하는 행위는 주거침입죄와 재물손괴죄로 처벌이 가능하다. 무단 침입의 경우 1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2021년 11월 서울북부지법은 한 다세대 주택에 무단으로 침입했다가 주거침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씨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그는 집 주인 동의 없이 침대에 눕거나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등 행위를 하다가 집 주인에게 적발됐다.
글 작성자 A씨는 “중개업자가 자기 잘못을 인정하면서 사과를 안하고 오히려 경찰을 불렀다며 150만원을 받고 대신 해주기로 한 도배와 잔금 관련 일을 하지 않았다”며 황당한 일을 재차 겪었다고 토로했다. 이후 금액을 돌려받았으나, 여전히 찝찝한 상황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A씨는 “부동산 중개업자가 이런 일을 벌이는 게 일반 적인가 싶다”며 “경찰에 고소해서 혼구녕을 내야 하는지 다수의 의견을 구한다”는 말로 글을 마쳤다. 실제로 A씨는 경찰에 이와 관련해 진정서를 제출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어처구니 없다” “부동산 중개업자도 처벌받아야 한다” 등 날선 의견이 나왔다.
한 네티즌은 “경찰이 불법 점유자를 입건하지 않은 것은 직무 유기 아니냐”며 “부동산 업자와 불법 점유자 모두 책임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공인 중개사가 사문서를 위조한 것 같다”며 “강경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