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불가피한 희생" vs "서민 사다리 박살"…진보 진영도 10·15대책 논란

    입력 : 2025.10.16 14:00 | 수정 : 2025.10.16 14:51

    [땅집고] 정부가 발표한 ‘10.15 부동산 대책’이 실수요자들의 매수·이전 수요까지 막으면서 진보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찬반 논란이 격화하고 있다.

    [땅집고]10.15대책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해석을 두고 네티즌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보배드림

    15일 대표적인 진보 커뮤니티인 ‘뽐뿌’의 부동산포럼에는 ‘이사 가려 했는데 망했다’는 제목의 실수요자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와이프 직장이 서울이라 이사가려고 했는데 다 막혔다”며 “서울도 좋은 곳 가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회사에서 걸어다니는 곳으로 알아보고 있었는데 망했다”고 토로했다.

    수도권 집 내놓은지 3달이 지났는데 인기있는 지역이 아니라 집 보러와도 매매가 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런 가운데 서울 전역 규제 대책이 나오며 모든 계획이 망가졌다는 것이다. 그는 “대출 5억원 약간 넘게 준비해서 발산 쪽으로 이사가려고 했는데, 이사 한 번 가려다 인생이 꼬였다”고 밝혔다.

    이에 글에 대한 댓글 반응은 극명하게 갈리는 중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글쓴이를 비판하고 현 정권의 정책이 맞다는 의견을 냈다. 그들은 “대출 70%로 이사 간다는 게 제정신이냐”며 과도한 레버리지 사용을 비판했고, “정책 취지는 맞다” “이런 글 보면 오히려 잘된 대책 같다”고 했다.

    반면 다른 네티즌들은 “실수요자까지 옥죄는 건 과하다”, “정책의 피해자는 결국 평범한 서민”이라며 정부 정책의 일방적 규제에 문제를 제기했다. 한 네티즌은 “조금 더 나은 생활을 위해 이사 가려던 사람을 조롱하는 건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와 다를 바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글쓴이가 격앙된 감정으로 대응하는 과정에서 욕설이 오가며 커뮤니티 내 갈등은 순간 격화한 분위기다. 일부 회원들은 “정책 피해자에게 돌을 던지는 건 잔인하다”며 그를 위로했다. 이밖에 다른 대표적인 진보 커뮤니티인 보배드림 등에서도 부동산 대책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며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놓치면 손해] 경공매 초보도 성공하는 ‘AI 퀀트 분석 툴’ 반값에 공개!

    업계에서는 이런 논란이 정책의 ‘대의’와 개인의 ‘피해’가 충돌하는 일반적 사례라고 보고 있다. 전문가 의견도 오락가락 중이다. 오랜 기간 하락론자로 활동하다 최근 잇단 대책에 상승론자로 돌아섰던 채상욱 커넥티드코리아 대표는 10.15대책 이후 다시 하락론자로 입장을 바꿨다. 그는 “9.7대책 나오고 우주 대실망에 부동산 상승으로 턴 했는데, 10.15대책 나오고는 급격한 안정(혹은 하락을 열어두고)으로 턴 하겠다”고 했다.

    10.15대책 이후 시장은 혼란 그 자체다. 정부가 규제지역을 광역 지정하면서 서울 외곽과 경기 남부벨트 지역이 묶이자 계약 날짜를 앞당기거나 막판 갭투자를 하려는 사람들의 문의가 빗발치는 상황이다.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면 대출이 줄거나 1주택 이상 보유자는 취득세가 8~12%로 늘어난다.

    혼란한 상황에도 대통령실은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한 시장과 실수요자, 소비자의 반응을 지켜보겠다”는 반응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대책 발표 당일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오늘 아침 발표가 된 것으로, 더 반응을 본 이후 입장을 밝히겠다”며 “이재명 대통령은 주식시장이 더 활성화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책으로 부동산 투기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가기를 희망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pkram@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