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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샹들리에 대신 간호 인력수를 보라…'알짜 시니어 주택' 고르는 법

    입력 : 2025.10.16 06:00

    재정난 시니어 하우징, 고령자 불안감 확산
    노인 돌봄 매니저 활용해야

    [땅집고] 고령층에게 ‘어디서 노후를 보낼 것인가’는 단순한 주거 문제가 아니다. 건강, 재정, 사회적 관계가 얽힌 복합적인 선택이다. 최근 미국에서도 일부 시니어 커뮤니티의 재정난이 불거지며 “노인주거 미래가 불안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뉴욕타임스(NYT)는 6일 전문가들과 인터뷰를 통해 ‘노년기 주거 선택 가이드’를 제시했다. 시간을 들여 발품을 팔면 만족도가 높은 선택지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미국은퇴자협회(AARP) 수석정책책임자 데브라 휘트먼(Debra Whitman)은 “노후 거주지를 고를 때는 노인전문 케어 매니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했다.

    [땅집고] 미국 뉴욕 맨해튼 웨스트빌리지에 총 176실 규모 소득 연동형 노인 임대주택이 공급된다./NYC Housing Conn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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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시설보다 중요한 건 ‘간호 인력’

    노인전문 케어 매니저는 고령자의 건강상태, 생활습관, 심리상태 등을 평가해 적절한 주거 형태를 추천하는 사회복지 전문가다. 상담비는 시간당 100~250달러(약 14만~35만원)로 저렴하진 않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휘트먼은 장인이 외로움에 시달리자 지역 사회복지기관을 통해 케어 매니저를 찾았다. 상담 결과, 인근 요양형 주거시설로 옮겼고 이후 친구와 연인까지 새로 사귀며 여생을 보냈다. 휘트먼은 “적절한 주거 이전이 노년의 삶의 질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다”고 했다.

    전미시니어주거·요양케어투자센터(NIC)의 리사 매크래큰은 노인복지시설을 선택하기 앞서 계약서를 꼼꼼히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로비가 얼마나 화려한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그 시설에 간호 인력이 몇 시간 상주하는지가 훨씬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의료지원 범위, 퇴거 조건, 추가 요금 부과 기준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부 시설은 입주자가 돌봄이 더 필요한 단계에 이르면 추가 요금을 부과하거나 퇴거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매크래큰은 “눈에 보이지 않는 조항이 노년의 생활을 좌우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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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단계로 나뉘는 시니어주거, 가격도 제각각

    뉴욕타임스는 돌봄 수준에 따라 미국의 시니어주거를 다섯 단계로 구분했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분류가 아니라 어떻게 노년을 살고 싶은가에 대한 해답이기도 하다.

    첫째는 자택 거주(Aging in Place)다. 가장 익숙한 형태지만, 사회적 고립과 낙상 위험이 크다. 미국 주택 중 휠체어를 사용하기 편리한 주택 비율은 단 1%에 불과하다. 비의료 돌봄 서비스는 시간당 30달러(4만2000원) 이상, 의료 돌봄은 그보다 훨씬 비싸다. 전문가들은 “1층 주택으로 이사하거나, 집을 고령 친화형으로 개조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말한다.

    둘째, 독립형 시니어주거(Independent Living). 일반적인 주택단지처럼 생긴 형태로, 식사·청소·정원관리 등 기본 서비스가 제공된다. 비용은 월 평균 3000달러(약 420만원) 수준이다. 휘트먼의 할머니는 89세에 워싱턴주 농장을 떠나 이곳으로 이주한 뒤, 이웃들과 교류하며 96세까지 건강하게 살았다.

    셋째, 어시스티드 리빙(Assisted Living)이다. 목욕·식사·복약 관리 등 일상 돌봄이 제공되는 요양형 주거시설이다. 치매 환자 전용 유닛을 운영하는 곳도 있다. 비용은 월 평균 6000달러(약 850만원). 휘트먼은 “한 친구는 어머니의 치매 돌봄을 위해 연 20만달러(2억8500만원)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입주자의 건강상태가 악화되면 퇴거 조치가 내려지거나, 돌봄 단계별로 추가 요금이 붙는 경우도 많다.

    넷째, 요양원(Nursing Homes). 의료진이 24시간 상주하며, 치매나 중증 질환 노인을 돌본다. 자비로 이용할 경우 월 평균 1만달러(약 1400만원)가 든다. 전문가들은 “시설 선택 전 반드시 메디케어의 요양원 등급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섯째, 라이프 플랜 커뮤니티(Life Plan Community). 독립생활·어시스티드 리빙·요양원이 한 단지 안에 있는 복합형 모델이다. 건강 상태 등이 악화해도 같은 커뮤니티 내에서 이동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병상 부족이나 높은 비용이 단점이다. 입소보증금금은 수억~10억원 이상, 월 관리비는 수백만~수천만원에 달한다. 운영사가 파산할 경우 보증금을 잃을 수도 있다.

    결국 시니어주거의 핵심은 시설의 고급스러움이 아니라 돌봄의 지속가능성이다. 휘트먼은 “미리 계획해도 막상 필요할 때 자리가 없을 수 있다”며 “모든 조건을 문서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hongg@chosun.com
    땅집고가 최근 늘어나는 시니어 부동산 개발 니즈에 맞춰 ‘노인복지주택 관리 및 운영 전문가과정(6기)’을 이달 29일 개강한다.

    강의는 10주간 총 16회로 진행한다. 강의 시간은 매주 수요일 오후 3시30분~6시며, 수강료는 29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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