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0.15 11:16 | 수정 : 2025.10.15 17:25
노도강·금관구도 실거주 아니면 매수 불가
서울 외곽이 최대 피해, 규제 역효과 우려
[땅집고] “서울 불장이 딴 세상 이야기일 정도로, 집값이 하나도 안 올랐는데 투기과열지구라니요? 저희 동네가 강남과 같은 규제를 적용받는 게 맞나요?”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주민들을 중심으로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는 15일 서울 전 지역을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에서 주택을 매수하려면 실거주 목적이어야 하고, 일정 기간 동안 전·월세를 놓을 수 없다. 투기 수요를 막겠다는 취지지만, 상대적으로 집값이 오르지 않은 서울 외곽 지역 주민들은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노도강 지역 집값 상승세는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로 따지면 서울 평균에 훨씬 못 미친다.
서울 외곽이 최대 피해, 규제 역효과 우려
[땅집고] “서울 불장이 딴 세상 이야기일 정도로, 집값이 하나도 안 올랐는데 투기과열지구라니요? 저희 동네가 강남과 같은 규제를 적용받는 게 맞나요?”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주민들을 중심으로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는 15일 서울 전 지역을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에서 주택을 매수하려면 실거주 목적이어야 하고, 일정 기간 동안 전·월세를 놓을 수 없다. 투기 수요를 막겠다는 취지지만, 상대적으로 집값이 오르지 않은 서울 외곽 지역 주민들은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노도강 지역 집값 상승세는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로 따지면 서울 평균에 훨씬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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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에 13년째 거주 중인 안모(48)씨는 “강남, 마포, 목동은 수년 전부터 많이 올랐는데, 이제 막 거래가 살아나려는 노원까지 묶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대체 투기과열지구와 토지거래허가구역 기준이 뭐냐”고 토로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실거주 목적자만 매수가 가능하다. 투자 목적으로 집을 사거나, 전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가 사실상 막히는 셈이다. 문제는 노도강·금관구 일대가 노후 아파트 비중이 높고, 실거주 선호가 낮은 지역이라는 점이다. 1980~90년대에 지어진 30년 이상 노후 단지가 많아 신축 선호 수요는 강남권 대비 떨어진다. 상계동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실거주 중심으로 바뀌면 거래가 거의 끊길 가능성이 크다”며 “토허제가 투자심리를 완전히 얼어붙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에서는 집값이 별로 오르지 않은 노도강 금관구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관련 “강남이랑 동급된 노도강금관구 축하해요 ㅋㅋㅋㅋㅋ”, “노도강 금관구는 민주당 텃밭이라 절대 집값 올려 부자되지 못하게 하겠단 의지가 보인다”, “규제가 오히려 축복입니다. 정부가 찍어준곳”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대출 규제 강화도 시장에 직격탄이다. 이번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이 70%에서 40%로 축소되면서, 노도강·금관구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이 훨씬 어려워졌다.
예를 들어 10억 원짜리 아파트를 사려면 기존엔 6억원을 대출받고 4억원의 현금만 있으면 됐다. 하지만 이번 대책으로 LTV가 40%로 제한되면서 현금 6억원이 필요하다. 8억원 아파트의 경우도 현금이 2억원에서 4억80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다. 전고점 회복은커녕 아직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강북권 시장의 매수 수요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집값 안정’이라는 목표와 달리 강남 쏠림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이번 대책의 가장 큰 피해자는 서울 외곽 지역”이라며 “모든 구를 일괄적으로 규제지역으로 묶다 보니,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층은 차라리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는 강남으로 옮길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는 또 “대출 제한과 토허제가 동시에 적용되면 중저가 지역의 거래는 사실상 마비될 수 있다”며 “실수요자 보호라는 명분도 현실에서는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