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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낙원 하와이의 타락'…관광객에 세금 폭탄, 숙박세만 19%

    입력 : 2025.10.13 18:16 | 수정 : 2025.10.14 09:56

    이미 비싼데 '기후세'까지 도입… 숙박세율 19% 육박
    입장료 인상·관광지 예약제에 "예전 하와이는 어디갔나" 불만

    [땅집고] 한때 신혼여행 성지, 태평양의 지상낙원으로 불리던 하와이가 변했다. 이미 환율 상승과 숙박비 급등으로 여행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내년부터 하와이가 미국 내 최초로 '기후세'까지 도입한다. 게다가 주요 관광지의 온라인 사전 예약제까지 더해지며 '관광객에 대한 횡포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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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집고] 하와이 스노클링 명소 '하나우마 베이'. 현재는 온라인 사전 예약을 통해서만 입장할 수 있다. 입장료도 팬데믹 전 7.5달러에서 현재 25달러로 3배 이상 올랐다./네이버 블로그

    ◇이미 비싼데… 내년부터 숙박세율 19%로 인상

    하와이 관광청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약 19만명이었던 한국인 관광객은 2024년 약 15만명으로 줄었다. 환율과 물가 상승으로 여행 경비 부담이 커진 탓이다.
    여기다가 내년 1월부터 하와이주가 미국 내 최초로 '기후세(Climate Tax)'를 도입한다. 기존 주정부 숙박세(10.25%)에 0.75%의 기후세를 추가해 11%로 인상한다. 여기에 각 카운티(군)가 부과하는 지역 숙박세 3%와 일반 소비세(4.712%)가 더해지면서 최종적으로 숙박 요금의 약 19%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예를 들어 내년부터 1박에 300달러짜리 숙소를 이용하면 세금만 약 57달러가 붙는다. 5박을 하면 세금이 총 285달러로, 총 숙박비가 1785달러(한화 약 255만원)가 되는 셈이다. 이는 에어비앤비, 콘도형 숙소 등 모든 숙박시설에 적용된다. 기후세 도입 명분은 해수면 상승, 산불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 마련이다. 특히 2023년 마우이섬 라하이나 지역을 초토화한 대형 산불 이후 환경 복원 필요성이 대두됐다.

    하지만 이미 높은 숙박비에 세금까지 대폭 인상하면서 여행객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여행 커뮤니티의 한 누리꾼은 "환경 보호 명목으로 세금을 걷고서 실제로는 다른 데 쓰는 것 아니냐"며 "돈 없으면 하와이에 오지 말라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광객들도 "세금 사용이 투명하게 공개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굳이 하와이에 갈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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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게 와도 되니 돈 많이 써라"… 입장료 3배·예약제 강화

    하와이의 고비용 정책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주요 관광지 입장료를 대폭 올리고, 온라인 사전 예약제를 강화하면서 자유로운 여행을 제약하고 있다. 하와이 스노클링 명소로 유명한 '하나우마 베이'는 팬데믹 이전 약 7달러였던 입장료가 현재 1인당 약 25달러로 3배 넘게 뛰었다. 2021년 이후에는 환경 보호를 이유로 온라인 사전 예약제를 도입했다. 예약 없이는 현장에서 입장할 수 없다. 다이아몬드 헤드 등 다른 유명 관광지도 입장료가 두 배 이상 오르고 온라인 예약을 통해서만 방문이 가능해졌다.

    하와이주는 이를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대신, 더 높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소수의 여행자를 유도하는 정책"이라고 설명한다. 과도한 관광으로 인한 환경·문화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하지만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는 관광객을 선별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여행 업계는 고환율과 고물가라는 이중 압력 속에서 기후세 도입과 예약제 강화는 소비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10년 전 하와이를 방문한 뒤 올해 재방문한 이모씨는 " 예전에는 자유롭게 갔던 곳들도 이제는 예약없이 갈 수 없어 당황스럽다"며 "하와이도 이제 예전같지 않다"고 전했다./or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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