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0.13 11:07 | 수정 : 2025.10.13 11:16
[땅집고] 대한민국 ‘학군 1번지’로 통하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 대장주 은마아파트가 앞으로 오세훈표 재건축 사업인 신속통합기획 방식을 통해 최고 49층, 총 5893가구 규모 새아파트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 중 서울시로부터 용적률 특례를 받아 추가로 짓는 655가구는 임대아파트와 공공분양 등 물량으로 배정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3일 오전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직접 방문해 이 단지가 신속통합기획을 통한 정비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행정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목표는 2030년 착공, 2034년 준공이다.
1979년 입주한 은마아파트는 최고 14층, 총 4424가구 규모다. 강남 한복판이면서 입시 학원이 몰려 있는 대치동에 있어 입지가 좋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시설이 노후해 재건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하지만 층수 규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지하 관통으로 인한 안전 우려 등 문제로 10년 넘게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은마아파트는 2015년 주민 제안을 통해 50층 높이로 재건축을 추진했다. 그러나 당시 서울시가 35층 높이 규제를 고수해 계획이 무산됐다. 이런 서울시 기조에 따라 2022년 말 층수를 낮춰 최고 35층 계획으로 재건축 심의를 통과했다. 그러다 2023년 높이 제한이 폐지되면서 사업성이 높아져 재건축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더불어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자문을 신청해 8개월 만인 지난달 초 도시계획위원회 신속통합기획 수권분과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본격 재건축 추진이 가능해졌다.
서울시는 은마아파트에 지난달 발표한 '신속통합기획 시즌2' 제도를 최초로 적용하기로 했다. 신속통합기획이란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속도를 앞당기기 위해 도입한 제도적 지원책으로, 통상 5년 정도 걸리는 정비구역지정 기간을 2년으로 단축하는 효과를 갖는다. 시즌2에서는 인허가 절차 간소화, 이주 촉진 등 추가 지원이 담겨 있어 보통 18.5년 정도 걸리는 정비사업 기간을 12년까지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서울시는 은마아파트에 역세권 용적률 특례를 적용한다. 역세권 용적률 특례란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고 기반 시설이 우수한 역세권에 법적 상한의 최대 1.2배까지 용적률을 완화해 사업성을 높이는 제도다. 대신 완화된 용적률의 30∼40%는 민간주택으로, 60∼70%는 공공주택으로 공급해야 한다.
은마아파트의 경우 특례에 따라 용적률이 기존 300%에서 331.9%로 높아지면서 655가구를 추가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이 중 195가구는 다자녀·중산층 등 실수요자를 위한 공공분양주택으로 공급하고, 233가구는 공공임대아파트로 지어야 한다. 나머지 227가구는 일반 분양한다.
앞으로 서울시는 은마아파트 재건축을 시작으로 신속통합기획 시즌2를 본격화해 강남권을 넘어 여의도, 목동, 성수 등 핵심지역 정비사업 속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2031년까지 강남구에 2만5000가구, 서울 전역에 31만가구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의 명확한 주택 공급 원칙은 민간이 주도하고 공공은 적극적으로 지원해 시민이 원하는 곳에 좋은 품질의 주택을 빠르게 공급하는 것"이라며 "은마아파트를 시작으로 노후 주거지의 민간 정비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해 집값 상승을 이끌어온 핵심 지역 내 주택을 빠르게 확충하겠다"고 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