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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이 공장에 터 잡으니 한 채에 400억, 핫플된 이 동네 [칼럼]

    입력 : 2025.10.13 10:56

    [신희민의 뉴욕 부동산 읽기] 소호, 명품 매장, 예술가, 투자자가 공존하는 뉴욕의 핫플레이스…소호 ‘로프트’(Loft) 한 채에 400억원

    [땅집고] 미국 뉴욕에서 관광객과 뉴요커 모두가 사랑하는 동네는 어디일까요? 명품 브랜드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의 매장이 나란히 들어서 있는 곳, 아티스트들의 작업실 겸 주거 공간과 화려한 펜트하우스가 공존하며, 뉴욕에서 가장 높은 주거 임대료를 자랑하는 지역은 어디일까요? 그리고 패션·테크 스타트업들이 선호하는 오피스 허브는 어디일까요?
    [땅집고] 뉴욕 맨해튼 소호./플래토즈

    이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지역은 한국에서도 뉴욕 관광지로 널리 알려진 맨해튼의 소호입니다.

    [땅집고] 뉴욕 맨해튼 소호 위치도./플래토즈

    뉴욕커에게 “타임스퀘어에서 만나자”라는 제안은 종종 미간을 찌푸리게 만들지만, “소호에서 브런치를 하자”라고 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소호는 ‘샤넬’, ‘루이비통’ 같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이 곳곳에 있고, ‘에임 레온 도르’(Aimé Leon Dore) 같은 떠오르는 신진 브랜드들이 첫 매장을 열어 화제를 모으는 곳이기 때문이죠.

    [땅집고] 뉴욕 맨해튼 소호에 위치한 에임 레온 도르 매장./플래토즈

    소호에서 유명한 건축형태는 ‘로프트’(Loft)입니다. 1800년대 지어진 오래된 창고와 제조공장에 1960년대부터 예술가들이 거주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는데, 이것이 지금은 고급주거가 됐습니다. 돈이 없어 공장에서 철골 구조를 그대로 드러내놓고 살던 예술가들의 생활양식은 유행이 됩니다.

    높은 천장과 큰 창문, 철제 빔과 기둥을 배경으로 멋지게 디자인된 로프트는 한 채에 400억원 가까이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덕분에 소호는 예술적 낭만과 젊은 부유층의 화려한 라이프스타일이 공존하는 독특한 지역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땅집고] 2014년에 372억원에 매각된 소호 로프트. /The Wall Street Journal

    뉴욕 전체를 통틀어 평균 주거 임대료가 가장 비싼 지역은 소호입니다. 올해 8월 기준 평균 월세는 무려 1800만 원에 달합니다.

    오피스 허브로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슈퍼카 업체 ‘페라리’, 뷰티 브랜드 ‘글로시에’(Glossier), 벤처캐피털사 ‘Thrive Capital’, 핀테크 기업 ‘스퀘어’(Square)의 미국 동부 HQ, ‘OpenAI’의 뉴욕 첫 오피스 등이 모두 소호에 위치합니다.

    [땅집고] 뉴욕 맨해튼 지역별 임대주거 평균 월세./플래토즈

    앞서 다루었던 어퍼이스트사이드의 중소형 빌딩 사례처럼, 뉴욕의 수익형 부동산은 대체로 저층부의 리테일과 상층부의 주거·오피스로 구성되며 임대 수익이 건물의 가치를 결정합니다. 리테일·주거·오피스 수요가 모두 고르게 존재하는 소호는 뉴욕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개인 자산가뿐 아니라 글로벌 기관투자자들까지 소호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4년 11월 글로벌 사모펀드 블랙스톤은 소호의 빌딩 4채를 2800억의 가격에 매입하여 화제가 됐습니다.

    [땅집고] 글로벌 사모펀드 블랙스톤에서 매입한 61 Crosby Street 빌딩./플래토즈

    올해 6월 소호에서 거래된 중소형 빌딩 사례도 한번 보시죠. 리테일과 오피스가 함께 있는 구조인데, 1개층만 사용하는 리테일의 연임대료가 다른 층 모두를 사용하는 오피스 연임대료보다 높습니다. 저층부의 리테일이 건물 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뉴욕 리테일 시장은 2015~2016년 정점을 찍은 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약세를 보인 뒤 2022년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명품, 예술, 기업, 투자가 합쳐진 소호의 중소형 빌딩도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들의 기대 속에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땅집고] 뉴욕 맨해튼 주요 상권 평방피트당 리테일 임대료 변화 추이./CBRE

    다음 시간에는 소호의 동쪽에 위치한 로어이스트사이드로 가보겠습니다. 지금까지 다뤘던 부촌들과는 조금 다른, 가난한 이민자들이 살던 지역의 독특한 집합주택인 테너먼트 빌딩들이 지금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글=신희민 플래토즈 CGO david@plateauxnewyork.com

    (※플래토즈는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낡은 타운하우스를 리모델링해 코리빙·멀티패밀리 주택으로 재탄생시키는 도시재생 전문 부동산 디벨로퍼입니다. 필자는 보험사·사모펀드 등을 거쳐 미국 부동산 현장에서 직접 프로젝트를 기획·운영하고 있으며, 도시와 자산이 바뀌는 실제 사례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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