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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무근? 또 뒤통수 맞나" 추석 지라시 장난에 놀아난 부동산 시장

    입력 : 2025.10.10 15:04 | 수정 : 2025.10.10 15:11

    [땅집고] “추석 끝나면 주택담보대출이 6억원에서 4억원으로 더 줄어들고, 서울·경기 아파트는 다 규제지역으로 묶인다길래 연휴 내내 매물 찾으려 허겁지겁 돌아다녔는데… 너무 허무하네요.” (30대 이모씨)

    이재명 정부가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인 이달 10일 부동산 추가 대책을 발표할 것이란 지라시가 기정 사실화 수준으로 퍼지면서 시장에 혼란을 야기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이재명 정부는 “대책 발표 여부 및 내용은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으며 논란 일축에 나섰다.

    하지만 국민들 사이에선 부동산 대책 관련 지라시에도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앞서 6월 26일 전날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한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표했다가 바로 다음날 주택담보대출 6억원 한도 제한 등 고강도 규제를 담은 6·27 대책을 냈던 데다,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이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대책을 내놓을 수 밖에 없다”고 발언하며 추가 대책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땅집고] 2025년 10월 10일 국토교통부가 보도해명자료를 통해 부동산 추가 대책과 관련해 확산하고 있는 지라시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추석 직후 터진다던 대책...알고보니 ‘부동산 오카방’發 지라시?

    10일 국토교통부는 ‘부동산 대책 발표 여부 및 내용은 정해진 바 없다’는 제목의 보도해명자료를 냈다. 이달 3일 개천절부터 9일 한글날까지 이어졌던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인 10일, 이재명 정부의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이 나올 것이란 지라시가 곳곳에 유포되면서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 심리를 자극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는데, 더 이상의 시장 혼란을 우려한 정부가 나서서 선을 그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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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지라시에 담긴 부동산 규제책으로는 ▲주택담보 가계대출 4억원 제한 ▲서울 전지역 투기과열지구 지정 ▲경기 주요지역 투기과열 또는 조정지역 지정 ▲마포·성동·강동구 아파트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11월 금리인하 ▲서울지역에 공공임대, 토지반환부주택 공급 등 방안이 담겼다.

    [땅집고] 추석 연휴가 끝난 10월 10일 이재명 정부가 발표할 3번째 부동산 대책이 될 것으로 확산됐던 지라시 내용(위)과, 이 지라시 내용이 허위인 데 대해 대화하는 사람들. /온라인 커뮤니티

    이 지라시는 ‘집값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추가로 반복적으로 발표할 것이라는 의지를 표력한 이재명 대통령의 행보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제법 신빙성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날 정부 해명으로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마무리됐다.

    지라시가 최초로 만들어진 곳은 한 부동산 오픈 카카오톡 채팅방인 것으로 추정된다. 채팅방에 참여 중인 A씨가 재미 삼아 ‘내 마음의 엠바고’라는 제목을 달아 이재명 정부의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을 예측해본 내용이 마치 실제 대책 예고처럼 유포된 탓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이 채팅방에선 “와 이거 진짜 A님이 원조시구나”, “(A씨가) 어제 쓰신게 저렇게까지 퍼지다니, 역시 IT 강국 대한민국”, “저런 장난 함부로 치면 큰일난다는 걸 깨닫네요”라는 등 반응이 줄줄이 이어졌다.

    ◇지라시 진짜 될까 마음 졸여…피해는 결국 수요자들

    국토교통부는 지라시 내용이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지만, 이 지라시가 추석 연휴 일주일 동안 시장에 미친 영향은 무시 못할 분위기다. 추가 대출 제한, 투기과열·조정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고강도 대책이 발표되면 앞으로 서울은 물론이고 수도권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불안감이 국민들 사이에 퍼지면서 조급해진 예비 매수자들이 연휴 내내 공인중개사사무소를 방문하는 등 발품을 팔고, 집주인들은 매물 호가를 올리는 등 부작용이 발생한 것.

    내년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을 구하고 있는 30대 이모씨는 “예비 신부와 경기 안양시 평촌 쪽 아파트를 매수하기로 논의하고 있었는데, 주택담보대출이 4억원으로 막히고 경기 주요지역도 규제로 묶인다는 소식을 듣고 연휴 동안 집을 알아보러 돌아다녔다”면서 “벼락거지가 될까봐 마음을 졸이느라 연휴를 날렸는데 지라시가 허위라니 허탈하고 속상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더군다나 이재명 정부 들어 첫 부동산 규제책인 6·27 대책 발표 전 벌어졌던 ‘뒤통수’ 사건도 국민들이 이번 지라시를 믿는 데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월 26일 언론을 통해 정부가 대출 강화 등 내용이 담긴 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할 것이란 내용이 보도된 데 대해 국토교통부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문을 냈지만 바로 다음날 주택담보대출 6억원 규제를 골자로 한 첫 대책을 발표했던 것. 당시 정부 발표를 믿었다가 대출 한도가 줄어들어 주택 매수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고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땅집고] 2020년 1월 10일 국토교통부가 "사실이 아니다"고 한 지라시. 이 지라시는 국토부의 실제 보도계획 형식과 유사해 온라인상에서 혼선이 일었다. 국토부는 유포자를 찾아달라며 검찰에 고발했다. /조선DB

    한편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예측하는 지라시가 확산하는 현상은 과거 문재인 대통령 집권 시기에도 빈번했던 일이다. 문재인 정부가 집값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2017년 6월 10일 첫 번째 대책을 시작으로 총 28차례 대책을 발표했는데, 각 규제에 따른 시장 움직임을 예측하려던 실수요자·투자자 사이에서 가짜 뉴스가 퍼졌던 것.

    실제로 당시 2020년 1월 13일 문재인 정부의 20번째 대책에는 ▲분양가 상한제 지역 확대 ▲초고가 주택 범위를 12억원, 고가 주택 범위 6억원으로 현실화 ▲자금조달계획에 신용대출이 있으면 주택담보대출로 간주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를 적용 ▲초고가(12억원 이상) 주택거래 허가제를 도입 ▲거래세 인상,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는 등록 특별세 추가(1~2%) 등이 적용될 것이란 지라시가 확산했으나 사실 무근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같은해 2월 20일 나온 실제 대책에는 조정지역 내 LTV 규제 강화, 1주택자 신규주택 전입 의무 강화 등 규제 정도만 담겼다.

    당시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지라시가 퍼지자 국토교통부는 “기관사칭, 가짜뉴스 유포 등에 대해 수사 의뢰를 하는 등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앞서 문재인 정권을 비롯해 민주당 정부마다 시장 규제책을 자주 내놓다 보니 부동산 대책을 예측해 지라시로 만드는 일이 장난처럼 번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확한 대책 내용은 공식적인 정부 발표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국민 개개인은 물론이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보니 수요자 입장에선 이런 지라시 하나에도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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