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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인들만 바글바글" 40대가 본 제조업 도시 충격 근황

    입력 : 2025.10.10 10:32 | 수정 : 2025.10.10 11:23

    [땅집고] “명절인데 신시가지 대형 프랜차이즈 식당도 손님이 덜렁 서너 테이블만 차있었어요. 구도심은 어두컴컴 유령도시로 완전 슬럼화 되어가고 있고, 바닷가는 여기가 한국인지 동남아인지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제조업 기반한 지방도시인데, 불과 3~4년 전과는 달리 아파트며 상가며 부동산이 엄청나게 죽은 느낌이에요.”

    추석 연휴, 가족과 함께 한 지방 도시에서의 짧은 체류기를 담은 글이 온라인 상에서 화제다. 지난 8일 국내 최대 규모의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추석 명절 때 몸소 느꼈던 제조업 지방 도시의 분위기’라는 제목의 게시글은 하루 만에 조회수 4300여 회, 댓글 30여 개를 기록했다.

    [땅집고] 최근 지방 부동산 침체가 깊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 제2도시인 부산조차 대학가 상권이 텅 비어 있는 근황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라와 화제가 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글쓴이는 장인 집이 있는 A 지방 도시를 다녀오며 직접 경험한 현장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했다. 그는 “구도심들은 대부분 해방이후로 도시계획 없이 자연스럽게 길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도로도 2차선으로 좁고 식당도 옛날 식당들이라서, 13명이 동시에 먹을 수 있는 식당도 별로 없을 뿐만 아니라, 큰 주차장도 없어서 주차하기에도 불편해 지방도시의 신시가지 식당을 검색해서 갔다”고 말했다.

    그는 “어르신들을 모시고 외식을 나섰지만, 도시 전체 분위기가 너무 을씨년스러웠다"며 “불과 몇 년 전과 너무나 달라졌다”고 토로했다. “4인 테이블만 15개 이상, 60평이 넘는 프랜차이즈 식당이었지만 손님은 서너 팀뿐이었다”고 말했다. 옆 점포는 폐업한 지 오래된 듯 내부 장비가 모두 정리되어 있었고, 나머지 상가는 입점 시도조차 없는 공실 상태라는 점도 덧붙였다.

    식사 후 길 건너편 대단지 아파트를 검색해 본 그는 10년 전 2억5000만원~3억원이던 집값이 지금도 거의 제자리임을 확인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광의 통화량(M2)은 2배로 증가했다.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부동산 가치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과 마찬가지라는 의미다. 그는 “통화량만큼 상승하지 못하는 부동산은 거주가치만 있고, 투자가치가 전혀 없다”며 “이런 부동산은 오래가지면 가질수록 사실상 가난해진다”고 지적했다.

    [땅집고] 지방 인구 감소와 부동산 침체를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세컨드홈 특례'를 적용했으나, 일부 지역은 거래량이 되려 30% 넘게 급감했다.세컨드홈 특례는 기존 1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 주택을 사면 1주택자에 준하는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다. /그래픽=백형선

    다른 날 방문한 같은 지역 구도심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그는 “맛집으로 소문난 곱창집에서 곱창을 포장하려고 갔는데 대략 1시간 30분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겸사겸사 돌아다녀봤다”며 “그 식당 말고는 구도심은 사람도 없고 어두컴컴하고 조명도 다 꺼져 있어서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다”고 했다. 인구 25만명의 도시가 맞나 싶을 정도로, 3집 중 1곳이 공실이었다는 것. 구도심의 경우 네이버에 검색을 해보니 공식적인 공실률은 22.9%이었으나, 실제 체감은 더욱 심각한 수준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해당 지역의 인구는 2015년 27만8000명에서 작년 25만6000명으로 줄어들었다. 단순 수치만 보면 10%가 빠진 셈이지만, 영향은 훨씬 크다. 글쓴이는 “결혼해서 아파트를 매수할 30대 유효 수요가 사라지고 있다”며 “10년 뒤엔 유령도시 되는 거 아닐까 싶다”고 우려했다.

    인구가 빈 자리는 외국인 노동자가 채우고 있다. 글쓴이는 “명절임에도 도심과 바닷가 곳곳에서 동남아 외국인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며 “뜨문뜨문 보이는 것도 아니고, 하도 많길래 네이버와 구글에 ‘대한민국 외국인 노동자 수’로 검색해봤더니 2024년 기준, 국내 외국인 노동자 수는 101만명”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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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학생 등 거주 외국인은 총 265만명에 달한다. 우리 사회의 50명 중 1명이 외국인인 시대라는 점을 꼬집은 그는 “지방 제조업이 사실상 외국인 노동력에 의존하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이어 “아예 한국으로 귀화해서 정착하려는 사람들도 많을 경우, 외국인들이 들어와서 제조업 노동자로 떠받쳐주면 대한민국 인구소멸이 조금은 늦춰지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지금 40~50대 시골쥐들은 본인을 2번 계주선수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1번 계주선수인 부모님이 서울 올라갈 생각도 없이 시골에서 유유자적 사셨기 때문에 2번 계주가 서울로 올라갈 발판을 만들어주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1번 선수가 게임의 룰을 모르고 열심히 안 뛰었으면 본인이라도 열심히 뛰어야 자식인 3번 선수가 고생을 안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적었다.

    네티즌 다수는 이 게시글에 공감하는 반응이다. 자신을 ‘30대 후반 2번쥐’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부모님은 셋방살이 였지만 교육은 서울에서 시켜야 한다며 버티신 덕분에 저는 다행히 서울에 살고 있다”며 “이런 생생한 현장을 담은 글 너무 좋다”고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은 “시골쥐 출신으로서 너무 공감되는 글”이라며 “제가 살던 동네도 제조업 기반 도시라 학창시절만 해도 시내에 나가면 사람들로 엄청 붐볐는데, 지금은 한 번씩 내려가보면 상권자체가 아예 죽고, 공실이 늘어나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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