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0.05 06:00
[땅집고] “‘정품 정량 최저가’ 카페인을 마실 수 있는 곳이 여긴가요? 트럭도 주차 가능한 카페라니 정말 이색적입니다. “
경기도 일산의 한 저가 커피 매장이 최근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주유소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카페로 활용한 이색 외형 때문이다.
해당 매장은 일산 동구 성석동에 있는 컴포즈커피의 한 지점으로, 과거 ‘GS주유소’가 있던 부지에 자리 잡았다. 오픈 2년이 된 이 매장은 이색적인 외형을 주기적으로 사람들 입길에 오르고 있다. 주유소였던 만큼입지가 눈길을 끈다. 평택~파주 고속도로 북고양TG와 맞닿아 있고, 지방도 98번(고봉로)과 363번(성현로)이 교차하는 교통 요지다.
단골 고객들 사이에서는 “주차가 편리하고 장거리 운전 전 필수 코스”라는 후기가 잇따른다. 특히 성석동은 공장 지대가 있을 정도로 대형 차량이 많이 드나드는 지역이다. 트럭도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주차 공간이 충분한 점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건물의 외형이다. 주유기 등 시설물은 철거했으나, GS주유소의 대표적인 하늘색 건축물과 ‘정품 정량 최저가’ 간판이 그대로 달려 있는데 거기에 컴포즈커피 건물이 쏙 들어가 있는 모습이다. 실내는 3공간으로 분리돼 있고 좌석이 있어 이용이 편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유소는 한때 지역 알부자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 보급 등으로 인해 매년 휴업하는 주유소가 500여개나 된다. 문제는 폐업해도 토지를 마음대로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유소 문을 닫으려 할 땐 각종 주유시설, 기름 저장고는 물론 토양 오염 정화 작업도 해야 한다. 복구 비용도 수억 원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이처럼 기존 건물을 활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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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스타벅스는 2017년 경영난으로 폐업한 주유소 부지에 드라이브스루(DT) 매장을 열었다. 송파방이DT점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저가 커피 브랜드’가 이러한 실험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글로벌 브랜드만 가능했던 ‘주유소 카페 전환’이 이제는 저가 커피 시장에서도 시도되는 점이 흥미롭다”며 “브랜드 자신감과 동시에 입지 전략이 맞아떨어진 사례”라고 평가했다.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