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0.01 09:32
[땅집고] “집값이 12억일 때 사두라고 했을 땐 말을 안 듣더니, 이제 17억이 되니까 사야 하는지 묻더라고요. 기왕 살 거 일찍 사면 좋았을텐데 안타깝기만 해요.”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 근무하는 4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무주택자인 후배의 고민을 들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A씨는 지난해까지 직주근접지로 광명을 강추(강력 추천)했다.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외면받던 광명 아파트값이 올해 들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결국 ‘상투’를 잡을지 고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 근무하는 4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무주택자인 후배의 고민을 들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A씨는 지난해까지 직주근접지로 광명을 강추(강력 추천)했다.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외면받던 광명 아파트값이 올해 들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결국 ‘상투’를 잡을지 고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1년 전만 해도 마이너스 프리미엄, 지금은 신고가
지난해까지만 해도 광명뉴타운 신축 아파트 국민평형(전용면적 84㎡) 분양가와 시세가 12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일부 단지는 분양가보다 수천만원 저렴한 마이너스 프리미엄까지 붙었다. 당시 광명자이힐스테이트SK뷰 등 일부 단지는 3차 임의공급까지 미분양 물량이 발생했다. 당시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그 돈이면 서울 아파트 사는게 낫다”는 말이 허다하게 나왔다. 광명은 ‘투자하면 안 될 곳’이라는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정반대다. 올해 5월 입주를 시작한 철산자이더헤리티지(3804가구) 전용 84㎡ 입주권은 이달 16억5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새로 썼다. 3년 전 9억원대 분양가에서 7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지금은 서울 영등포 신길뉴타운 시세(16억~17억원)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미분양 소진, 치솟는 분양가
광명 미분양 물량은 빠르게 소진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 128가구였던 미분양이 7월 기준 2가구로 줄며 ‘제로’에 근접했다. 98% 이상 팔린 셈이다.
그 사이 분양가는 치솟았다. 철산역 자이는 1평(3.3㎡)당 4250만원, 전용 84㎡ 기준 15억1500만~15억76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광명 역대 최고 분양가이자, 이미 입주한 철산자이더헤리티지 시세와 맞먹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입주까지 시간이 남아 있고 입지가 더 뛰어난 만큼 청약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실제 철산역 자이 특별 공급에는 전체 337가구 모집에 총 6226명이 청약에 참여하면서 평균 18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내년 1월 입주 예정인 ‘철산자이브리에르’도 주목받는다. 철산주공 10·11단지를 재건축한 이 단지는 전용 59㎡ 분양권이 최근 10억4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둔촌주공 데자뷔…비쌀 때 산다
광명의 집값 급등세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가격 상승 현상에 무주택자의 불안 심리가 겹치면서 매수세를 더욱 부추기고, 결국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셋째 주 경기도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성남 분당구(0.34%)였고, 그 뒤를 광명(0.28%), 과천(0.19%)이 이었다.
광명 아파트의 급등세는 과거 둔촌주공 사례와 닮았다. 둔촌주공은 2022년 12월 분양 당시 전용 84㎡ 분양가가 13억원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30억원에 육박한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광명 정비사업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광명11구역을 빼면 2030년 광명시흥신도시 공급 전까지 신축 대단지 분양은 없다”며 “지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현 분양가가 오히려 저렴하다는 분위기까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숙 철산하이부동산 대표는 “철산동은 학군과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무주택자와 신혼부부 선호가 높다”며 “특히 정비사업 대단지가 속속 입주하면서 시세를 이끌고 있다”고 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