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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 더 내고 평수 줄어든다고?" 압구정2구역 50평 소유주, 집단 반발

    입력 : 2025.09.29 10:41

    [땅집고] 서울 강남구 압구정 2구역 신현대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평형 배정을 둘러싼 조합원 간 갈등으로 인해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른 평수와 달리 전용면적이 크게 줄고 추가 분담금까지 더 내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50평대 소유주 반발이 심화하고 있다. 이들이 법적 공방까지 불사하면서 압구정 2구역 재건축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땅집고]서울 강남구 압구정 2구역 신현대아파트 50평·51평대 조합원들이 법무법인 윤강을 통해 조합 측에 발송한 '평형별 세대수 배정 재검토 요청' 내용증명 내용 중 발췌./독자 제공

    29일 재건축 업계에 따르면 신현대아파트 50평과 51평대 소유자들은 최근 법무법인 윤강을 통해 압구정 2구역 재건축 조합에 ‘재건축 사업 진행 방향(평형별 세대수 배정) 재검토 요청’ 내용 증명을 발송했다. 이들은 “재건축 과정에서 유독 50평대만 불리한 조건을 강요받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역차별이자 재산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조합이 공개한 3차 설문조사 결과와 추정비례율 자료를 근거로 내세운다. 이에 따르면 50평대 조합원이 ▲평형 상향 ▲전용면적 감소율 ▲추정 비례율 면에서 불리한 부분이 두드러진다. 60·61평대는 조합원 전원이 최소 8평 상향이 가능하고, 56·57평대도 80% 이상이 5평 이상 늘어난다. 하지만 50평·51평대는 조합원 중 29%만 상향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전용면적 감소율도 61평형이 3.8% 줄어드는데 그친 반면, 50평·51평형은 10.6%로 3배 가까이 크게 줄어든다. 일부 35평형은 오히려 전용면적이 늘어난다. 추정비례율 역시 61평형은 110% 안팎, 35평형은 105% 이상이지만, 50평·51평형은 95% 수준에 그쳐 상대적으로 가장 낮다. 이는 곧 추가분담금 부담으로 직결된다.

    [땅집고] 서울 부촌 위의 부촌이라고 불리는 강남구 압구정2구역 단지 전경. /뉴스1

    이들은 “압구정 2구역 추정비례율이 워낙 낮아서 애초에 추가 분담금이 많이 나오는데, 다른 평형보다 더 많이 내야 하는 점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압구정2구역 전체 추정비례율은 42.36%로,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 평균치(80~100%) 절반에도 못 미친다. 실제로 서초구 ‘반포미도1차’ 약 97%, 강남구 ‘도곡우성아파트’ 약 95%, ‘은마아파트’ 약 94.22%와 비교하면 사실상 최저 수준이다.

    조합이 추산한 추정분담금 내역을 보면 50평(152.28㎡) 조합원은 40평형을 선택할 경우 약 3억7000만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그러나 평수를 줄여 44·48평으로 가도 각각 약 3억140만원, 6억3990만원을 더 내야 한다. 같은 53평으로 가도 10억5700만원의 추가분담금을 부담해야 한다. 대형 평형으로 갈수록 부담은 폭증해 84평은 약 36억5670만원, 91평 준펜트하우스는 89억3550만원, 125평 펜트하우스는 176억8190만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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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57평 보유자는 작은 평형으로 가면 4억~10억원의 환급을 받을 수 있다. 같은 53평이나 58평으로 상향해도 분담금은 각각 3억3688만원, 7억5378만원으로 50평대와 비교하면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조합 측은 “모든 조합원이 상향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평형별 세대수 배정 문제는 관리처분계획 수립 단계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50·51평 조합원들은 “압구정2구역은 대체 불가능한 주거시설로서 재산 가치가 계속 상승하기 때문에 더 낮은 평수 또는 현재 평수와 유사한 평수를 분양받길 원하는 조합원은 없을 것”이라며 “만에 하나라도 50평대 소유자가 우려하는 상황이 실제로 발생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보상할 것이냐”고 지적했다.

    통상 사업시행계획 수립 단계에서 건축할 공동주택과 정비기반시설에 대한 설계 내용이 정해지기 때문에 늦어도 사업시행계획 수립 단계에서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한 자체적으로 수행한 설문 조사로 50평대 초반 조합원 선호 평수는 53평이 아닌 58평과 63평이라는 결과를 제시했다.

    50평대 소유주 A씨는 “50평대 조합원의 전용면적을 다른 평형이 나눠 가지는 방식으로 재건축을 진행하는 상황인데, 50평대 소유 조합원들이 다른 조합원들에 비해 이런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했다. 재건축 이후 상승할 아파트의 재산 가치를 고려한다면, 단순히 축소한 면적만큼 현금 청산하면 된다는 방법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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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른 50평대 소유주 B씨는 “50평대 전용면적을 다른 평형이 나눠갖는 구조이며, 대출 규제로 수십억원 현금을 마련할 수 있는 사람은 일부 고액 자산가뿐”이라면서 “사실상 내쫓기는 재건축이 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결국 50평대 조합원들은 “형평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압구정 2구역은 공사비만 2조7488억원으로 단일 구역 기준 최대 규모이자, 압구정 일대에서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 지난달 27일 시공사로 현대건설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확정했고, 글로벌 건축 설계사 ‘헤더윅 스튜디오’와의 협업도 공식화했다.

    업계에서는 평형 배정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재건축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관리처분계획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평형별 배정안을 조정하거나 공감대를 마련하지 않으면 향후 사업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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