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9.27 06:00
[땅집고] 서울 강남권을 겨냥한 ‘6.27 대출규제’가 도입된 이후 도심 접근성이 우수한 경기지역까지 집값 상승이 확대되고 있다. 이른바 ‘풍선효과’가 본격화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하수구, 탄광촌’이란 말이 떠돈다. 앞으로 경기도에서 집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의 앞 글자를 줄인 말이다. 하남·수지·구성남을 줄인 말이 하수구이고, 동탄·광명·평촌을 줄인 말이 탄광촌이다. 실제로 이 지역들의 집값을 살펴보면 지난 6월 말 이후 경기도에서 분당과 과천 다음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경기도까지 불장…‘하·수·구’, ‘탄·광·촌’ 말까지 나돌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와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최근 ‘하수구, 탄광촌’이라는 말이 많이 거론되고 있다. 한 게시글에는 “하수구 탄광촌은 욕을 먹어도 계속 오르고 있다”며 “욕하고 싶은 사람은 하라고 해라. …어차피 결국 승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실제로 6월 말 이후 8월까지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 누적 변동률 살펴보면 일제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 주택 통계에 따르면 구성남이 있는 성남시(2.86%), 평촌 신도시가 있는 안양동안구(2.04%), 광명(1.51), 용인수지(1.12%), 하남(1.05%), 동탄 신도시가 있는 화성시(0.31%) 순으로 상승했다. 성남분당(3.85%), 과천(3.37%)에 이은 상위 상승 지역이 됐다.
◇국민주택형 입장료 ‘12억원’까지 올라…올해 신고가 줄이어
2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일 하남시 감이동 ‘감일수자인’ 84㎡는 13억4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거래보다 5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감일파크센트레빌’ 같은 주택형도 13억원에 거래돼 7200만원 상승했다. 용인수지구에 있는 ‘동천센트럴자이’ 같은 주택형은 이달 8일 12억1800만원에 최고가를 찍었다. 올해만 약 1억원 가량 올랐다. 성남 구도심 수정구 신흥동 ‘산성역포레스티아’ 국민주택형도 12억52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다시썼다.
부동산 최대 커뮤니티 ‘부동산 스터디’ 카페에는 “6.27 대출 규제 이후 하수구탄광촌 지역 아파트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 “성남 중원구도 요새 집값이 발악이다”, “(하수구 탄광촌이란) 어감이 좋지 않지만 저곳들 살고 싶어도 가격대가 만만찮아 자조적으로 만든 신조어다”, “저 지역들도 입장료가 비싸다”는 글이 올라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 핵심지뿐 아니라 경기권까지 불장이 번지는 건 우려할 대목”이라며 “‘하·수·구, 탄·광·촌’이라는 말이 회자되는 것 자체가 매수 심리가 강하다는 방증으로 예측 가능한 공급 신호를 주지 않는 한, 시장은 계속 기대 심리에 휘둘릴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rykimhp206@chosun.com